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4일) 국회 환노위 소속 의원 등으로 구성된 국회 청문회를 위한 조사단이 처음으로 반환 미군기지 현장 검증을 실시했다. 우려했던 대로 미군기지는 기름 범벅인 상태로 불이 붙을 만큼 심각하게 오염되었다. 미군이 한국 정부와 국민들에게 약속했던 8개 항목조차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유전’이나 다름없는 미군기지의 오염은 실로 충격적이며, 이런 기지를 그대로 반환받은 한국 정부의 무책임에 분노를 느낀다.
미군은 오염된 기지에 대해 무슨 정화 조치를 했다고 주장하는가?
어제 현장 검증을 했던 파주 에드워드의 경우, 미군이 6개월 이상 바이오슬러핑이라는 ‘최신 공법’으로 지하수에 떠 있는 기름을 제거했다고 주장한 곳이었다. 그러나 수많은 국회의원들과 언론 앞에서 1m가 넘는 지하수의 기름이 발견돼, 미군 조치가 전혀 효과가 없었던 것을 보여준다. 애초부터 바이오 슬러핑 공법으로는 심각한 지하수 오염을 정화할 수 없을 것이라는 논란이 있었다.
파주 캠프 하우즈에서는 기지 내부뿐 아니라 바깥까지 찌든 흙이 여기저기서 발견되어 기지 외곽에 대한 정밀 조사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이곳은 2001년 기름유출 사고가 터졌을 때 미군의 형식적 조치로 명확한 오염원을 찾아내지 못해 오래된 유출로 심각한 오염이 우려되었던 곳이다.
의정부 캠프 카일에서 냉매제가 제거되지 않은 에어컨이 그대로 쌓여있는 등 미군이 ‘성의있는 조치’라고 주장했던 8개항 조치가 얼마나 ‘성의’없는 거짓말이었는지 확인되었다.
어제 확인된 오염 실태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미군이 수 십 년 동안 유류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기지의 오염 농도가 높고 오염 범위가 훨씬 넓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군이 수십년간 기지를 어떻게 이용하여 왔는지 정확한 실태를 파악해야 오염의 범위와 농도를 파악할 수 있고, 기지외곽 등 오염에 따른 주변 피해까지 조사하여 향후 발생할 수 있는 피해까지 조사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정부는 오염 규모와 내용을 자꾸 축소하려 하고 있다. 이제까지 알려진 오염상태를 기준으로 정부가 추산한 정화 비용에는 지하수 정화비용이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1천억 원을 훨씬 넘을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도 오염실태를 축소하고 오염조사 결과 보고서도 공개하지 않는 등 은폐하려고 한다.
정부는 정확한 오염실태 결과를 공개하고 대책을 마련하라!
기지가 폐쇄된 지 1년이 넘고 있는 지금, 오염은 방치되고 있다. 지금 당장 정확한 오염조사결과 보고서를 통해 오염 지점 전체를 재검증해야 하며, 미군기지의 특성과 사용물질 등을 고려해 정밀 조사를 추진해야 한다. 오늘(15일) 국회 환노위 청문회 조사단은 환경부, 국방부, 외교통상부 등 반환미군기지 환경정화 협상 기관들을 방문한다. 어제 현장조사 자리에는 반환미군기지 환경정화 협상 관계자들도 함께 있었다. 과연 그들이 불타는 오염 덩어리들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지 궁금하다.
이제까지 은폐와 축소로 일관했던 자세에서 벗어나 지금이라도 정확한 실태의 공개와 대책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다. 또한 반환 미군기지 환경정화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미군에게 정화 책임을 강제할 수 있도록 SOFA 협정을 개정해야 할 것이다.
반환 미군기지 환경정화 재협상 촉구를 위한 긴급행동
그린훼밀리운동연합,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경기북부지역미군기지문제해결범시민대책위원회, 기독교환경운동연대, 녹색교통운동, 녹색미래, 녹색연합, 매향리평화마을건립추진위원회, 문화유산연대, 문화연대, 민주화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환경위원회, 한국진보연대(준)<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조국통일범민족연합남측본부/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조국통일범민족청년학생연합남측본부/노동인권회관/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민족문제연구소/통일광장/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단체연대회의/평화재향군인회/민족자주평화통일중앙회의/한국가톨릭농민회/민족화합운동연합(사)/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민주노동당/한국청년단체협의회/민주노동자전국회의/21세기코리아연구소/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경남진보연합/민가협양심수후원회/광주전남진보연대/백범정신실천겨레연합/불교평화연대/615공동선언실천청년학생연합/전국농민회총연맹/경기연대(준)/전국대학신문기자연합/우리민족련방제통일추진회의/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한민족생활문화연구회/전국민주화운동유가족협의회(사)>, 생태보전시민모임, 생태지평, 여성민우회, 여성환경연대, 제주참여환경연대,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 참여연대, 천주교환경문화원,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한국자원재생재활용연합회, 환경과공해연구회, 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국교사모임, 환경정의, 환경운동연합, 효순미선촛불자주평화사업회 (총 28개 단체)
※ 문의 : 녹색연합 고이지선 간사 02-747-8500 / 016-702-4135 antikone@greenkorea.or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