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밑도 소음공해

2004.09.07 | 군기지

[자갈치] 바다 밑도 소음공해
부산일보 2004/09/03 015면 11:11:05  

최근 국립수산과학원 원장이 스쿠버다이빙을 하면서 수중마이크를 통해 인공어초 관련 업무보고를 받아 세인들의 눈길을 끌었다.
일반적으로 바다속은 고요한 정적이 흐르는 침묵의 세계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물고기들이 ‘떠드는’ 소리 등으로 제법 시끄럽다.

복어는 부레를 이용해 약 100㏈에 달하는 소리를 내는데 멀리서 들으면 마치 뱃고동소리나 노인이 중얼거리는 소리처럼 들린다. 쥐치는 놀라면 찍찍거리는 소리를 내고,놀래기는 북치는 소리를 내서 다른 물고기를 위협한다. 새우들도 마른 콩을 아스팔트 위에 뿌리는 듯한 소리를 내고 고래는 다양한 소리를 내 의사소통을 한다.

소리는 밀도가 공기보다 큰 바다 속에서 오히려 더 빠르게 전달된다. 소리는 1초동안 공기 중에서 340m를 가지만 수온 8도의 바닷물에서는 평균 1천435m를 간다.

물속에서는 소리가 빛이나 전파보다 더 멀리 전달되므로 통신수단으로 그 이용가치가 크다. 본격적인 수중음향 연구는 타이타닉호 침몰사고를 계기로 시작돼 제1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활발해졌다.

1916년까지는 잠수함의 엔진에서 나오는 소리를 수중 마이크와 증폭기를 이용해 탐지했으나 1918년부터는 음파를 이용해 잠수함이 엔진을 끄고 있더라도 찾을 수 있게 됐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은 음파탐지기를 사용해 독일 잠수함 U-보트를 공략하기도 했다.

이제 수중음향 연구는 웬만한 어선에도 어군탐지기를 장착할 정도가 됐으며 수심 및 유속 측정,해저지형 연구,표층 생물의 분포 파악 등에 다양하게 활용된다. 이제 바다속은 생물들이 내는 자연의 소리에다 인간들이 내는 소리까지 더해짐으로써 소음공해에 시달린 해양생물들이 이사를 떠나야 할 지경에까지 처했다.

김영호 편집위원 sea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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