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만원계 모임의 좋은 의견을 기다립니다

2006.05.29 | 군기지

계원님들, 오랜만이에요.
언제나 잊을만하면 나타나는 필리핀 계주입니다.
새봄이 어느새 저만치 달아나고 여름이 덜컥 와 버렸네요.
황사가 오락가락 하던 봄에 저는 새 직장을 얻고 새집으로 이사를 하고 좀 분주했습니다.
새로운 일에 적응하느라 그러잖아도 뜸했던 소식이 더 뜸했습니다.
계원님들에게도 좋은 일들이 무궁무진 일어나고 있나요?
오늘은 의견을 여쭈려고 메일 보냅니다.

필리핀 미군기지 만원계가 올해로 3년이 되었어요.
세월 참 빠르죠?
그동안 많은 돈을 아니지만
필리핀 사람들에게 힘이 되고 용기가 되는 곗돈을 보낼 수 있었구요,
덕분에 우리나라 미군기지 문제와 필리핀 미군기지 문제를
함께 생각해 보고 대응하는 일도 잦아졌습니다.
오가는 정이라고 할까요?
그런데 3년을 맞으면서 한차례 정리를 해야 될 것 같습니다.
그 자세한 이야기를 지금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1. 필리핀 만원계 탄생
– 2004년 1월, 필리핀 미군기지를 다녀온 사람들을 중심으로 모임이 만들어졌습니다.  
– 회원은 지금 21명입니다.(녹색연합 활동가 5명, 시민운동가 6명, 녹색연합 회원 7명, 필리핀을 다녀온 사람이거나 활동가들이 대부분이고, 월간지 기사나 인터넷을 보고 가입한 분들도 계십니다.)

2. 곗돈은 이렇게 기부했습니다.
1) 2004년 7월,   332달러(390,000원)+20달러(달러로 기부) =총 352달러
2) 2004년 11월,  474달러(530,327원)+10달러(달러로 기부) =총 484달러
3) 2005년 3월,   590달러(610,467원)+2,420페소(필리핀 화폐)
4) 2005년 9월,   766달러(800,000원)
5) 2006년 2월,   848달러(840,000원)
6) 2006년 3월,   850달러(844,058원)
                총 송금액 3,890달러(4,014,852원)+2,420페소(필리핀 화폐)

통장잔액       원 (2006년 5월   일 현재)

3. 이런 성과가 있었습니다.
필리핀에는 미군기지 문제를 궁금해 하는 많은 한국 사람들이 다녀간다고 합니다. 방송국에서도 1년에 몇 차례씩 와서 촬영하는데, 그때마다 피해 주민들이 휠체어를 탄 아이들을 데리고 모였다가 흩어지는 수고만 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필리핀 만원계가 생겨 단체에게는 적은 돈이지만 개인에게는 큰돈이 후원되니 미군기지정화위원회에서는 아주 고마워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녹색연합 미군기지 담당자와 연대도 활발해졌고 처음 우리를 소개해 주었던 아시아센터와도 두터운 친분이 생겼습니다.
기부금 내역을 자세히 보면 보낼 때마다 금액이 늘었고, 보내는 기간도 짧아졌습니다. 2005년 9월에는 미군기지정화위원회 제이드 활동가가 우리나라에 왔을 때 만원계에서 비행기표와 체류비를 후원했습니다. 머무는 동안 미군기지 여러 곳과 많은 활동가를 만나고 돌아가서 더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가게에서 수익금을 아시아에서 배분한다고 해서 만나는 자리를 주선했고, 필리핀의 문제를 여러 만원계 문제들과 함께 알리는 일도 꾸준히 할 수 있었습니다.
월간지나 인터넷에 기사가 나면 후원하려는 사람들이 모이고 미군기지에 관심있어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어느 회원은 작년에 연차를 쓰지 못하고 받은 연차수당 60만 원을 모두 만원계에 기부하는 놀라운 일도 있었습니다.

4. 계주의 고민(이런 문제점과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올해로 필리핀 만원계가 3년째를 맞고 있습니다. 필리핀 미군기지 문제를 웬만한 사람들은 다 알 정도로 작은 성과도 있었지만 3년째를 맞는 지금 한번 정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작은 모임이라 드물게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을 뿐, 우리나라의 미군기지 문제와 연관시켜 활동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결속력이 없는 후원모임이라 실제 만나는 모임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오프라인 모임에는 3명이 왔고, 두 번째 모임은 뮐라와 제이드가 방문했을 때 세미나 뒤에 잠깐 있었습니다. 모임에 대한 의논은 계주와 친분있는 사람 몇몇 위주로 하는 정도입니다.
가입한 회원 중에 자동이체로 꾸준히 곗돈을 내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한두 번 기부한 뒤 끊어지고 있습니다. 인터넷을 보고 가입한 사람들이라 연락처를 남기지 않아 메일을 보내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계주입니다. 회원 중에서 해마다 계주를 돌아가면서 맡고 미군기지 문제와 함께 일을 벌일 패기있는 계주를 찾으려고 애썼지만 맡겠다는 사람이 나서질 않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미군기지정화위원회가 만원계에 거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올해 중요한 펀드 지원이 끊어지면서 만원계에 후원을 더 요구하고 있는데 우리 모임은 말 그대로 계모임 수준이라 별다른 대책이 없습니다.

5. 제안, 계원님들께 여쭙니다.
1) 계모임을 활발하게 할 좋은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작은 모임일수록 좋은 지도자가 나타나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훌륭한 계주를 찾을 수 있을까요?
2) 3년을 기점으로 모임을 해소하고 필리핀 지원을 중단하는 것은 어떨까요? 점점 결속력이 약해지는 모임을 두고 볼 것이 아니라 후원기간을 올해 말까지로 기간을 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이럴 경우엔 필리핀 미군기지정화위원회에도 미리 알려줘야 하기 때문에 미리 의견을 여쭙습니다.

*이 2가지 제안 외에도 다른 좋은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좋은 일이라고, 필요하다고 하는 모임을 이대로 두면 안되겠지요?
계원님들의 현명한 지혜를 기다립니다.
저는 투표일에 투표를 하고 일주일동안 출장을 떠납니다.
6월 중순까지 좋은 의견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006년 5월 29일 계주 박경화

녹색연합의 활동에 당신의 후원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