미군에 짓밟힌 천연기념물 신두리 사구

2005.08.31 | 군기지

– 주한미군사령관의 공식사과와 신두리사구 일대 일체 군사훈련 중단을 촉구한다 –

충남 태안군 원북면, 신두리 모래언덕(총 면적 98만 2천 953㎡, 천연기념물 제431호)이 미군 훈련으로 크게 훼손되었다. 지난 22일, 오전 미군 항공여단(평택 소재) 소속 미군 병사들은 신두리 사구지대에 천막 20여개를 친 채 머물면서, 트럭을 몰고 모래언덕 여기저기를 마구 돌아다니면서 사구를 훼손시켰다. 이번 미군들의 진입으로 모래언덕 1만여㎡와 그 안에 서식하고 있던 멸종 위기 식물 초종용을 비롯해 해당화 등 사구성 식물이 다량훼손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재 신두리 사구 곳곳은 미군들의 막사 설치작업과 트럭의 질주로 짓이겨 말라죽은 해당화 군락, 통보리 사초 군락이 목격되며, 수년간 형성된 모래언덕에 큰 길이 나는 등 훼손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군대에 의한 천연기념물 훼손 소식을 접하는 국민들의 심정은 암담하다. 미군은 어떻게 한국 정부가 문화재로 지정, 천연기념물로 보호하고 있는 곳에서 군사훈련을 실시할 수 있는가. 그리고 한국정부는 어떻게 미군이 천연기념물 위에서 훈련을 할 수 있도록 방치하고 있는가. 심지어 미군은 태안군과 환경단체의 철수요구에도 훈련 지속을 주장하다 국방부와 협의 끝에 현장에서 물러간 것으로 알려졌다.  

2001년 11월 천연 기념물로 지정된 신두리 사구는 우리나라 최대의 해안사구로 사구의 형성과 고환경을 밝히는데 학술적 가치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문화재청은 2003년 7월 25일부터 보호를 위해 차량과 관광객 출입을 전면 통제하고 있다. 그곳을 미군은 트럭을 몰고 다니면서 마구 짓밟은 것이다.

녹색연합은 한 나라의 문화재를 훼손하고도 안하무인격인 주한미군의 태도에 분노하며, 주한미군사령관의 공식사과를 주장한다. 또한 미군이 신두리 사구일대에서 진행하는 일체의 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한다. 실제 미군은 지난 66년부터 신두리 사구 일대를 해상사격장으로 사용해 연간 한달 정도 군사훈련을 실시해왔다. 지난 2001년에는 헬기 착륙 훈련 중 인근 주택의 지붕을 날리는 등 피해를 입힌바 있다. 신두리 사구가 천연 기념물로 지정되면서 미군은 주민들에게 대규모 군사 훈련중단과 사구 내 사격장 폐쇄를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았다. 미군은 여전히 사구 지역에서 500m밖에 안 떨어진 곳에 해상 사격장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문화재청은 미군에 의한 신두리 사구 파괴에 대해 정확한 피해실태를 조사하고, 국민들에게 그 내용을 공개해야 한다. 또한 지난해 신설된 SOFA문화재위원회를 통해 ‘미군에 의한 신두리사구 훼손문제’를 집중 논의해야 하며, 이에 따라 미군은 훼손된 사구지역에 대한 실사와 소실보상에 나서야 한다. 훼손된 신두리 사구가 회복되기 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 국민들은 잇단 미군에 의한 폭행사고와 환경사고에 분노하고 있다. 미군이 항상 주장하는 ‘좋은 이웃’이 되고 싶다면, 이번 사건을 통해 한국의 문화재를 훼손한 것에 대한 진정한 사과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줌으로써 ‘좋은 이웃’으로 노력하는 최소한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한국인들은 말뿐인 ‘좋은 이웃’에 안하무인격인 태도를  더 이상 견딜 수가 없다. 주한미군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한다.

○ 주한미군은 신두리 사구에서 일대에서 진행하는 일체의 군사훈련을 중단하고, 해상 사격장을 폐쇄하라.
○ 천연기념물 신두리 사구를 훼손한 데 대해 주한미군사령관은 공식 사과하라.
○ 문화재청은 미군에 의한 신두리 사구 파괴에 대한 정확한 피해실태 조사에 나서라.  
○ 주한미군은 파괴된 신두리 사구에 대해 소실보상하라.

2005년  8월  31일

녹 색 연 합

문의 : 녹색평화국 고이지선 간사(016-702-4135, antikone@green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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