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미국의 탄저균 국내반입에 대한 진상을 밝혀라

2015.05.28 | 군기지

미국의 탄저균 국내반입에 대한 진상을 밝혀라
 -국민의 안전과 생명에 직결된 문제임에도, 정부 당국 침묵
-불평등한 한미관계, 대책을 마련해야

 

오늘(28일), 미 국방부는 “살아있는 탄저균이 오산 주한미군 기지 내 합동위협인식연구소(ITRP)로 잘못 배송되었고, 적절한 절차에 따라 폐기되었으며 현재까지 일반인에 대한 위험 요인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발표는 내용 하나하나가 의혹투성이이며 불평등한 한-미 관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위험천만한 병원균이 ‘살아있는’ 상태로 잘못 배송되었고, 이를 모른 상태로 국내 연구소에서 배양실험을 진행하였다면 한국 정부와 국민들에게 공식적인 사과를 하는 것이 먼저이다. 하지만 별일 없었다는 식으로 사후 통보하는 미국의 행태를 보면, 과연 미국 내 국방부 소속 연구소의 신고가 없었어도 자진 실토했을지 의문이다.

탄저균은 소량이라도 공기 중에 노출되면 치사율 95%에 이르는 병원균으로 그 성질 때문에 치명적인 생화학무기로 사용된다. 이런 위험천만한 병원균이 국내에 반입된 시점과 오배송된 경위, 폐기처분한 방법 등 구체적인 사안은 확인된 게 없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에 직결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에 반입되고 폐기되는 과정까지 한국 국민은 그 어떤 사실도 알지 못했으며, 과연 한국 정부는 관련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인지도 의심스러운 상황이다. 오배송 되었음에도 해당연구소에서 탄저균 표본을 배양하는 실험을 했다면, 과연 그동안 주한 미군기지 내에 무엇이 반입되고 반출되었는지, 그 중 생화학무기로 사용될 물질을 가지고 어떠한 연구와 실험이 진행되고 있는 것인지 은폐된 정보들이 너무나 많다.

2000년 용산 미군기지에서 한강에 독극물을 방류한 사건 이후 2007년 반환된 23개 미군기지의 심각한 오염, 2011년 퇴역 주한미군들의 고엽제 매립 증언 등 심각한 오염 사건들이 계속 발생했고 그 때마다 한미 당국은 개선을 이야기했지만 바뀐 점이 없다. 더구나 이번처럼 치명적인 생화학무기로 사용되는 ‘살아있는 탄저균’이 국내로 반입되어 배양되다가 폐기된 문제 역시 지난 사건들에 이어 아찔함을 더하고 있다.

녹색연합은 한-미 정부에 이 사건의 진상을 구체적으로 밝힐 것을 촉구한다. 더불어 미국 정부의 공식적인 사과와 함께 엄정한 책임을 묻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여야 한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에 직결되는 사항에 대해 은폐된 정보를 공개하고, 관련 국내법 및 한미 양국이 모두 가입되어 있는 ‘화학무기금지협약(CWC)’을 지킬 것을 거듭 촉구한다.
 

2015년 5월 28일
녹색연합

 

문의 : 황인철 (평화생태팀장 070-7438-8523, hic7478@greenkorea.org )

신수연 (평화생태팀 활동가 070-7438-8503, gogo@greenkorea.org )

 

 

녹색연합의 활동에 당신의 후원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