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부평 미군기지, 과거 PCB 석면 수은 등 1급 발암물질 대량처리 기록 확인

2015.05.12 | 군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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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 미군기지, 과거 PCB·석면·수은 등 1급 발암물질 대량 처리 기록 확인

-최근 기지주변 조사, 맹독성 물질 다이옥신 전국 평균치 훌쩍

-민관공동 내부조사 및 오염 정화가 시급

 

부평의 미군기지(부평 DRMO, 캠프 마켓) 내부에 대한 환경조사 및 오염정화가 시급하다. 그동안의 국내외 조사보고서 등 각종 기록에 따르면 주한미군의 기계와 차량 등을 재활용하고 각종 폐기물을 처리한 부평 DRMO(Defense Reutilization and Marketing Office· 미군물자재활용유통사업소, 88)는 기지 용도상 유류·중금속뿐 아니라 여러 발암물질들에 의해 심각하게 오염되어 있으며, DRMO와 접해있는 캠프마켓 역시 내부 오염원으로 인해 기지 주변지역까지 오염되었음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반환 협상이 코앞으로 다가온 지금까지 정부 당국은 부평 미군기지 내부 오염원에 대해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못하고 있다.

2012년 부평구와 2014년 환경부가 아파트로 둘러싸인 부평 캠프마켓과 DRMO 주변지역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맹독성물질인 다이옥신이 매우 높은 수치로 검출되었다. 다이옥신이 2,3,7,8-TCDD 독성등가환산 농도로 55.748 pg-TEQ/g까지 검출되었는데 이는 2009년 우리나라 전국평균 2.280의 24배, 최고농도 16pg-TEQ/g의 3.5배에 해당한다. 특히 표토뿐 아니라 심토에서도 다이옥신이 검출된 것은 물에 잘 녹지 않고 열화학적으로 안정되어 있는 다이옥신의 특성을 고려할 때 부평미군기지 내부에서 유독물질 매립 등 인위적인 교란이 있었음을 추정케 한다. 무색, 무취의 다이옥신은 독성이 청산가리의 1만 배로 인류가 만들어낸 가장 맹독성 물질이다. 분해되거나 다른 물질과 쉽게 결합되지 않아 자연적으로 소멸되지 않고 한번 인체에 흡수되면 체내에 축적되어 각종 암과 건강장애를 일으킨다. 다이옥신뿐이 아니라 캠프 마켓 주변지역에서는 토양오염우려기준을 초과한 각종 유류 및 중금속 오염물질이 검출되었다. 지난 2월 환경부의 보고서에 따르면, 오염물질 각 항목의 최고농도는 16,309mg/kg(TPH), 893.6mg/kg(구리), 5,834.1mg/kg(납), 3,163.2mg/kg(아연)으로 허용기준치의 30배 안팎에 이른다. (▶첨부자료1. 캠프마켓 주변지역 2단계 환경기초조사보고서/환경부)

이러한 오염은 과거 미군 측 조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1991년 미공병단 내 건설연구소가 외부용역을 통해 발간한 ‘미8군과 주일미군의 위험폐기물최소화방안(Hazardous Waste Minimization and Treatment Opportunities in the Eighth U.S. Army and the U.S. Army, Japan)’에는 1987~1989년 부평 DRMO에서 처리한 폐기물의 양이 PCB(폴리염화비페닐) 448드럼, 수은폐기물 10파운드, 석면(asbestos) 2580파운드, 배터리산(Battery acid) 118캔, 솔벤트슬러지(Solvent sludge) 82드럼, 하이포솔루션(Hypo solution) 77드럼으로 명시되어 있다. (▶ 첨부자료 2. Hazardous Waste Minimization and Treatment Opportunities in the Eighth U.S. Army and the U.S. Army, Japan 중 table7. DRMO disposal data)

PCB는 변압기 등 절연유에 사용했던, 독성이 강하고 자연환경에서 잘 분해되지 않아 오랫동안 생태계에 잔류하는 잔류성유기오염물질이다. 신경계 손상, 돌연변이 유발뿐 아니라 피부, 뇌, 췌장 등에 암을 일으켜 세계보건기구 국제암연구소(IARC)가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생산, 판매 등 취급이 금지된 물질이다. 미나마따병을 유발시키는 수은은 다른 중금속에 비해 뇌에 축적되기 쉬워, 중추신경계를 손상시키는데 특히 임산부의 경우, 몸에 축적되면 태아에게 고스란히 전이되어 치명적인 해를 입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용한 살인자'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석면도 인체에 암을 일으키는 것이 확실한 1급 발암물질이다. 또한 1997년 미 공군 에디윈 오쉬바 (Edwin H. Oshiba) 대위의 ‘대한민국에서의 위험폐기물지역 정화문제(Hazardous waste site remediation issues in the Republic of Korea)’라는 제목의 논문에는 부평 DRMO 토양의 석유계총탄화수소(TPH) 최고농도가 47.1g/kg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는 DRMO 토양의 4.7%는 기름 등 유류라는 뜻으로 현재 한국 환경법상 토양오염우려기준의 94배를 초과하는 수치이다. (첨부자료3. Hazardous waste site remediation issues in the Republic of Korea 중 p.121 Camp Market 부분)

이렇듯 치명적이고 유해한 물질들을 처리하는 용도로 수십 년 간 사용된 부평 DRMO 및 캠프 마켓의 내부 오염원은 어떻게 처리될까? 그동안 주한미군은 반환기지와 사용기지의 환경오염정화와 관련하여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환경조항의 KISE규정을 들이대며 매번 오염정화의 책임을 회피하였다. ‘Known, Imminent, Substantial Endangerment to human health’의 약칭인 KISE는 ‘인체에 급박하고 실질적이라고 알려진 위험’을 의미한다. 부평 미군기지는 다이옥신, PCB, 석면, 수은 등 인체에 치명적인 위해 물질들로 매우 심각하게 오염되어 누가 보더라도 KISE에 해당하는 지역이다. 불평등하다고 평가받는 현재의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을 적용하더라도 부평기지의 오염정화의 책임은 분명히 미군에게 있는 것이다.

지난 3월, 정부는 주한미군 측과 부산 DRMO와 동두천 캠프 캐슬 기지를 정화 처리 없이 반환받기로 합의하였다. 폐기물을 처리하는 용도로 사용되어 오염 상황이 심각한 부산 DRMO의 경우처럼 오염원인자인 미군에 정화의 책임을 묻지 않고 돌려받는 정부의 태도가 다시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미군기지 오염문제에 대한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가 필요하다. 부평 DRMO와 캠프마켓의 오염 상태로 판단컨대, 기지 내부 오염원에 대한 공동조사가 필요하다. 기존 조사 항목은 물론, 기지 내부에서 처리된 것으로 기재된 자료를 바탕으로 오염 개연성이 있는 물질 전체에 대한 조사와 그 결과 공개, 오염원인자인 미군 측의 후속 정화조치가 시급히 필요하다.

 

 

2015년 5월 12일

녹색연합

 

 

문의 : 장정구 인천녹색연합 정책위원장 010-3630-3437, namukkun@greenkorea.org

신수연 녹색연합 평화생태팀 010-2542-2591, gogo@greenkorea.org

 

첨부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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