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통선 답사] 1. 김화 남대천을 가다…

2007.08.19 | DMZ

민통선 동부의 높은 산악지대를 넘어 중부지역으로 들어와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김화평야. 그것을 가능하게 했던 것이 김화의 남대천이다. 남대천과 김화평야를 보기 위해 계웅산OP에 올랐다. 계웅산OP에서는 360도의 경관을 즐길 수 있다. 북쪽으로 위엄있게 서 있는 오성산이 한 눈에 들어오고 금강산의 비로봉도 희미하게 보인다. 그러나 계웅산OP의 매력은 아무래도 남대천의 북쪽과 남쪽 줄기를 모두 선명하게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남대천은 북한의 오성산 정상(1061,7m)에서 발원하여 비무장지대를 지나 남쪽으로 흘러 한탄강과 만나기까지 50km를 흐른다.

맑은 날씨덕분에 남대천 주변으로 형성된 북한의 마을들을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 남대천 주변으로 경작되고 있는 논과 밭, 산 밑에 자리잡은 집들, 그리고 한낮에 물놀이 하는 아이들, 그렇게 남대천은 북한 주민들에게 생활의 기반을 제공하며 남으로 흘러 비무장지대로 들어선다. 비무장지대의 남대천은 54년간의 인간의 간섭으로부터 자유로웠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남한에서는 이제는 보기 힘든 자연하천의 원형을 그대로 보전하고 있다. 쉼 없는 침식과 퇴적의 반복을 통해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곡류천은 그 자체만으로도 상당히 아름답다. 남대천 주변의 평원에는 자연천이 과정을 거치면서 발달한 습지가 펼쳐져 있다. 건기와 우기의 반복, 산불의 영향으로 남대천 습지는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또한 낮은 산지와 평원 그리고 하천습지의 어울림은 생태계의 연계에 있어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동식물에게 안정적인 서식처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다. 비무장지대의 남대천은 자연이 자연에게로 돌아가는 그런 모습이다.

조용히 비무장지대를 지나서 남방한계선 수문통문을 통과한 남대천은 울창한 왕버들군락을 형성한다. 이곳은 생물종 다양성이 몹시 뛰어나고 현수교를 비롯하여 경관적 아름다움이 상당하다. 수달이 서식할 정도로 청정한 수질을 유지하고 있는 남대천 왕버들군락은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해도 손색이 없는 곳이다.

남방한계선을 넘어 남으로 내려온 남대천은 굽이굽이 돌아 김화의 젖줄이 된다. 김화를 지나는 남대천을 중심으로 논들이 넓게 펼쳐져 있으니 이것이 김화평야다. 그렇게 김화평야와 민통선 생창리 마을을 가까이하며 크게 돌아 다시 한탄강과 만나는 당꾸미까지 남대천은  자신의 몫을 다 하며 제 길을 가고 있다.

※ 녹색연합은 현재 OBS 경인방송의 ‘희망의 땅 DMZ’ 프로그램에 전문가와 탐사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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