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핵][한겨례신문] 3보 1배 함께한 지구의 벗 국제본부 나바로 의장 (2003/04/08)

2003.05.06 | 군기지

△ 지난 1일 새만금 갯벌살리기 3보1배 순례단에 동참한 지구의벗 나바로 의장(왼쪽)이 동진강 하구갯벌 앞에서 문규현 신부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제공

“경이로운 고행‥국제적 지지 얻을것”

“이런 고행은 너무나 놀랍고 경이로운 일입니다. 한국 종교인들과 주부, 학생 등의 열정적 환경운동은 국제적으로 좋은 본보기이며 제가 동참하면서 큰 힘을 얻는 느낌입니다. 새만금 갯벌은 세계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에 국제적 캠페인을 통해 함께 지켜나갈 것입니다.”

한국의 핵발전 확대 정책에 우려도

지난 1일 전북 부안군 동진강 하구에서 3보1배 기도수행단에 동참한 지구의벗 국제본부 리카르도 나바로 의장은 지난해 스페인 발렌시아의 람사협약 회의장에 이어 두번째 만나는 문규현 신부와 수경 스님에게 존경어린 격려사를 보냈다.

나바로 의장은 지난 2일 오전 과천 정부청사의 산업자원부를 찾아가 ‘핵폐기장 건설 반대와 핵발전 확대정책 중단’을 요구한 데 이어 무기한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원불교 김성근 교무를 비롯한 핵폐기장 후보지역 주민대표들과 함께 (주)한국수력원자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세계는 이미 핵발전소를 포기했으며 핵산업은 사양산업이 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9개국 가운데 핵발전 확대 정책을 펴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 지구의 벗은 한국의 전력정책에 깊은 우려를 가지고 있다”고 밝힌 그는 “국제본부 차원에서 한국의 핵폐기장과 핵발전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활동을 함께 할 예정”이라고 선언했다.

나바로는 3일 반전·평화에 관한 국민회의에 참석해 “한국 정부의 이라크파병 결정은 평화를 염원하는 한국 민중의 염원에 완전히 반대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이 전쟁을 일으킨 세가지 이유에 대해 “첫째는 석유 때문이고, 둘째 미군이 정치적 군사적 주둔을 함으로써 쿠웨이트 이란 등 중동에서 더 많은 석유자원을 확보할 목적이며, 셋째는 군수산업의 이익 때문이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포항제철이 건설하려는 송전선과 송전탑 건설을 막기 위해 14개월간 농성중인 지역주민들을 만난 그는 “여러분만의 투쟁이 아니다. 지구 곳곳에서 같은 일을 겪고 있는 지역주민들과 연대투쟁을 하도록 돕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엘살바도르 출신의 공학박사에서 환경운동가로 변신한 나바로 의장은 이렇게 국제적 환경문제 현장을 찾아다니는 정열적 활동으로 1995년 ‘골드만 환경상’과 유엔이 주는 ‘글로벌 500상’을 받기도 했다. 지구의벗 국제본부는 68개국의 지부에 100만명의 회원을 가진 세계 3대 환경운동단체로 전세계 5000여 시민·환경단체와 연대활동을 펼치고 있다.

“20세기가 석유전쟁이라면 21세기는 물과 종다양성을 뺏기 위한 전쟁일 것이다. 브라질 인도네시아 콜럼비아 멕시코 등은 지구상에서 가장 종이 많기로 유명하다. 왜 미국이 미주자유무역지대를 원하는가. 바로 이들의 다양한 생물자원 때문이다.”

나바로 의장은 의미 있는 경고를 남기고 5일 엘살바도르로 떠났다.

김경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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