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캠프캐롤 고엽제 매립 의혹 관련 한미공동조사 중간발표에 대한 우리의 입장

2011.09.09 | 군기지

“캠프캐롤 고엽제 매립 의혹 관련 한미공동조사 중간발표에 대한 우리의 입장

추석연휴를 앞두고 한미 공동조사단은 캠프캐럴 고엽제 매립의혹 관련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하였다.  공동조사단은 이 발표에서 기지 내부 41구역 지하수 관측정 수질조사 결과 고엽제 사용이나 매립을 단정지을 수 있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기지 외부 인근 지하수 이용관정 지하수에서도 고엽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또 스티븐 하우스씨가 지목한 헬기장 남쪽 경사지에 대하여 지구물리탐사를 실시한 결과 금속성 드럼통은 발견되지 않았으며단지 기지 내․외부에서 TCE, PCE가 먹는 물 수질기준을 초과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1. 한미공동조사단은 이미 밝혀진 고엽제 매립여부가 아니라 고엽제에 의한 오염을 확인하는 조사를 수행하여야 한다

고엽제 매립은 이미 미군도 인정하였으며 매립된 고엽제 드럼통을 다시 파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도 고엽제 드럼통을 찾지 못했다는 것을 거듭 밝히고 있는 한미공동조사는 고엽제 매립의 진실을 호도하려는 데 불과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우리는 고엽제에 의한 환경오염을 제대로 조사하기 위해서는 토양오염조사가 시급하다는 점을 누누이 밝혀왔다.  그러나 한미공동조사단은 고엽제로 인한 환경오염 여부를 알 수 있는 토양오염 조사는 뒤로 미루면서 고엽제에 의한 환경오염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지하수 조사를 통해 고엽제 매립을 확인할 수 없다는 발표를 거듭하고 있다.
현재 확인해야할 것은 과거에 매립행위가 있었는지의 여부가 아니라 (이는 과거의 자료에서 이미 확인됨) 매립됐던 고엽제가 지금도 부대 내에 어딘가 있는지, 있다면 어디인지, 그로 인한 토양과 지하수오염도는 어느 정도인지를 밝히는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특히 현재의 조사결과 지하토양이나 지하수에서 고엽제가 검출된다면 그 수준의 고저가 일차적인 관심사가 아니라 검출되었다는 사실 그 자체를 과거에 고엽제가 매립되었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증거로 받아들여야 하고, 오염도 수준에 대한 관심은 그 다음 순서가 되어야 할 것이다. 즉, 오염도수준에 관계없이 검출자체가 중요한 의미가 있는 항목과 오염도의 수준이 의미가 있는 것을 구분하여 조사결과를 평가해야한다.

또, 고엽제가 현재 캠프캐럴에 매립되어 있지 않다면, 매립되었다 다시 파낸 고엽제가 어디로 간 것인지를 분명하게 밝히는 기록을 내놓아야 한다.  미군은 파낸 고엽제 드럼통이 어디로 갔는지 기록을 찾을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캠프캐럴에서 불법 매립되고 반출된 고엽제의 행방을 밝힐 의무는 미군에게 있다.  기록이 없다면 캠프캐럴에서 반출된 고엽제가 이전 된 미군기지를 찾기 위해서 전국의 미군기지에 대한 환경조사를 실시하여야 한다.

2. 이번 조사 결과에서도 미군기지로 인한 환경오염은 다시 확인되었으며, 이에 따른 주민 피해는 충분히 예견할 수 있다. 기지내 환경오염 실태와 오염의 이동경로에 대해 제대로 규명하라.

먼저 기지내부 조사결과에서
1) 41구역 5개 지점 지하수 중 3개 지점에서 TCE, 5개 지점에서 PCE 먹는물기준을 초과 (각각 최대 90배, 960배 정도)
2) 기지내 41구역 5개 지점 지하수 중 2 지점에서 유기염소계농약인 dieldrin이 WHO 기준 20배 이상 초과.
3) 41구역 5개 지점 지하수 중 1개 지점에서 Bis(2-ethylhexyl)phathalate(DEHP)의 기준초과, 나머지 지점의 오염도도 모두 기준치에 가까운 수준: 지속적으로 측정하는 경우 초과값 더 나올 가능성 있음.
4) 41구역 5개 지점 지하수 중 Al 1개 지점, 철(Fe) 5개 지점 모두에서 먹는 물 기준치 초과(기지 외부 지하수에서 검출되는 철의 농도와 비교했을 때 기지내부의 농도는 일단 오염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있음)하였다.

기지 외부 조사결과에서는
5) 기지 외부의 이용관정과 관측정 지하수에서 TCE, PCE 기준초과 이번에도 확인(각각 최대 4~5배)
6) 기지 외부의 지하수 관측정 6개 지점 중 1개 지점에서 Mn 기준치 초과 등이 우려된다.

이번 한미공동조사단의 조사결과는 캠프캐럴 기지 내부가 TCE, PCE, DEHP로 전반적으로 오염되어 있고, 지역에 따라 농약과 중금속 오염이 심각하다는 것이 다시 확인된 것이며, 기지내 오염이 기지 경계선을 넘어 지역 주민들에게까지 전달되었다는 것을 재차 입증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한국정부는 기지 외부의 TCE, PCE 오염에 대한 배출원을 조사할 계획을 언급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캠프캐럴 주변 마을의 오염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서는 가장 강력한 오염원일 수밖에 없는 기지 내부의 오염원 위치와 오염물질 이동경로에 대한 정확한 조사가 병행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오염의 원인자인 미군이 반드시 조사에 공동책임을 지고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 또 조사결과에 따라 한국 정부는 미군기지 주변 주민의 건강과 재산상의 피해에 대한 대책을 하루 빨리 세워야 한다.

2011년 9월 9일
주한미군 고엽제 등 환경범죄 진상규명과 원상회복 촉구 국민대책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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