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환영하며

2007.06.28 | DMZ

오늘,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제 31차 총회에서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을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키로 결정했다.  이로서 제주는 국내 처음으로 세계자연유산 등재란 명예를 국민 모두에게 안겨주었고, 천혜의 지형과 경관을 지닌 자연의 보고로서 세계적 가치와 명성을 얻게 되었다.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이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것은 수년간 자긍심을 갖고 자연유산을 지켜 온 제주도민 노력의 결과이다.

제주도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한라산 천연보호구역, 성산일출봉, 거문오름 용암동굴계’ 외에도 곶자왈이라는 세계적 자연자원이 있다.  물이 귀한 제주에 지하수를 머금으며 열대 북방한계 식물과 한대 남방한계식물이 공존하는 세계적으로 특이 생태계를 지난 곳이다.

이곳이 골프장이나 쓰레기 매립장 등 각종 개발사업으로 인해 파괴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곶자왈 한평 사기 운동을 위한 보전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전력 생산 중 태양광과 재생에너지 비율이 미약하지만 전국적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는 지역으로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제주의 노력 또한 지대하다.  4▪3이란 갈등과 피해를 딛고 평화의 섬으로 거듭나려는 제주의 모습에 희망과 미래를 느낀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안타까운 현실은 평화의 섬을 천명하는 제주에서 해군기지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제주도가 지난 갈등의 아픔을 딛고 평화의 섬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퇴색시키고 있다.  해군기지가 들어설 경우 이를 방어한다는 목적으로 육상과 공군 전력이 투입될 것이며, 그렇게 되면 제주가 군사기지화되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 우려가 매우 크다.  평화는 평화의 힘으로만 지킬 수 있다.

세계자연유산 등재는 국내 첫 사례이지만, 우리나라는 세계자연유산에 손색이 없는 수많은 자연유산들이 있다.  백두대간은 광산과 도로 등에 의해 많이 훼손되었지만, 보호구역을 통해 그 가치를 보전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비무장지대 역시 분단의 아픔을 넘어 평화로 가는 길목에서 고유의 독특한 생태적 가치를 살려낼 의무가 있다.  이 자연보고들에 대해 국내 가치를 넘어 세계적 가치를 발굴하고 인정받을 수 있는 국가적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

2006년 OECD 한국 환경성과평가 보고서는 설악산 국립공원 외 우리나라 대부분의 보호지역이 낮은 수준으로 보호되고 있으며, 자연보전 노력이 도시, 연안의 개발 욕구, 여가 수요 증가와 부합하는지 의문시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세계자연유산을 가진 국가로서 자연자원 및 보호구역 관리와 보호에 대한 획기적 전환이 요구된다.  이제 국내 차원에서 국토와 자연을 바라보던 인식의 지평이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계기로 전 지구적 차원으로 확장하길 기대한다.  

2007년  6월  27일

녹 색 연 합

※ 문의 : 임성희 정책실장 02-747-8500 / 017-743-6982 mayday@green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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