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연합, 2008 비무장지대 일원 환경실태 현장보고

2008.08.26 | DMZ

비무장지대_일원_환경실태보고서_요약본.hwp

녹색연합, 2008 비무장지대 일원 환경실태 현장보고

– 비무장지대 155마일과 민통선 지역에 대한 국내 최초 현장보고서
– 19개의 포장도로, 난개발로 비무장지대 일원 생태계 훼손, 보전대책 시급

녹색연합은 ‘2008 비무장지대 일원 환경실태보고서’를 통해 국내에서 최초로 비무장지대 일원의 환경실태에 관한 현장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녹색연합은 조사를 통해 55년간 인간의 간섭으로부터 멀어져 있어 뛰어난 생태가치를 지니게 된 산과 하천, 습지 등 이 지역의 기초 자연환경을 정리하였다. 반면 이 지역은 지금까지 행정의 사각지대로 존재하면서 환경에 대한 고려 없이 각종 난개발이 행해지고 있다. 녹색연합은 무분별한 도로건설과 관광지 개발을 비롯한 주요한 환경 현안들을 확인하고 정리하였다. 지금까지 비무장지대와 민통선 지역을 다루는 많은 보고서가 나왔지만 전체 현장조사를 바탕으로 한 환경실태보고서는 이번이 처음으로 비무장지대 일원의 보전에 대한 오랜 담론을 현실화하는 중요한 작업으로 평가된다.

무분별한 도로건설과 난개발의 초기 징후 확인돼
비무장지대 일원의 생태계를 보전하고 관리하는데 가장 큰 위협은 도로건설과 각종 난개발인 것으로 드러났다. 녹색연합은 비무장지대 생태가치의 핵심인, 한반도 자연생태계 횡축을 단절하는 무분별한 도로건설의 전모를 확인했다. 특히 비무장지대를 실질적으로 떠받들고 있는 민통선 지역의 단절은 심각하다. 전체 248km의 횡축에 19개의 관통 포장도로가 개설되어 있어, 이미 평균 13km마다 1개의 도로가 뚫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민통선 자연생태계 서식지의 크기가 13km에 불과함을 말해준다. 강원도 철원군 칠성전망대 관통도로와 양구군 해안면 일대 관광도로를 포함해 대부분의 도로가 환경적인 고려 없이 건설되었다. 양구 해안면 관광도로는 양구군청이 무리하게 도로를 건설한 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절개지 붕괴로 인한 재해위험과 산림훼손이 심각한 상태다. 민통선 지역의 난개발 초기 징후도 확인되고 있다. 강원도와 문체광부가 추진하고 있는 고성 남북교류타운은 정부가 위촉한 동해선 환경생태공동조사단이 여러 차례 위치의 부적절성을 지적하였음에도, 2006년 민통선 지역 안에 건설되어 현재 완공을 기다리고 있다. 동해안 비무장지대 일원의 생태벨트를 개발벨트로 만든 주범이다. 한반도 최대 독수리 월동지인 파주 장단반도에 환경영향평가 없이 들어선 송전탑도 난개발의 대표 예이다. 남북교류라는 이름아래 정부 주도로 건설된 개성공단은 이미 서부 비무장지대 최대 습지인 사천강을 심각하게 오염시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불법영농, 서부 민통선 지역 생태계를 위협하는 주요 요인
민통선 지역에 불법영농이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지역주민들조차 이런 사실을 언급하고 있다. 파주를 중심으로 개발압력이 증가하면서 출입영농에 의한 무리한 농지개간과 불법개간이 만연되어 있다. 문제는 행정당국이 이런 현황에 대해 파악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행안부의 지적 뿐 만 아니라 민통선 지역의 토지에 대한 일체의 정량화된 정보가 정부 부처 어디에도 없다. 관련 정부 부처가 기본적인 불법개간을 손 놓고 있는 이유이다. 이러한 불법영농은 민통선 지역의 습지파괴, 외래종 유입, 산림훼손을 심각하게 유발하고 있다.

비무장지대 일원, 환경관리의 사각지대
한반도의 3대 생태축인 비무장지대에서 이와 같은 환경 문제들이 발생하는 원인은 이 지역에 대한 행정력의 부재에서 온다. 비무장지대는 정전협정 상 국내법의 적용이 불가능하고, 민통선 지역은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일반 행정력이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곳의 생태가치가 면밀히 파악되기도 전에 개발이 진행되어 보전가치가 높은 동식물 서식지가 사라지고 있다. 세계 멸종위기종인 연천 민통선 임진강 두루미 서식지가 대표 사례이다. 매년 150~200마리가 월동하는 이 지역에 군남 홍수조절지가 건설되면서 두루미의 천혜의 서식지가 수몰 위기에 처해있다.

비무장지대 일원의 14개의 자연하천, 37개의 산, 32개의 습지 확인
녹색연합은 현장조사를 통해 비무장지대 일원을 관통하는 하천이 모두 14개임을 확인하였다. 비무장지대 일원의 하천은 자연하천의 원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민통선 이남의 하천은 각종 개발사업과 하천 정비사업으로 인해 직강화의 기본 형태인 인공하천이 대부분으로, 이미 자연하천의 모습이 사라진 지 오래다. 비무장지대 일원의 산은 모두 37개로, 비무장지대 안에 14개, 민통선 지역에 23개가 있음을 확인했다. 서부지역의 낮은 구릉성 산지에서 백두대간에 이르는 비무장지대 일원의 산은 한반도 생태계의 횡축을 형성하며 중대형 포유동물들에게 안락한 서식처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지금까지 약 20개소 밖에 알려지지 않았던 비무장지대 일원의 습지도 보전가치가 매우 높은 대상만 최소한 32개소임을 확인했다. 습지는 생물종 다양성을 대표하는 공간으로, 비무장지대 중서부 곳곳에 형성된 다양한 내륙습지는 다른 지역에서는 개발로 인해 거의 사라진 상태다. 한반도 다른 지역에서 이미 멸종되었거나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들이 비무장지대 일원을 안식처로 삼아 살아가는 이유이다.

비무장지대 일원의 보호지역
비무장지대 일원의 보호지역은 전체 10개소로 확인되었다. 문화재청의 천연기념물이 3개소로 전체 면적이 114,447천㎡이며, 산림청의 산림유전자원보호림이 7개소로 전체 면적이 20,819ha에 이른다. 그러나 문화재청의 천연기념물은 지정 이후 제대로 된 관리와 보전대책 없이 방치되고 있고, 산림유전자원보호림은 아직까지 실효성 있는 관리가 어려운 실정이다. 비무장지대는 국내 보호제도의 적용이 불가능하고, 민통선 지역은 국방부의 협조가 제한되어 있어 조사가 충분히 이루어지기 힘든데다, 지역주민들의 반발이 있어 생태가치가 뛰어남에도 보전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것이 어렵다.

녹색연합의 제안
녹색연합은 현장조사를 바탕으로 비무장지대 일원의 보전과 관리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각종 개발 계획을 수립하기에 앞서 보전방안을 우선 마련할 것을 촉구하며, 이를 위해 다음의 대책과 과제를 제시한다.

▶ 민통선 지역의 행정조사 실시
정부는 군부대와 협의하여 민통선의 경계를 파악하고 공식화해야 한다. 행정안전부는 민통선 지역의 토지의 위치, 소유관계를 비롯한 지적현황을 시급히 조사해야 한다. 동시에 환경부는 현재 민통선 지역의 토지이용실태를 파악해야 한다. 이것이 민통선 지역의 실제적인 대책 마련의 첫걸음이다.

▶ 자연환경과 생태계 조사 실시
비무장지대와 민통선 지역의 정밀한 생태계 조사를 시작해야 한다. 어느 곳이 어떠한 면에서 생태적으로 우수한지를 알아야 보전가치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보호를 위한 제도를 마련할 수 있다.

▶ 생태계 관리 전략마련
이 지역의 지속가능한 보전과 이용을 위한 관리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우선 보전가치가 높은 생태ㆍ역사ㆍ문화를 중심으로 보전에 대한 실질 대책과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부처와 부처 간, 지자체들 사이에 충분한 논의와 협의를 거쳐 균형 있고 통합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 훼손지의 복원 대책마련
민통선 지역은 군사시설보호구역이다. 민통선 안의 사용이 끝난 군사시설을 비롯하여 군 전술도로에 의한 산사태로 훼손된 지역이 상당하다. 이에 대한 복원 대책을 세우고 체계 있는 복원 사업에 나서야 한다.  

▶ 개발의 환경평가
비무장지대를 관통하는 철도ㆍ도로사업과 비무장지대를 거점으로 예정돼 있거나 계획하고 있는 사업에 대한 환경저감대책이 필요하다. 비무장지대 안에서는 일체의 이용과 시설을 제한하고 꼭 필요한 경우 민통선 지역에서 진행하되 강도 높은 사전환경성검토,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해야한다.

▶ 주민지원과 지속가능한 농업
민통선 지역의 군사활동을 제외한 대부분의 행위는 영농활동이다. 이곳의 생태가치를 보전하기 위해서는 지금 민통선 지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농업을 친환경농업으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부는 주민들의 토지문제 해결, 친환경농업으로 전환을 위해 체계 있는 계획을 세우고 폭넓게 지원해야 한다.

※ 첨부 : ‘2008 비무장지대 일원 환경실태보고서’ 요약본

※ 사진자료와 지도는 웹하드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ID: greenku, PW: 8500 / guest 폴더: 내리기전용 – 080826_비무장지대 보고서)

2008년 8월 26일

녹  색  연  합

※ 문의 : 서재철 녹색연합 녹색사회국 국장 ☎ 02-747-8500 / 010-8478-3607 kioygh@greenkorea.org
             유소영 녹색연합 녹색사회국  ☎ 02-747-8500 / 010-3275-3652 bomiya@greenkorea.org

녹색연합의 활동에 당신의 후원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