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SOFA 개정이다 (2) –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주한미군 환경오염 주요 사례

2002.12.20 | 군기지

녹색연합은 2000년도 이후 주한미군이 저지른 굵직굵직한 환경오염 사건의 처리과정을 확인한 결과, 미군이 저지른 환경오염 중 어느 것 하나 말끔히 해결된 사안이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번 회는 주한미군이 저지른 대표적 환경오염 사건 8건을 살펴봄으로써, 주한미군이 저지른 환경오염이 어떤 현황인지를 알아보기로 한다.

2회 :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주한미군 환경오염 주요 사례

1) 2000년 7월 13일 미군 한강독극물방류 사건
2000년 2월 7일 서울의 한복판인 용산 미8군에서 포름알데히드 20박스(1박스 당 475ml, 병24개, 총 480병)가 영안소 부책임자인 미육군 민간부 군무원-11 등급의 맥팔랜드(Mr. Mcfarland, Albert L)의 명령에 의해 아무런 정화처리 없이 한강으로 버려진 사건이다.
관련하여 녹색연합은 7월 20일 주한미군사령관과 맥팔랜드를 검찰에 고발하였다. 검찰은 맥팔랜드를 불구속 기소하고 정식재판을 청구한다는 방침이었으나 2001년 3월 24일 벌금 500만원에 약식 기소하기로 최종 결정하였다. 이에 4월 5일 법원이 직권으로 맥팔랜드를 정식재판에 회부하였다. 재판에 회부되자 미군당국은 4월 15일 한국 법무부에 공무증명서를 제출하여 한국 재판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법원도 미군당국의 처사가 법원에 대한 모독으로 재판절차를 그대로 밟아 나가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표명하고 8월 22일 법원 집달관을 통해 공소장 송달을 시도하였으나 용산 미군기지 앞에서 문전박대 당하는 해프닝이 발생하였다.
현재까지도 책임자인 맥팔랜드의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맥팔랜드는 현재 영안소 책임자로 승진한 상태이다. 한강에 포름알데히드라는 독극물을 방류해 놓고 미군측이 한 일이라고는 주한미군사령관이 나와 사과한 사실밖에 없다. 이미 한강 전체로 퍼진 포름알데히드를 회수할 수도 없었고,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한국정부의 감시권도 확보되지 못했으며, 독극물 방류의 책임자 처벌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2) 2000년 10월 23일 인천 문학산 기름오염사건
2000년 10월 23일 미군 기지가 위치했던 인천시 연수구 문학산 서측 옥골일대(인천시 연수구 옥련동) 43만평이 미군기지가 이전한지 30년이 지나도록 기름에 의해서 지하수와 토양 전체가 심각하게 오염된 채 방치된 사실이 인천녹색연합에 의해 확인되었다.
인천 문학산 서측 옥골일대 43만평이 기름에 오염된 것과 관련하여, 이 지역 토양이 기름에 오염된 주요 원인이 지난 1950년대 초 미군이 세웠던 22기의 저유시설의 기름유출이었다는 문제가 강하게 제기되었다. 그러나 한국정부가 미군이 오염원이라는 결정적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여 미군측에게 복원이나 배상의 책임을 지울 수 없게 되었다. 또한 미군기지 반환 후1) 30년이나 지난 사건이라 공소시효도 지난 상태였다. 따라서 오염원인자가 불명확한 경우 토지소유자가 연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바뀐 법에 따라 복원과 복구의 책임은 토지소유자인 연서구와 인천시청이 공동으로 책임지게 되었다. 복구 비용은 최소 1억 2천만원에서 3억원 가량 소요될 전망이다. 1971년 환경에 대한 어떤 의식도 없던 시절, 잘못된 결정으로 30여년이 지난 2002년 인천 연서구 주민들의 피해와 재산손실은 현재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주고 있다.



3) 2001년 5월21일 원주 미군기지 캠프롱 부대 기름유출 사건
2001년 5월 21일 강원도 원주시 태장동 미군기지 캠프 롱 주변 논에서 기름이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캠프롱 기름 유출은 오랜 기간에 걸쳐 유출된 난방유로 인근 지역 논 4,800㎡이 검게 오염되고 농작물에 심한 피해가 발생하였다.
사건 발생 직후, 미군기지 주변 기름유출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한․미 양측이 공동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기지밖은 한국측이, 기지안은 미군측이 정밀조사 한 후 그 조사결과를 공유, 오염원인과 실태를 파악한 후 오염지역에 대한 복원과 피해보상을 하도록 협의하였다. 그러나 한국측에서는 기지주변 오염지역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후 그 조사결과를 미군측에 통보하는 등 협의사항을 이행하였으나, 미군측에서는 2002년 12월 현재까지도 미군기지 안의 조사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오염지역에 대한 복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이에 따라 오염 확산의 우려 및 오염지역 주민들의 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 또한 피해보상도 주민들의 신고한 피해 사실을 모두 인정하지 않아 보상문제의 어려움을 낳고 있다.

4) 2001년 7월 25일 녹사평역 기름유출 사건
2001년 7월 25일 지하철 녹사평역의 승강장 남쪽 끝지점 삼각지 방향에 있는 집수정에서 다량의 기름이 검출되었다. 녹사평역 기름유출 사건의 주요 원인을 둘러싸고, 주한미군측이 유류성분중 휘발유 성분만이 용산미군기지에서 흘러나왔다는 사실을 인정한 채, 유류성분의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등유에 대해서는 원인을 놓고 아직도 한국과 미군 사이에 공방이 한창 진행 중에 있다.

논란 중인 현재까지도 여전히 기름이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다. 주한미군측은 용산미군기지 내 조사를 한미합동으로 실시하여야 할 것이다.

5) 2001년 11월 7일 민통선내 산림 불법훼손 사건
미군이 2000년 10월 20일부터 스토리사격장 일대 공여지 200만평의 땅 둘레에 사격장 울타리를 만든다며 폭 5m, 길이 10km에 이르는 주변 산림 2만2500평을 훼손하였다.
2001년 11월 7일 민통선 내 산림불법훼손 사건과 관련하여 주한미군은 산림훼손이 사회문제가 되자 훼손한 산림을 즉각 복원하겠다는 약속을 하였으나, 일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나무 한 그루 심지 않은 채 일부 구간에 차광막을 덮고 잔디씨를 뿌려놓고 복구했다는 시늉만을 취하고 있는 현실이다.

6) 2002년 5월 6일 수도권 4개산 미군낙서
서울 시민들이 즐겨찾는 수도권 명산 4곳(수락산, 청계산, 소요산, 천보산)에 미군이 상식이하의 낙서를 해 놓은 것이 발견되었다.


2002년 5월 6일 언론보도를 통해 수도권 4개 명산의 미군낙서 사실이 보도되자, 미군은 낙서를 지우겠다고 연락을 취해왔으나, 7개월이 지난 2002년 12월 현재까지도 어떤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아직도 미군 낙서가 그대로 남아 있어, 지나가는 등산객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7) 2002년 10월 7일 용산미군기지내 유류 토양오염 사건
용산미군기지 사우스포스트 내 다목적운동장조성공사 현장과 부속건물 공사현장에서 각각 기름에 오염된 토양이 시민단체에 의해 발견되었다. 2002년 용산미군기지 사우스포스트 내 기름오염토양 방치와 관련하여 서울시의 협조요청에 대해 미군측은 알아서 처리할 것이므로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내용으로 일관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까지도 어떤 공동조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주한미군이 2000년도 이후에 저지른 환경오염 사건 중 대표적이고 근본적 처방이 필요한 사안들에 대해서 미군측이 어떤 눈에 띠는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는 현실은 한미주둔군지위협정에서 실제 환경오염을 개선하고 이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현실적 체계와 구체적 접근 방안 등이 보완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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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1) 1971년 미군은 이곳 미군기지 시설을 반환하고 포항으로 이전함.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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