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미군 고엽제 사건, 철저한 조사 그리고 복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2011.05.19 | 군기지

미군 고엽제 사건, 철저한 조사 그리고 복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 최악의 토양오염 사고로 확인된다

경북 칠곡군 왜관읍에 위치한 미군기지에서 고엽제(에이전트 오렌지) 250여 통을 매립했다는 충격적인 증언이 미국 언론에 의해 공개됐다. 도시 한 블럭에 해당되는 면적이라 알려지고 있다. 이번 증언은 주한미군의 환경관리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극명하게 보여준 사건이다.  

주한미군이 매립한 것으로 알려진 ‘에이전트 오렌지(Agent Orange)’ 라는 고엽제는 월남전 당시 수목 및 수풀 등의 산림제거용으로 사용된 독극 물질이다. 정글 숲 제거용으로 사용하는 살초제 농약이다. 감염 되면 기형아 출산과 정신질환, 무력증을 유발하며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르게 하는 발암물질이 함유되어 있다. 국내에도 베트남 참전군인들 중에 광범위한 피해자들이 존재한다.  

이번에 확인된 고엽제는 매립된 지 40년 지났다. 그래서 토양과 지하수에 광범위한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플라스틱도 30년이면 부식된다. 금속은 말할 것도 없다. 통상 군부대에서 사용하는 드럼통은 금속제로 만든 것 들이다. 그래서 78년에 매립했다면 현재는 모두 부식되어 고엽제로 인한 토양오염은 물론 광범위한 지하수가 오염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캠프캐롤로 부터 낙동강 본류까지의 거리이다. 직선거리로 불과 630m이다. 낙동강까지 직접적으로 오염시켰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캠프캐롤의 울타리의 남동쪽은 대규모로 농경지가 조성되어 있어 농작물로의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  

정부의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 외교통상부는 미 대사관과 미8군 측에 ‘캠프캐롤 고엽제 오염조사’를 요구해야 한다. 환경부는 즉각적이고 정밀한 오염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아울러 국민들의 불안과 염려를 고려하여 민관공동 조사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캠프캐롤 주변 지역의 지하수 관정 현황 및 실태를 파악하고 지하수에 대한 정밀한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 또한 기지주변의 평균 암 발병률과 백혈병 발병률 등 주변지역에 예측되는 주민건강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이번사건은 정부가 토양과 지하수를 법으로 관리한 이래 가장 끔직한 토양오염사고로 기록될 것이다. 미군이 고엽제라는 맹독성 물질을 우리 국토 한가운데 묻은 것이다.  

녹색연합은 사실여부를 위한 조사를 촉구함과 동시에 오염의 정황이 구체적으로 드러날 경우 얼마의 예산과 노력이 투자되더라도 항구적이고 근본적인 정화사업에 나서야 한다. 우리의 후손들에게 이땅에서 고엽제라는 맹독성 물질이 범벅이 된 국토를 물려 줄 수는 없다.

2011년 5월 19일
녹 색 연 합

녹색연합의 활동에 당신의 후원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