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사업으로 인한 지역별 연안 피해상황

2004.09.23 | 군기지

1991년부터 새만금간척사업이 진행되어 온 10여년간 그 현장에서는 어떤 일들이 있어왔는가. 새만금방조제 공사가 군산, 김제, 부안의 연안 및 내륙지방에 미쳤던 영향으로 인하여 방조제 안팎의 해당지역엔 어떠한 변화가 있어왔는가. 정부는 ‘새만금 국책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죽음의 굿판, ‘대국민 사기극’의 국가적 토목범죄였음을 인정해야 할 때가 왔다. 새만금사업의 영향으로 인하여 포구마다 항구로써의 기능을 잃어버리고, 유령도시처럼 폐촌이 생겨나고, 학교는 폐교가 되어야 했다. 어장의 황폐화로 생존수단이 희박해져 가면서 집을 버리고 떠나고 있고, 마을공동체는 파괴되고 있으며, 보상금 몇 푼에 삶의 터전을 완전히 몰수당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군산과 김제․부안 사이로 흐르는 만경강과 동진강을 틀어막아 농지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 얼마나 끔찍한 재앙으로 돌아오고 있는지 목도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 참담함을 겸허한 심정으로 직시하며, 새만금 방조제공사로 인하여 변화된 환경을 지역별로 구체적인 서술을 하면 다음과 같다. 아래의 사례들은 현지 어민들의 증언과 학계․시민단체의 생태계조사를 종합한 것임을 밝힌다.  

1. 새만금 방조제 내부 어업지역
군산시 하제와 어은리, 김제시 거전 등에서는 갯벌바닥이 점점 더 두터워지고 딱딱해지고 있으며, 갯벌표면이 녹조류로 덮힌 지역이 늘어나서 그 아래에는 조개들이 폐사하고 있다. 4공구 방조제 물막이 공사 이후 1년 사이에 놀랍게 두터워진 갯벌을 눈으로도 쉽게 식별할 수 있다. 고운 모래입자들이 갯벌 위에 차곡차곡 쌓여 뻘이 걸어다니기 어려울 정도이다.

① 내초도 – 전북 군산시 옥서면


내초도는 새만금 4호 방조제 물막이 공사가 완료된 작년 6월 이후 주민들의 생존권에 가장 큰 위협을 받고 있는 지역이다.  

만경강 물의 대부분이 방조제 4공구 방향(야미도와 비응도 사이)으로 흘러 들어오고 나가고 하는데 방조제 4공구가 막히면서 야미도와 내초도, 하제로 이어지는 지역이 만입형태가 되면서 물의 흐름이 원형을 이루고 속도가 느려지면서 모래갯벌이 점점 뻘갯벌로 변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내초도 주민들의 주 수입원이던 맛조개와 생합 등이 거의 잡히지 않고 있고, 내초도 주민들의 주 이동수단이던 경운기 등을 이용하지 못함으로서 갯벌을 거의 생계터전으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로인해 내초도 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잃고 단지 일부만이 인근 공장으로 일당을 받거나 쓰레기선별장에 종사하는 등 직업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장시간 노동을 해야 하고, 야근수당으로 시간당 3,000정도 만 받고 힘들게 일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많은 주민들은 이러한 직장도 찾지 못해 생계가 막막한 실정이다.

② 하제 – 군산시 옥서면 선연리
하제는 매년 50억 정도, 하루 3천~4천만원 정도의 어획고를 올렸고, 4개 마을에 99%가 어업에 종사하고 있고 450여 가구에 2,000여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주로 목선을 이용하여 백합을 잡고 있다.

만경강과 동진강이 만나는 지점 부근에서 주로 그물을 이용하여 백합을 잡고 있다. 일정 크기 이상만을 잡도록 규정을 정하여 서로 지키도록 어촌계에서 관리하고 있다. 4호 방조제가 막히면서 백합이 잡히는 지역이 내만지역으로 조금 이동한 지역에서도 잡히고 있다. 아직까지는 어확량에 큰 변동없이 잘 잡히고 있으나, 언제 급감할지 모른다. 내초도 부근에서도 4년전에 이전에는 없던 백합과 바지락이 대량으로 잡히다가 완전히 사라졌기 때문이다.

미군기지 주둔으로 인한 재산권 행사 제한과 전투기 소음 등으로 인해 생활환경이 악화된 상태인데, 방조제 물막이 공사가 완료되면 주 생계수단인 백합이 사라지게 되어 어민들의 생계가 막막한 실정이다. 4호 방조제가 막히면서 포구에 뻘이 쌓이면서 배가 들어오고 나가기가 힘들어지고 있다. 조금때는 배가 수로를 따라 나가지 못하고 있다. 갯벌등들이 높아지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 유속이 빨라져 배 전복 위험이 있다.

③ 어은리 – 군산시 옥구면
어은리 포구에 뻘이 쌓이 면서 배를 포구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멀리 대고 있는 실정이다. 막히면서 고기도 나오지 않고 백합이 덜 나와 생계가 점점 어려워 지고 있다.

④ 청하 – 김제시 청하면
김제시 청하면은 만경강하구에 위치한 지역으로 어민과 농민이 섞여 사는 곳이다. 어민들은 과거에는 많은 물고기와 실뱀장어를 잡아 생계로 이용하였다. 그러나 점점 만경강 수질이 오염되어 장마철에는 썩은 냄새가 많아 나고 숭어를 잡아보면 썪은 갯벌이 입에 들어가 있다. 방조제 막혀가면서 죽뻘이 쌓이면서 닻을 내려 놓고 조업을 하다 보면 뻘속으로 닻이 계속 들어갈 정도이다. 방조제가 막히면서 3년전부터 비가 많이 오면 민물이 많아져 바닷물과 희석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

염도가 계속 낮아지면서 과거 토정리에서 어업을 하던 장소가 고사, 어은동, 오봉까지 더 하류로 내려가야 한다. 계속 어획량은 줄어들고 요즈음은 숭어와 새우만이 주로 잡히고 있어 생계에 많은 어려움이 겪고 있다. 만약 물막이 공사가 완료되면 김제시 지역은 모두 육지와 담수호로 변하기 때문에 완전히 생계를 잃어 버린다.

⑤ 김제시 진봉면 심포, 안하, 거전, 고사마을
방조제 4공구 물막이 공사 이후 물의 흐름이 바뀌고 민물이 많아지면서 염도가 낮아짐에 따라 생합이나 새우 등이 급감하고 있고 산란을 거의 하지 않아 내년에는 거의 없을 것으로 본다. 낚시로 잡던 풀망둥어의 경우, 작년에 비해 1/10로 줄어들었다. 숭어도 많이 줄었다. 심포항 횟집들도 점점 문을 닫고 있으며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고 한다.

⑥ 계화도 – 부안군 계화면


갯벌에 들어가 주로 백합과 동죽 등 조개를 잡아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장금마을로 들어가는 방향으로는 경운기를 타고 대략 30분이상 들어가 백합을 잡고 있다. 양지포구로 나가는 주민들은 대부분 배를 이용하여 멀리 갯벌등까지 나가 백합을 잡고 있다. 물쌀이 빠른곳은 더욱 빨라지고 물이 회전하는 지역은 하루종일 회전만 하는 곳이 생기고 있어 배 전복사고도 발생하고 있다. 현재도 아줌머니 한분당 5만원에서 많게는 15만원 이상의 수익을 얻고 있다.

그러나 갯벌이 높아지고 물이 흐르는 갯골이 깊어짐에 따라 조개들이 한지역으로 몰리고 있다. 생합 중 대합은 아직 나오고 있으나, 중합ㆍ소합은 별로 없다. 올해 들어서는 점점 생산량이 줄어 들고 있어 생계의 위협을 받고 있다. 내년에는 생합도 거의 나오지 않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계화도 주변 500가구에 200여명의 어민 중 절반정도가 어업만 하고 있으며, 농사만 짓는 사람은 1%도 안되며, 나머지 반농반어를 하고 있다. 만약 새만금 사업이 완료되면, 수많은 주민들의 생계는 막막해지고 고향을 등져야 하고 과연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 지 막막한 실정이다.

⑦ 돈지 – 부안군 계화면 의복리
1994년 새만금방조제 1공구가 완공되면서 돈지갯벌의 급속한 변화를 맞이하였다. 죽벌이 쌓여가면서 백합과 모시조개 등의 어패류 생산량이 감소하기 시작했으며, 급기야 2003년부터는 수확량이 미미하여 돈지갯벌로에서 조개잡이 맨손어업을 하는 주민들이 사라졌다. 2001년 18학급의 초등학교가 폐교되었으며, 부안에서 가장 번창하였다는 돈지포구도 기능을 잃고 폐항처럼 변하고 말았다.

* 이상은 군산, 김제, 부안 등 새만금 연안 피해어민 주민들의 9월 22일 기자회견문에 첨부된 자료입니다.

문의 : 녹색연합 자연생태국 윤상훈(02-747-8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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