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운동가들이 이라크전쟁을 반대했던 10가지 이유 – 그로부터 5개월후에 어떻게 되었을까?

2003.10.09 | 군기지

전쟁이 일어나기 전 환경운동가들은 ‘전쟁에 반대하는 환경운동가들’이라는 반전사이트(www.envirosagainstwar.org)를 통해 환경운동가들이 전쟁에 반대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종전 5개월이 지난 지금 <환경운동가들이 전쟁에 반대하는 10가지>이유에 대한 결과를 짚어보았다. 그 이유들은 끔찍하게도 모두 현실로 나타났다. 우리는 그 결과를 통해 이라크에 군대를 절대로 파병하면 안 되는 이유 또한 찾을 수 있었다. 전쟁의 참혹함이 낳은 안타깝고 두려운 현실을 보며, 평화를 위해서 <전쟁>을 대비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더 <평화>를 이야기하고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해 주고 있다.




1. 이라크에 대한 공격은 거의 50만 명에 달하는 사망자를 낳을 것이며, 이 가운데 대부분은 무고한 시민일 것이다.
<결과> 민간인 6천명이 숨졌고, 2만 명이 부상당했다. 이라크 자유당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민간이 사망자는 3만7천명을 넘어선다는 보고도 있다. 부시 대통령이 5월1일, 작전 종식을 선언할 때까지 미군은 105명, 이라크 군은 2320명이 사망했다. 군인을 비롯 안타까운 시민들의 희생이 컸다. 앞으로 기아와 불결한 위생, 식수부족, 질병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희생당할지 모른다.

2. 전쟁은 인간의 주거지와 자연 서식지를 파괴한다. 전쟁은 야생동식물을 멸종으로 몰아가고 물과 공기, 토양을 오염시킨다. 이러한 피해는 몇 세대에 걸쳐 지속될 것이다.


<결과> 전쟁이 가져다 준 것은 사회기간시설의 파괴이다. 발전시설이 폭격 당하고 석유 생산이 끊기면서 전기가 들어오지 않고 있다. 파괴된 상하수도 시설로 정수 되지 않은 물이 강물로 흘러 들어가며 하류에서는 그 물을 다시 받아 마셔야 한다. 물 부족은 농작물 작황에도 바로 영향을 미친다. 더러운 물과 나빠진 위생으로 전염병이 창궐해도 제대로 약이 공급되지 않고 있다. 분유를 먹는 영·유아들은 우유와 오염된 물을 섞어 타서 마시면서 바로 영향을 받고 있다. 이번 전쟁으로 석유와 화학물질, 방사능에 의한 오염이 이라크 전역에 걸쳐 심각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에서 조사중에 있지만 그 피해는 광범위하며 몇 세대에 걸쳐 지속될 것이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1991년 걸프전의 피해를 지속해서 조사하고 있는데, 석유와 화학물질, 방사능에 의한 오염이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과제이다.

3. 미국의 집속탄과 열압력폭탄, 전자기폭탄, 열화우라늄탄 등은 무차별적인 대량살상무기이다.


<결과> 전문가들은 이번 전쟁에서 미-영 연합군이 1991년 걸프전 때의 375톤보다 훨씬 많은 1100-2200톤의 열화우라늄탄을 바그다드를 포함한 인구밀집지역에 사용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미국의 ‘시애틀 포스트인텔리전서’지는 2003년 8월 4일, 바그다드 인근의 부서진 탱크에서 통상 수준의 1,500배나 되는 방사능이 검출되었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지금도 부서진 탱크 위에서 이라크 아이들이 뛰어 놀고 있다.
최근 이라크 주둔 미군 병사들이 폐렴 증세로 갑자기 목숨을 잃는 일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해외 언론들은 ‘이라크주둔 미군병사에게서 나타나는 이상한 증상들’, ‘바그다드에서 측정된 고농도 방사능 수치’ 등 열화우라늄탄으로 인한 미군병사들의 건강관련 기사들을 연일 보도하고 있다. 결국 미군은 2003년 8월 3일 이라크 파병 군인들 사이에서 폐렴을 앓고 있는 병사들이 급증하자 이라크와 독일로 이를 조사할 의료전문팀을 급파했다. 현재 미군 100여명이 폐렴증세를 보이고 있으면 그 중 두 명은 사망했다. 15명의 군인은 호흡기 없이는 생명을 연장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태이다. 7월에는 두명의 병사가 급격한 폐렴 증세로 사망했고, 8월에는 병사 3명이 잠자던 중 숨진 채 발견됐으며, 30대 부사관은 폐에 액체가 가득찬 채 숨졌다. 특히 지난 7월2일, 건강한 20살의 병사 Josh Neusche가 폐에 액체가 가득 고인채로 숨졌다. 폐뿐만 아니라 간, 신장 그리고 근육손상도 발견되었다고 한다. 문제는 전문가들이 Josh Neusche의 죽음이 열화우라늄탄에 노출되었을 때와 흡사한 증세라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열화우라늄 입자를 들이마시면 급성 호흡기 질환, 콩팥 질환을 일으켜 폐수종 증세를 보일 수 있으며, 세계보건기구는 고농도의 우라늄에 잠깐 노출돼도 치명적인 급성 호흡기 장애가 발생한다고 보고한 바 있다. 91년 걸프전 이후 이라크 남부지역에서는 암과 백혈병 발생률이 6배 높아졌고, 참전 미군 69만 여명 가운데 30% 정도가 폐, 콩팥 장애와 신경, 근육 장애 등에 시달리는 <걸프전 증후군> 현상을 보이고 있다.
현재 한국의 서희부대와 의료지원단 제마부대원 675명이 활동 중인 이라크 남부 나시리야 일대도 미국이 열화우라늄탄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다. 문제는 이 ‘보이지 않는 위협’은 서서히 나타나며 그 결과가 세대를 거쳐 나타난다는 것이다. 걸프전 참전 군인들의 아들과 딸이 장애를 갖고 태어나고 있다. 열화우라늄(우라늄-238)의 반감기는 45억년이다. 현재 미군은 이라크에서 쓰여진 열화우라늄탄의 양과 사용장소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고 있지 않으며, 열화우라늄탄 오염원 제거에 대한 어떤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한국정부의 이라크 현지 조사의 안정성과 관련한 보고서에는 중대한 결함이 있다. 바로 ‘보이지 않는 위협-열화우라늄탄’의 폐해를 비롯 한국군 장병들이 유해화학물질과 같은 환경오염에 노출될 가능성에 대한 정밀한 검토와 조사가 없기 때문이다.

4. 불발탄과 독성화학물질로 토양을 오염시킨다.
<결과> 바그다드를 중심으로 대규모 폭격을 동반한 전투가 계속되면서, 유정과 송유관들이 파괴되었다. 흘러나온 석유가 국토의 중심부를 흐르는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 강 유역으로 흘러들어 인근 생태계는 전반적으로 교란되었다. 그 피해는 이 두 강에 의존하는 농업기반이 무너뜨리고, 강을 타고 페르시아만으로 흘러든 석유는 바다 생태계마저 파괴하고 있다. 중금속과 독성화학물질로 심각하게 오염된 땅에서 일군 농산물을 이라크인들이 그대로 먹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이미 많은 나라에서 이라크 농산물은 수입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5. 석유를 얻기 위해 싸우는 것은 자멸을 초래할 것이다. 화석연료에 기반한 경제는 대기를 오염시키고 우리의 허파를 손상시키며 지구적인 기후변화를 초래한다.


<결과> 미국의 이라크 전쟁은 명백한 <석유>를 위한 전쟁이었다. 9월 21일, 미국의 통제를 받는 이라크 과도정부는 석유부문을 제외한 물 공급, 보건 의료 등 대부분의 산업을 외국인에게 개방하는 파격적인 경제개혁안을 발표했다. 취약한 이라크의 경제를 자유경쟁시장에 맡긴 것도 문제이지만 <석유>만큼은 손에 쥐고 있겠다는 것이 미국의 의도이다.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기후변화협약’이행도 거부하고 있는 부시정부의 <석유>에 대한 탐욕은 전 세계를 재앙으로 몰아가고 있다. 이번 전쟁에서 6만-8만 번에 달했던 전투비행 연료탱크에 할로겐화된 화력억제제가 첨가됐으며 이는 성층권의 오존층을 대규모로 감소시켰다. 이번 전쟁에서 전투 비행은 6만-8만 번에 달하며 이로 인해 약 2천 톤의 할로겐이 방출되었다. 이라크 전쟁에서 스텔스 폭격기로 방출된 프레온가스 양은 전 세계가 3개월 동안 내뿜는 양과 맞먹는다. 석유에 기반한 경제는 보다 깨끗하고 지속가능하며 재생가능한 에너지 기술로 대체되어야 한다.

6. 선제공격은 침략성의 표출이다. 선제공격은 국제법과 세계 평화에 대한 꿈이 현실화돼 만들어진 유엔헌장, 여러 국제조약에서 지키기로 약속한 환경안보에 대한 공격이다.
<결과> 결국 테러를 방지한다는 명분 하에 <선제공격>이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테러>를 일으킬 만한 <대량학살무기>와 <치명적인 화학무기>의 흔적을 전혀 발견하지 못했다. 미국의 <선제공격>의 세상의 이성을 마비시켰고, 결국 안타까운 생명의 희생만 불러왔다.

7. 공격은 복수를 낳는다.
<결과> 미국은 지금 이라크인들의 <분노>를 잠재우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라크인들이 한국의 파병을 원하지 않고 있다. 이라크 게릴라들은 미군을 기습 공격하고 있다. 9월19일 현재 이라크 전쟁에서 발생한 미군 사망자는 2백98명. 종전을 선언한 이후에만 사망자가 1백60명에 달한다. 매일 1명씩 미국 병사들이 죽어가고 있다. 매일 1-2명씩 죽는 미군의 사망자 뒤에는 그 10배 이상의 이라크인 사망자가 있다. 미국의 일방적인 힘에 대해 이라크는 <분노>하고 <저항>하고 있다. 그 <폭력의 악순환>에 젊은이들을 보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안타까운 <희생>을 지켜볼 수 없다.

8. 군사비 지출을 증가하는 것은 주요한 사회교육의학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예산을 고갈시킨다. 전쟁에는 2천억 달러의 비용이 소요될 것이다. 미국 행정부가 환경관리와 기본적인 복지를 위한 재정을 삭감하면 경제는 휘청거리고 실업률이 치솟을 것이다.


<결과> 부시 대통령이 전쟁을 시작하며 의회에 요청한 전쟁비용은 747억 달러였다. 하지만 지난 9월 7일, 부시 대통령은 대 국민 연설을 통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대 테러전 비용으로 870억 달러를 추가로 요청했다. 미국의 NGO인 “진보센터”는 <870억 달러로 할 수 있는 일들>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870억 달러는 미 연방정부가 제공하는 2년 치 실업급여 총액과 맞먹는 규모로, 이를 330만 명에 이르는 실업자에게 나눠주면 1인당 2만6363달러를 지급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내년도 미국 연방정부의 예산적자 규모는 5천억 달러를 넘어설 예정이다.

9. 테러에 대한 전쟁은 미국 내에서의 자유주의를 훼손한다. 이민자들을 박해하고 인종차별주의와 공포 분위기를 더욱 조장할 것이다.
<결과> 미국 의회는 9·11 직후 부시 행정부의 요청에 따라 도청과 각종 감시장치를 허용하는 <애국법>을 통과시켰다. 그리고 이를 위해 직원만 17만 명인 국토안보부도 만들었다. 인권단체들은 부시 대통령이 들어선 이후 미국 국민의 인권이 심각하게 침해당하고 있다는 주장을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정부가 16년 전 친 팔레스타인 활동을 펼친 팔레스타인계 미국인 2명을 애국법을 근거로 추방할 예정이어서 파문이 일고 있다.

10. 미국은 핵무기로 이라크를 공격하겠다고 위협해왔는데, 핵무기야말로 최고의 대량살상무기이다.
<결과> 2002년 12월에 어느 미국 전략보고서는 미국이 “미국과 해외 주둔 미군, 우방에 대한 대량살상무기 사용 위협에 대해 강력한 무력-선택가능한 모든 방안을 포함한-을 사용할 권리를 가진다”라고 주장했다. 부시 행정부의 2002년 핵정세 보고서는 지표면을 관통하는 “벙커 버스터”와 5킬로톤 짜리 “미니-핵무기”(미니-핵무기 네개는 히로시마를 파괴했던 핵폭탄의 폭발력을 가지고 있다)를 포함한 새로운 핵무기 개발을 촉구하고 있다. 실제로 이라크전에서는 핵무기가 쓰였다. 열화우라늄탄은 원자력 발전이나 핵무기 제조를 위해 천연 우라늄을 농축하는 과정에서 생긴 우라늄 폐기물로 만들어진다.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졌던 원자폭탄의 <공포>와 <참상>을 기억한다면, 핵무기에 대한 언급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알 수 있다. <끝>



※ 녹색연합은 전쟁의 종식과 평화를 위협하는 핵무기 등 살상무기 폐기, 전쟁위협을 야기하는 군비경쟁과 군수산업 중단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녹색연합은 이라크 파병을 반대합니다.

▶문의 : 녹색연합 정책실 이유진 간사, 김타균 실장(02-747-8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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