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신문> “국제연대로 녹색 지구촌건설 초석 보람” – 녹색연합 이유진

2004.01.15 | 군기지

시민운동정보센터 기획 한국시민운동 현장(7)- 이유진 녹색연합 국제연대 간사
‘녹색 아시아를 위한 만원계’ 구심점 정체성찾기 한창
인력과 예산부족 과제 해결이 관건
  
작성날짜: 2004/01/12
오승은기자

‘녹색아시아를 위한 만원계’는 아시아 환경보호를 위한 풀뿌리 차원의 연대운동이다. 미얀마나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국가의 민주화 운동가를 돕는 만원계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2003년 말 홈페이지(www.greenkorea.org/ greenasia/)를 개설하고 활동을 시작했다.

이 활동을 전담하는 녹색연합 이유진 국제연대 간사는 아시아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언급한다. 아시아는 우랄 산맥과 카스피 해로부터 태평양 연안에 이르는 유라시아 대륙 중부와 동부의 전 대륙을 포함하는 지역으로 세계인구의 60%가 거주하고 있다.
세계 절대빈곤층 70%가 특히 남부 아시아에 몰려 있어서 빈곤으로 환경에 신경 쓸 여유가 상대적으로 적고, 또 세계의 생산공장 및 천연자원 공급처로서의 기능 때문에 심각한 환경 파괴가 자행되는 지역이다.
이유진 간사는 1996년 녹색연합과 한겨레 후원으로 이뤄진 ‘지구환경탐사-아시아를 보자’ 프로그램에 참가하여 필리핀과 인도네시아의 환경오염 지역을 대학생으로서 참관한 뒤, 환경운동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했다.
  
미군기지 환경오염 문제를 다루면서 환경관련 국제회의에 참석할 기회를 가졌지만, 회의에 드는 비용과 시간에 비해 실질적인 결과물이 초라한 것이 늘 안타까웠다고 한다. 그러면서 실천적인 활동과 연계되지 않으면 국제회의에서 얻은 깨달음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착안한 것이, 인터넷을 통해 특정 환경 문제에 공감하는 사람 열 명이 한 달에 만 원씩 내서 작은 후원 커뮤니티를 만드는 사업이었다고.

현재 준비하고 있는 지역은 필리핀 파야타스 쓰레기산과 미군이 일으킨 환경오염으로 신음하는 클라크 기지, 중국 두만강 지역과 e-쓰레기로 덮인 기유마을, 러시아 극동 표범 보호, 인도네시아 오랑우탄 보호 캠프, 인도 보팔 참사 피해자 돕기 등 5개국 7개 지역에 걸쳐 있다. 이런 프로젝트의 선정 기준은 국제적인 관심과 도움이 절실하면서도 문제 해결 활동 단체나 사람이 있는 곳이다.

녹색연합 국제연대 팀에서 하는 일은 이러한 기본적 취지에 부합하는 프로젝트를 계속 발굴하면서 후원 커뮤니티와의 연대를 다지는 것이다. 또 계주의 활동에 따라 후원 커뮤니티의 성공 여부가 정해지기 때문에 계주를 잘 섭외하는 것도 중요한 일 중 하나이다. 그렇지만 돈을 모으고, 보내고, 사용하는 구체적인 의견 합의는 후원 커뮤니티 안에서 이뤄진다.

혹자는 타국의 환경단체에 한 달에 10만 원을 보내서 과연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 의아해 할지 모른다. 그렇지만 경제 규모의 차이로 인해, 상당히 많은 아시아 국가에서 10만 원이면 지역 환경운동가의 활동비나 단체유지비, 나아가 기금 조성을 통해 소나 다른 가축을 살 수 있는 종자돈이 될 수 있다. 이렇게 국경을 넘어 환경관련 일을 함께 하면 경제적 지원과 더불어 지속적인 환경감시 기능의 강화 및 환경관련 정보의 국제 교류가 가능하게 된다.

이 사업을 준비하면서 이유진 간사가 부딪혔던 어려움은 ‘인력과 예산의 부족’이라는 시민단체만의 고질적 문제와 ‘무엇을 어떻게 도울 것인가’에 대한 전문적 지식의 부족, 인터넷으로 벌이는 사업의 성공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 그리고 인내심의 부족이었다고 한다. 또 대외개발원조 증액 운동으로 확대할 것인가도 활동방향 설정이라는 점에서 생각해 봐야 하는 문제라고 했다.
대외개발원조의 경우, 한국은 국민총소득의 0.06%를 개도국에 지원하고 있으며 국민 1인이 한 달에 5백 원씩 지원하는 것과 같다. 이는 유엔 권고 기준 0.7%의 10분의 1이며, OECD 회원국 평균 0.23%의 4분의1에 불과하다.
하지만 ‘녹색아시아를 위한 만원계’는 구호 프로그램만은 아니다. 국내 36개의 국제구호 단체의 노하우를 전달받되, 구체적인 사업을 통해 환경 보호라는 독자적인 정체성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대담참석자들은, 인력과 예산의 문제에 관하여 앞으로 대학 동아리, 각종 대학 신문, 지역 신문, 아파트 부녀회 등 각종 단체와 자매결연을 맺고 한국보다 GNP가 더 높은 나라의 시민들도 동참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을 하면서 차근차근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녹색아시아를 위한 만원계’ 활동은 1992년 6월 리우환경회의 이후 국내 환경운동단체들의 시야가 지구환경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시대적 흐름을 이어받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가 있으며 한국에서 급성장한 인터넷 커뮤니티 문화를 환경운동에 적용한 시도는 상당히 신선한 것으로 평가된다.
또 활동 중심이 모든 차원에 향하도록 의사소통 방향을 쌍방향으로 열어둔 것도 21세기에 어울리는 새로운 운동의 패러다임이다. 아시아 연대의식을 구현하는 이 국제적 풀뿌리 환경운동이 아시아의 환경위기를 극복하고 녹색 지구촌을 건설하는 데 초석이 되기를 바란다.

(편집기획위원회 강성호 김영경 이기언 이홍균 우실하 오문환 정용인 류제동 오승은)  / 대표집필 오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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