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생태지도] ② 중부 내륙지역

2007.10.01 | DMZ

– 비무장지대 : 경기도 연천군 왕징면~중면~신서면~강원도 철원군 철원읍~북면~동송읍~근북면~김화읍~근동면

– 민통선 지역 : 경기도 연천군 왕징면~중면~신서면~강원도 철원군 철원읍~동송읍~갈말읍~근북면~김화읍~근남면

디자인 : 장광석

연천의 구릉성 산지가 철원까지 이어진다. 철원에서부터 평원이 발달돼 있다. 철원평야 위쪽으로 평강고원이 북으로 드넓게 펼쳐져 있다. 임진강을 큰 줄기로 역곡천·한탄강·남대천 등이 남과 북을 자유롭게 오가고 있다. 자연하천의 원형이 남아 있고 물줄기 주변으로 습지가 펼쳐진다. 봄마다 발생하는 산불 탓에 구릉과 평원 모두 활발한 생태계 변화가 진행 중이다. 철원평야를 중심으로 철새 도래지가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두루미, 재두루미, 저어새, 독수리 등의 터전이 된다. 평강고원의 초입, 비무장지대 한가운데에 궁예도성이 자리하고 있다. 철의 삼각지전망대에서 관찰할 수 있는데, 전문가의 도움이 없이는 알아보기 힘들다. 철원 동송읍과 김화읍 일대에는 일제시대에 형성된 각종 근대문화재가 자리잡고 있다. 폐허로 변한 철원역 터는 서울과 원산을 잇던 경원선의 중간역이었고, 금강산 전기철도의 시발역이었다. 민통선 곳곳에 농지가 대규모로 조성돼 있으며 연천 횡산리, 철원대마리, 동송 양지리, 근북 유곡리, 김화 생창리, 근남 마현리 등에는 민통선 마을이 형성돼 있다.

근대 문화와 역사의 흔적
역곡천을 기준으로 경기도가 끝나고, 강원도가 시작된다. 철원평야가 시작되는 철원군 대마리다. 철원은 가히 비무장지대 도시라 할 만하다. 버려진 도시의 심장부는 민통선 이북인 철원평야 농경지에 드넓게 자리잡고 있었지만, 지금은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다. 대마리부터 김화읍 유곡리까지, 비무장지대는 대부분 평원과 평야로 형성되어 있다. 이곳은 민통선 최대의 곡창지대이자 세계적으로 유명한 철새도래지다. (지도 참조)

철원을 가르는 철책선 앞으로 평강고원이 펼쳐진다. 철원 판교리·내포리 일대에서 비무장지대 이북의 서방산(717m) 자락인 제2땅굴 일대까지, 아스라이 펼쳐진 지평선의 끝이 평강고원이다. 고원을 만든 것은 추가령 구조곡을 가득 메운 용암이다. 용암이 식어 형성된 대지가 일차로 평강고원을, 그 아래쪽으로 철원평야를 만들었다. 용암 지역이지만 논농사가 가능한 것은 두꺼운 퇴적층과 풍화층이 2~4m나 쌓여 있기 때문이다. 천년 도읍을 꿈꿨던 궁예의 도성터는 철의 삼각지 전망대 저편 비무장지대에 자리잡고 있다.

철원에는 전쟁과 함께 사라진 도시가 있다. 김화군이다. 지금은 철원군 김화읍인데 한탄강부터 김화 남대천까지 비무장지대 임진강 수계의 동쪽 끝을 형성하고 있다. 과거 철원에서 금강산을 잇는 협궤열차가 다녔던 철길의 노반, 교각, 전선주 등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이곳에서 시간은 멈춘 것처럼 느껴진다.

지구상 온대림 지역 가운데 인간의 생활이 배제된 채 248km가 벨트를 이룬 곳은 비무장지대뿐이다. 거기에 근대 문화와 역사의 흔적이 폐허로 남아 있다. 김화의 철책선에서 그런 경관이 한탄강에서 성재산을 지나 오성산 자락~계웅산~남대천~천불산~삼천봉까지 펼쳐진다. 특히 계웅산(604m)이 인상적이다. 발아래 김화 남대천을 비롯해 용양보 습지까지 펼쳐지면 동쪽으로 켜켜이 산줄기가 에워싸듯 비무장지대를 기다리고 있다.

* 본 사진과 글은 한겨레 21과 공동기획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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