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스티븐 하우스씨와 필 스튜어트씨의 한국 방문 일정을 종료하며

2011.07.29 | 군기지

스티븐 하우스씨와 필 스튜어트씨의 한국 방문 일정을 종료하며
캠프캐롤 고엽제 불법매립 및 환경오염 사건은 이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였다

두 달 전 미국의 한 지역방송에서 스티븐 하우스씨의 고엽제 증언이 보도되면서 진실의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이후 또 다른 증언이 계속 되면서 캠프캐롤에 근무했던 주한미군과 군무원, 그리고 왜관 지역 주민들은 기억의 조각을 맞추기 시작하였고, 캠프캐롤 지하에 고엽제와 함께 수많은 화학물질이  묻혔다는 것이 점점 확실해졌다. 이에 고엽제 국민대책회의는 스티븐 하우스씨와 필 스튜어트씨를 초대하였고, 5박 6일의 일정 동안 국회 증언대회, 왜관 캠프캐롤 기지 및 파주, 인천, 춘천 기지 방문과 지역주민 만남을 추진하였다.

지난 27일 스티븐 하우스씨는 캠프캐롤 기지 안으로 들어가서 헬기장 남쪽 경사면에 서서 ‘이곳이 내가 매립작업을 수행한 곳’이라고 가리켰다. 그 위치는 한미공동조사단이 예측한 곳과 달랐다. 만일 스티븐 하우스씨가 기지를 방문하지 않았다면, 엉뚱한 곳을 조사할 뻔 한 것이다. 이어서 진행된 한미공동조사단과의 간담회에서는 스티븐 하우스씨의 생생한 증언이 진행되었고, 한미공동조사단 누구도 그 내용을 반박하지 못하였다. 한미공동조사단에서는 스티븐 하우스씨에게 어째서 예전과 다르게 발언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나 스티븐 하우스씨는 ‘냄새가 나는 우려지역 두 군데가 더 있었다고 말했는데 그것이 잘못 전달되었을 수 있다. 내가 매립한 곳은 여기라고 말했다’고 분명히 말했다. 미군과 스티븐 하우스씨간에 충분한 소통이 되지 않고 오해가 발생하였던 것이다. 우리는 이 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주한미군은 스티븐 하우스씨가 한국을 방문하기 이전에 이미 미국으로 찾아가서 매립위치를 확인한 바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사지역을 잘못 설정하고 있었으며, 한국측 조사단은 미군측의 정보만 믿고 따를 뿐이었다. 이번 사건은 한미공동조사단의 근본적 한계가 노출된 것이며, 조사의 신뢰성이 추락하는 사건이었다. 우리는 애초 한미공동조사단의 출범 때부터 이러한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제대로 된 조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한미공동조사단 외에 주민들이 추천하는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구조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앞으로 예정된 주민의 건강피해와 기지 주변 환경오염에 대한 조사에 있어서는 주민이 추천하는 전문가 없이 조사를 진행해서는 안될 것이다.

한편, 스티븐 하우스씨와 필 스튜어트씨의 방문을 통해 우리는 미군이 보유한 ‘기록’이야 말로 진실을 규명할 열쇠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함께 방문한 필 스튜어트씨는 ’비무장지대 이외의 한국 전역에서 고엽제가 살포 및 저장되었다‘는 증언을 하면서, 이와 관련한 모든 기록이 미군에게 있다고 확신하였다. 그는 미군이 더 이상 자신의 군인들과 한국 국민들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한미군과 한국정부는 아직도 진실의 편에 서려 하지 않고 있다. 캠프캐롤을 방문한 스티븐 하우스씨와 국회의원들이 1978년 고엽제 매립 작업 당시의 물자 반출입 기록이나 작업일지를 공개해 달라고 요청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미군은 자료가 없다는 답변 밖에 하지 못하였다. 1980년 경 매립되었던 드럼통들과 오염된 토양을 파내어 기지 밖 어디로 옮겼는지에 대해서도 자료가 없다고 버텼다. 그러나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미군은 자료가 없는 것이 아니라 숨기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스티븐 하우스씨의 증언에 따르면, 고엽제 살포 이후 스티븐 하우스씨에게 이상한 증상들이 발생되어 의무시설을 이용한 적 있는데, 미군은 그 기록조차 폐기하였다면서 제공하지 않는다고 한다. 미군은 고엽제 불법매립을 부정하기 위해, 자신들의 동료조차 보호하지 않는 것이다. 필 스튜어트씨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냉철히 말한다. ‘미군은 스스로 자료를 제공한 적 없으며, 미의회나 행정부가 나서서 진실을 요구할 때만 어쩔 수 없이 공개한다’고 말이다.

스티븐 하우스씨와 필 스튜어트씨의 생생한 증언에도 불구하고, 한미공동조사단은 앞으로도 ‘드럼통 찾기’ 놀음을 계속할 모양이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캠프캐롤 고엽제 불법매립 사건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선언한다. 우리는 한국에 고엽제가 얼마나 들어왔으며, 어느 기지에 저장되었다가 어디에서 사용되었고, 남은 고엽제는 어떻게 폐기되었는지에 대해 진실을 규명할 것이다. 미국은 모든 기밀문서를 25년이 지나면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고엽제와 관련한 자료들이 폐기되었을리는 없으며, 군사기밀로 보호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우리는 판단한다. 따라서 앞으로 우리는 주한미군에게는 물론, 미국방부와 미의회, 그리고 오바마 대통령에게 한국의 고엽제에 관한 모든 정보공개를 요구할 것이다.

한편, 우리는 한국정부에게 새로운 자세를 요구한다. 환경부는 과거와 달리 미군을 설득해서 조금이라도 제대로 된 조사를 하게 만들고 있다고 자신들을 평가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현재 미군이 억지 조사라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캠프캐롤 기지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이며, 주민들의 분노가 거세기 때문이라는 것을 환경부는 잊어서는 안된다. 환경부는 국민을 핑계삼아 주한미군에게 평등한 관계를 요구해야 하며, 제대로 된 조사를 위한 한국정부의 입장을 관철시켜야 할 것이다. 우리는 한국의 환경부가 실력이 없거나 장비가 부족하여 조사를 못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환경부의 문제는 새로운 국면이 열렸음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굴욕적 자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인식적 한계이다.

오늘 스티븐 하우스씨와 필 스튜어트씨는 5박 6일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미국으로 돌아간다. 두분의 진심어린 사과는 왜관 주민을 비롯한 한국국민에게 잘 전달되었다. 우리는 당신들을 용서하였으며, 진실규명을 위한 용기있는 행동에 감사한다. 스티브 하우스씨, 그리고 필 스튜어트씨의 동료들이 고엽제 피해자로 인정받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우리도 미국 의회와 행정부에게 한국 국민의 이러한 뜻이 전달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

2011년 7월 29일
주한미군고엽제등환경범죄진상규명과원상회복촉구국민대책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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