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연합 홍보대사 김미화, 다음 대통령에게 바란다

2002.11.05 | 군기지

“얼마 전에 네델란드에 다녀 왔어요. 거긴 땅이 바다보다 낮은 데로 알려져 있잖아요. 그래도 홍수 피해 같은 건 별로 없다고 하더라구요. 제 생각엔 아마 숲을 잘 보호해서 그런 것 같은데 저는 제가 직접 비행값을 대서라도 우리 대통령을 그런 곳에 한번 데리고 가서 어떻게 자연을 지키고 있는지 보여주었음 좋겠어요.”


홍수나 가뭄에 피해를 입지 않도록 대책을 만들어 달라는 공약을 말하며 김미화 씨는 이렇게 말했다. 학교 앞에서 유독 많이 일어나는 교통사고, 자유무역협정으로 고통에 빠지는 농민들, 미군에 의해 죽임을 당한 여중생, 마실 수 없는 수돗물 이야기, 자전거가 있어도 탈 수 없는 거리 등 공약을 발표하는 내내 그는 왜 우리가 이런 문제들을 고민하고 있는지 진솔하고 설득력있게 말하여 토론자와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2002년 대선을 앞두고 각 당의 공약이 한창 만들어지고 있을 때인 요즘. 국가인권위원회 12층 배움터 강당에선 국민들의 의견을 모아 만든 녹색공약 제안이 있었다. 방송인으로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김미화 씨가 녹색연합 홍보대사라는 이름으로, 그리고 아이를 가진 이 땅의 어머니의 이름으로 발표한 녹색공약은 어렵고 이해하기 힘든 정치 구호가 아니라 우리의 삶 속에서 너무나도 절실한 생활의 문제들이었다.

이번에 발표한 ‘녹색세상 만들기를 위한 10대 녹색공약’은 전국의 만 20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민여론조사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 국민여론 설문조사 결과보고서 보기

국민들이 차기 대통령에게 바라는 녹색공약으로 요약된 10가지는 전문가들이 어렵게 쓴 환경용어들이 아니라 시민들의 눈높이에서 만들어진 생활에서 원하는 가장 기본적인 환경문제들을 담고 있어 더 의미가 크다. 녹색세상 만들기를 위한 10대 공약은 다음과 같다.




16대 대통령 후보님께

2002년 16대 대통령 선거를 맞아 『대한민국』이 살기 좋은 나라, 건강한 나라, 아이들이 안전하게 자랄 수 있는 나라,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는 나라가 되기를 바라며 대통령 후보님께 『녹색세상 만들기를 위한 10대 녹색공약』을 다음과 같이 제안 드립니다.




녹색세상 만들기를 위한 『10대 녹색공약』

○ 전국의 모든 강에서 우리 아이들이 멱 감을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옛부터 우리나라는 아름다운 산과 맑은 강이 어우러져 금수강산이라 불리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전국 어느 강에서나 물이 썩어 냄새가 나고, 생명체가 살 수 없게 되었습니다. 전국의 하천에 깨끗한 물이 흐를 수 있게 하고, 콘크리트 대신에 풀이 자라고 물고기가 살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전국의 모든 강에서 우리 아이들이 멱을 감을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 안전한 먹거리와 농민들을 살리기 위해 우리 농업을 지켜 주십시오.
이제는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농산물이 거의 없을 정도로 국민들이 느끼는 먹을 거리에 대한 불신이 매우 큽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농민들은 농사짓기가 점점 어려워져 농업을 포기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먹을거리를 만드는 것은 생명을 키우는 것이며, 생명을 지키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의 생명을 키우고, 지키는 농민들 또한, 우리가 함께 지켜야 합니다. 안전한 먹거리와 농민들을 살리기 위해 우리 농업을 지켜 주십시오.

○ 국립공원을 잘 보전하여 후손들에게 대대로 물려주게 해 주십시오.
조상들에게 물려받은 우리나라 금수강산은 우리가 잠시 빌리는 미래세대의 자산입니다. 우리 세대가 죽고, 다음 세대가, 그리고, 그 다음세대가 이 땅에서 살아가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국립공원을 심하게 훼손하고 그 가치를 잊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부끄럽지 않은 선조가 될 수 있도록 국립공원을 잘 보전하여 후손들에게 대대로 물려주게 해 주십시오.

○ 무분별한 개발이 없는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들어 주십시오.
무분별한 개발은 자연을 파괴하고, 재해를 일으키고, 교통체증을 증가시키고, 병원과 학교가 부족해 생활에 큰 불편을 겪게 하는 등 우리 삶의 질을 떨어뜨리게 합니다. 무분별한 난개발을 없애고, 국민 모두가 안전하고 쾌적하게 살 수 있는 나라로 만들어 주십시오.  

○ 누구나 안심하고 수돗물을 마실 수 있게 해 주십시오.
마시는 물은 국민들의 건강에 가장 많은 영향을 줍니다. 이제 대부분의 가정에서 정수기를 사용하거나, 물을 사 먹고 있습니다. 이것은 정말 국가적인 에너지 낭비요, 자원 낭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민 모두가 안심하고 수돗물을 마실 수 있게 해 주십시오.



○ 아이들이 안전하게 걷고, 자전거를 탈 수 있는 나라로 만들어 주십시오.
전국 모든 도시의 거리와 골목은 차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길을 걸을 때도, 자전거를 탈 때도 언제나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이제는 자동차가 아닌 우리 아이들을 위한 나라를 만들어 주십시오. 이제는 우리 아이들이 안전하게 걷고, 자전거를 탈 수 있는 나라로 만들어 주십시오.

○ 홍수나 가뭄에 국민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국가차원의 대책을 만들어 주십시오.
홍수나 가뭄이 나면 많은 서민들이나 농민들이 피해를 받습니다. 이런 재해는 부분별한 개발과 미비한 재해대책으로 인해 피해가 더 커집니다. 홍수나 가뭄이 나지 않도록 무분별한 개발을 방지하고, 미리 예방할 수 있는 대책과 만약에 피해가 나더라도 신속한 복구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만들어 주십시요.

○ 우리나라 곳곳이 골고루 발전할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서울과 수도권에는 너무 많은 사람이 모여 있습니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집 값도 너무 비싸고, 대중교통도 너무 불편하고, 공기도 너무 나쁩니다. 그렇지만, 지방에서 살기에도 어려움이 많습니다. 살기 좋은 지방을 만들기 위해 행정기관이나 기업들이 골고루 있게 해서 일자리를 쉽게 구할 수 있게 하고, 대학교도 골고루 있게 하고, 교육이나 복지, 문화 혜택도 받을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그래서 우리나라 곳곳이 골고루 발전할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 남과 북이 함께 금수강산을 보전하게 해 주십시오.
남과 북은 금수강산으로 모두 하나입니다. 그 동안 남한은 경제발전을 하면서 환경이 훼손되고 오염되었습니다. 최근 북한과의 경제협력이 활발해지면서 북한의 자연과 환경이 훼손되고 오염될까 걱정이 됩니다. 남과 북이 경제교류를 하면서도 남과 북이 함께 금수강산을 보전할 수 있게 해 주십시오.    

○ 불평등한 소파 협정을 개정하여 미군기지 환경문제를 해결하게 해 주십시오.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남녀노소, 직위고하를 막론하고 환경을 파괴하고 오염시킨 사람은 책임을 지고 벌을 받게 되어 있습니다. 자연과 환경을 지키는 것은 이 땅 위에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공평하게 져야하는 책임과 의무입니다. 미군기지에서 일어난 환경문제라고 예외가 될 수는 없습니다. 불평등한 소파 협정을 개정해서 미군기지 환경문제를 해결하게 해 주십시오.

이상의 『녹색세상 만들기를 위한 10대 녹색공약』을 대통령 후보님의 선거공약으로 채택해 주실 것을 간곡히 제안 드리며, 선거 이후 공약 실천을 위해 최선을 다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2002년 11월 5일

인간과 자연이 함께하는 녹색세상을 바라는 국민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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