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개발로 점철된 금강산 가는 길 – 강원도 동해선 민통선 환경훼손 실태 보고

2005.04.28 | DMZ

강원도 동해선 민통선 현장이 난개발 압력에 내몰리고 있다. 생태보고인 민통선 일대에 각종 개발 압력으로 환경훼손이 심각한 상황이다. 금강산 육로관광을 위한 철도와 도로, 출입국관리소 사업 등 동해선 사업과정에서 일부 환경훼손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여기에 개발압력이 가중되는 각종 사업들이 추가되어 환경과 생태가 위기에 몰리고 있다. 이런 사업들이 동해선 민통선 지역에 집중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이 문광부와 강원도의 남북관광교류타운과 국방부의 토취장건설 등이다.관광타운은 곧 착공 예정이며 토취장건설은 이미 훼손된 상태다.    

남북관광교류타운
문광부와 강원도 등 정부는 현재 동해선 민통선지역에 건설 중인 CIQ(출입국관리소)에 바로 인접하여 남북 관광 교류 타운까지 건설할 계획이다.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명호·사천리 일대의 4만 3천평 가량 부지에 대규모 관광단지가 들어서는 것이다.  사업비가 479억원으로 국비 235억원, 도비 234억원, 군비 10억원 가량이다. 민통선 한가운에  남북교류센타, 관광박물관 등 각종 관광 편의시설들이 들어설 예정이다. 동해선 사업을 하면서 정부가 위촉한 공동생태조사단은 지난 2002년부터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이 문제를 지적하여 왔다. 2004년 6월 철도공사에 열린 관계기관 합동회의에서 공식적으로 위치의 부적합성을 지적하며 반대의견을 제출했다. 아울러 2004년 12월에도 14차 사후모니터링 합동회의에서 역시 공식적인 반대의사를 확인하고 통일부에게 의견을 제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일부는 이를 무시하고 강원도와 문광부는 강력한 추진의사를 보이고 있다. 2005년 5월에 착공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남북관광교류단지가 민통선 내인 명호리와 사천리에 설치될 경우 독특한 생태계를 자랑하는 동해선 지역 일대는 환경 생태적으로 회복불가능한 상태가 된다. 관광교류단지가 계획된 곳은 바로 옆에 이미 남북 철도․도로의 출입국관리사무소(CIQ)를 건설 공사 중이다.  관광교류단지에 관한 기본 계획은 마쳤고 설계와 용지매입 중이다. CIQ의 경우도 지난 2003년 3월 말  민통선 밖인 명파리로 하느냐, 안쪽인 사천리로  하느냐를 두고 통일부와 건교부 등과 동해선공동생태조사단 간에 상당한 논란을 겪으면서 최종 적으로 민통선 내에 설치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특히 당시 결정과정에서 정부는 ‘향후 동해선 사업과정에서 민통선 내에 CIQ 이외의 시설은 더 이상 설치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했다. 하지만 정부를 이를 무시하고 관광단지를 민통선 안에 건설하려는 것이다.

군부대 토취장 산림훼손
국방부가 동해선 사업 지역인 민통선 내에서 토석채취장을 조성하면서 산림을 훼손했다. 환경영향평가도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환경을 파괴하는 공사를 강행했다. 토석을 마련하기 위해 비무장지대 바로 아래의 생태 보고를 마구잡이로 파헤친 공사를 했다. 군부대 토취장 공사를 위해 백두대간 생태축과 동해안 해양축이 만나는 중요한 교차점의 구릉산림지역을 완전히 절단했다. 환경파괴가 벌어진 지역은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명호리 명륜동 내의 명륜골 근처다. 습지와 붙어있는 산림축 전체를 절단하며 토취장으로 사용했다. 동해선 사업과정에서 벌어지는 일체의 개발사업에 대해 공동생태조사단과 협의키로 한 정부 스스로가 약속을 무시하고 공사를 강행했다. 군에서 자체적으로 벌인 사업이다. 당초 군에서는 이 사업에 대해서 별도의 협의를 하지 않은 채 임의로 훼손을 한 것이다. 한쪽에서는 환경을 언급했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환경에 대한 고려를 전혀 하지 않고 국가적으로 매우 소중한 생태보고를 여지없이 파괴하고 훼손했다. 토취장 사업이 벌어진 곳은 육군 뇌종부대 관리지역이다. 주변에는 생태적으로 민감하고 중요한 산림축과 습지가 어우러진 동해선 전체에서도 매우 중요한 곳이다. 야생동식물의 서식지로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 곳이다. 특히 철도와 도로의 공사로 인해 발생하는 각종 환경압력을 그나마 여과하고 정화해 줄 수 있는 기능을 하는 공간을 오히려 더욱 극심하게 파괴한 것이다. 복구나 복원이라는 표현자체가 무색케 할 정도로  산림축을 완전히 파헤쳤다. 때문에 환경저감대책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의 상태로 남아 있다. 분명한 것은 당초 이 토취장 사업이 공동생태조사단과 협의 없이 일언반구 통보도 없이 비밀리에 진행되었다는 점이다. 공동생태조사단도 공사가 진행된 후 한참 뒤에야 알 수 있었다. 2004년 4월에서 10월 사이에 토취장 사업이 이루어졌다. 동해선 사업 지역은 저진 검문소에서 통일전망대를 지나 금강통문까지 민통선 지역의 해안 습지와 초지 및 구릉지는 철도, 도로, CIQ 공사로 인해 환경압력이 초과한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에다 토취장이라는 환경적으로 가장 훼손과 피해가 큰 사업을 벌인 것인 정부가 비무장지대를 비롯한 민통선 지역의 생태계 보전과 관리에 얼마나 소홀한 자세로 접근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번 명륜골 군부대 토취장을 통해 정부의 민통선 관리가 얼마나 허술한지 단적으로 알 수 있다. 향후 동해선 지역뿐만 아니라 155마일 민통선 전 지역에서 이러한 토취장과 같은 대규모 환경피해를 가져오는 사업은 지양되어야 한다. 또한 토취장이 아닌 불가피한 군사시설의 설치라 하더라도 환경성검토를 비롯한 환경저감대책을 마련하는 조사와 진단, 복구와 복원이 전제된 가운데 사업이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국가적으로 중요성을 인정한 비무장지대와 민통선의 생태계를 보전하고 관리하는 길이다.  

CIQ 공사
2004년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간 CIQ 공사는 당초의 예측과 달리 상당한 생태계 파괴가 이루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사업부지 서쪽 언덕의 산림 축을 단절시킨 절개지 공사 현장이다. 철도공단과 건교부를 비롯한 정부는 당초에 CIQ 부지를 놓고 위치 선정에서 여러 검토를 했다. CIQ 위치를 놓고  약 3달간의 논란 끝에 2003년 3월 사천리 CIQ부지를 확정하면서 주변 산림축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에서 공사를 하기로 했다. 아울러 부지 가운데를 흐르고 있는 개천도 원형을 보전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두 가지 사항은 실제 공사가 이루어지면서 지켜지지 않았다. 산림 축은 무리한 절개지 공사로 인해 흉물스러울 정도로 심하게 잘려 나가고 있다. 특히 발파공사는 비무장지대라는 생태 지역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은 공법이다. 무리하고 과도한 절개지 공사를 하기 위해서 발파를 택한 것이다. 이로 인해 사천리 일대에 서식하던 수달을 비롯한 오소리, 너구리, 고라니 등의 포유동물들 모두 서식처를 포기하고 다른 지역으로 쫓겨 갔다.  CIQ가 민통선 내에 들어오면서 가장 우려했던 점은 비무장지대를 생태적으로 떠받드는 완충과 전이지역으로서의 민통선 생태축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단절될 것이라는 우려였다. 특히 현재 사천리 CIQ 부지는 전체 민통선 내에서 가장 드넓은 철새도래지 중의 하나이며 수달을 비롯한 중대형 포유류의 안정적인 이동통로였다. 아울러 도롱뇽, 참개구리, 두꺼비 등 양서파충류의 중요한 서식지이기도 했다. 과다한 절개지와 비환경적인 공사방법으로 공사를 하여 수달을 비롯한 계곡에 서식하고 있었던 포유류와 양서파충류의 서식지는 거의 다 훼손되거나 파괴되었다.
당초 우려했던 환경피해는 공사가 이루어지면서 현실화되었다. 동해선  지역 중 산림생태계와 해안생태계가 만나서 또 하나의 독특한 생태계를 이루는 교차공간이 바로 CIQ부지와 같은 초지, 구릉지가 어우러진 공간이다. 이런 공간의 가장 대표적인 곳 중 하나가 현재의 CIQ부지였다.

결론
동해선이 지나가는 비무장지대와 민통선은 전체 접경지역 중에서도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자연생태계를 자랑하고 있다. 온갖 희귀한 생물의 서식지로서 사구와 사빈을 비롯해, 저습지와 염습지 등의 습지와 초지와 평지 숲, 경지와 산림, 다양한 형태의 서식처가 어우러져 공존하고 있는 접경지역 유일의 생태적 공간이다. 그래서 다른 어떤 곳보다 공간 그 자체로서 보전가치가 높은 곳이다. 그래서 불가피한 사업이 있더라도 환경친화적인 방법과 훼손영향에 대한 생태복원의 개념에 입각한 개발방식이 절실하다.
비무장지대의 보전도 민통선이 살아 숨쉬면서 함께 어우러지는 접경지역 전반의 관리 속에서만이 가능하다. 순수하게 폭이 1km내외 밖에 안 남은 비무장지대 만을 보전한다고 해서 생태계가 유지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민통선이라는 완충지역이 함께 이어질 때만이 그 빼어난 생태적 가치도 의미가 있다.
한반도에 마지막 남은 생태계 보고인 민통선 지역이 각종 개발의 몸살을 앓고 있다. 녹색연합은 남북화해와 교류확대를 위한 사업을 지지하며, 이를 위해 동해선 사업의 필요성에 공감한다. 그러나 현재와 같이 환경영향평가를 무시하며 적법한 절차도 거치지 않고 민통선 지역을 훼손하는 것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 분명하기에 정부의 책임있는 대책을 촉구한다.’

* 녹색연합의 주장

1. 정부는 동해선 민통선 난개발을 즉각 중지하라
2. 문광부는 민통선 내의 관광단지 사업을 중단하라 대체 부지를 모색하라  
3. 국방부는 불법 토취장의 관련자를 엄중문책하고 민통선 환경대책을 수립하라  
4. 환경부는 실질적인  민통선 보전과 관리대책을 수립하고 실천하라

2005년  4월 28일

녹색연합

문의 : 서재철국장( 019-478-3607, 02-744-90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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