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700억 쏟아 부은 DMZ 개발사업, 예산낭비 표본

2010.04.02 | DM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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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억 쏟아 부은 DMZ 개발사업, 예산낭비 표본
비무장지대 일원에 개발된 고성 DMZ박물관, 철원 평화문화광장
문화체육관광부·강원도의 부실한 타당성 검토로 예산낭비, 환경파괴 초래

녹색연합은 비무장지대 일원에 건립된 강원도 고성 DMZ 박물관과 공사 중인 철원평화·문화광장의 운영 실태를 조사 한 결과, 심각한 예산낭비와 환경파괴를 확인하였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강원도가 국비와 도비 450억 원을 들여 지은 DMZ 박물관은 매달 수억 원 이상의 적자운영 되고 있었으며, 140억 원이 들어간 다목적센터는 건립 이후 단 한차례만 대관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타당성조사 단계에서 예측한 방문객 추정치는 실제 수십 배 이상 부풀려진 것으로 드러났다. 그럼에도 강원도는 264억 원을 들여 재두루미 최대 도래지역인 철원평야에 평화·문화광장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타당성 없는 개발 사업들이 비무장지대 일원에서 추진되면서 심각한 예산낭비와 생태계훼손이 가중되고 있다. 그런데도 행자부는 DMZ자전거길사업 등의 타당성검증 없는 초 접경지역 개발계획들도 추진하고 있다. 보전은 없고 개발만 판치는 정부의 DMZ관련 정책들에 대한 시급한 점검과 대책이 요구된다.

매월 수억 원의 적자운영, 140억 들여 만든 다목적센터는 단 한번 이용으로 애물단지 전락
2009년 8월 14일 개관이후의 ‘DMZ박물관 월별 운영 수입·지출 예산내역’을 분석한 결과, 매월 평균 1억 2천만원 이상의 예산이 낭비되고 있었다. 올해 운영실적까지 합산한 경우 개관 반년 만에 그 금액이 수십억 원에 달한다. 그에 반해 수입은 매월 600만원에 불과해 심각한 적자와 부실운영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다목적센터는 개관이후 단 한번 이용에 수입이 25만원에 불과했다. 140억 원을 들여 지었으나, 민간인 출입통제선 안이라는 위치와 인지도 제고 부족 등으로 인하여 이용실적이 거의 없었다. 사실상 방치되어 애물단지 전락해 있다.

일 1만명, 년 100만명의 관람객 예상, 실제 방문은 3% 수준
당초 ‘남북교류타운’으로 추진되었던 DMZ 박물관은, 2006년 기준으로 일일 8,090~9,522명, 년 100만 명의 방문객 추정치를 밝혔었다. 그러나 강원도의 ‘DMZ박물관 관람현황’를 분석한 결과, 일일 337명, 년 7만 명의 수요만 발생하여 애초 추정치의 3%수준에 불과했다. 관람객 유치 실패원인으로는  통일전망대 시설이용료와의 이중요금을 부과, 타 지역과 차별 없는 안보전시관수준의 전시물 구성, 민간인통제구역에 위치해 출입절차가 번거로운 점이 원인으로 나타났다. 경제적 타당성을 평가하기에 보수적 기준으로도 현실성이 크다고 발표됐던 ‘남북교류타운조성(DMZ박물관) 기본구상 및 타당성조사‘는 결국 사업추진을 위해 부풀린 자료였음이 증명되었다.  2004년 당시 정부가 구성한 ’동해선 철도, 도로, 임시도로 환경생태공동조사단‘이 개진한 민통선 내 착공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이 고스란히 현실화 되었다.

DMZ박물관 전시상태도 엉망, 연구기능 부재
DMZ 생태·자연사 박물관의 핵심 전시물 곳곳에서는 표기 등에 오류가 발견되었다. 현장모니터링 결과, 대형 DMZ 지리 모형에서 위치 표기가 세 곳, DMZ 박물관 2층 제1전시실은 단어표기오류 1곳, DMZ생태영상물에서도 1곳의 오류가 발견되었다. 제 1전시실은 확정되지 않은 정부 개발 사업만 전시해놓고 텅 빈 상태로 운영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는 박물관의 전시 및 연구 기능이 제대로 검토되지 않은 채 부실 추진된 결과이다. 현재의 운영 상태로는 박물관으로서의 제 기능을 발휘하기 어렵다. DMZ 관련 연구기관들의 성과가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될 수 있는 시스템이 시급이 적용되어야 한다.

겨울철새 최대도래지에 수 만평 광장과 주차장 조성, 철원 평화·문화광장 생태계파괴 심각
평화·문화광장사업은 6만 6천평의 광장(97,442㎡), 주차장(24,964㎡), 평화기념관(1동)이 비무장지대 일원에 들어서는 사업이다. 현재 30% 공정이 진행되었으며 총사업비는 264억원이다. 사업권역 일대는 전 세계적 멸종위기종인 두루미와 재두루미의 국내최대도래지이다. 비무장지대 남방한계선에서는 불과 100m가 떨어져 있다. 작년 환경부의 겨울철새동시센서스에 따르면 재두루미 월동개체군이 1,464마리로 전국 조사 대상지 중 최대의 개체수가 확인된 지역이다. 하지만 현재, 공사로 인한 소음과 논 습지의 대규모 매립으로 서식환경이 무차별하게 파괴되고 있다. 강원도는 사업권역 3km까지 철새가 도래하지 않는다고 밝혔으나, 공사현장 불과 1km이내에서 수백 마리의 두루미와 재두루미가 먹이활동을 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보호대책 없이 현장이 파헤쳐지고 있어 시급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 철원 평화·문화광장사업은 부실한 타당성검토로 6년째 사업이 지지부진하게 추진되고 있다. 264억원의 사업예산이 타당성 없이 집행되고 있다. 이미 사업권역 주변에는 관광객을 위한 광장과 주차장이 있으며, 평화기념관 역시 불과 2km 떨어진 평화전망대 내부에 만들어졌다. 사업을 추진할 명분은 이미 사라졌다. 무리하게 사업이 추진된다면 중복투자로 인한 심각한 예산 낭비와 세계적 철새도래지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부실투성이 행안부의 DMZ자전거길
DMZ박물관은 민통선 내 설치에 대한 사회적 우려에도 불구하고 강행되었던 사업이다. 그 결과는 참담하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도 정부부처와 지자체에 개발계획이 연이어 발표되고 있다. 특히 행정안전부가 추진 중인 ‘DMZ평화자전거 누리길’ 사업이 타탕성과 계획이 부실한 대표적 경우다. 행안부는 비무장지대 일원의 495km의 자전거 길을 추진 중이다. 수백억원의 예산을 들여서 민통선을 중심으로 접경지역 일원에 자전거 길을 내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자전거 길의 대상지역인 민통선 지역이 대부분이 미확인 지뢰와 불발탄이 산재한 위험지대다. 자전거를 달리다가 숲속으로 잘못 미끄러질 경우 지뢰밭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아울러 파주와 연천, 철원 일부를 제외한 김화부터 화천, 양구, 인제, 고성은 자동차 주행도 힘겨운 산악지형으로 되어 있는 곳이다. 이런 곳에 자전거길 추진은 길만 만들고 이용은 없는 전형적인 예산낭비로 전락할 것이다. 행안부가 어떤 검토를 했는지는 몰라도, 민통선과 비무장지대의 실태와 현황을 파악하지 않고 주먹구구식으로 성급하게 발표한 졸속적인 사업계획이다.

DMZ일원의 보전과 이용에 대한 기준과 원칙이 절실
이와 같은 각종 부실한 개발 사업이 줄을 잇는 것은 비무장지대가 가지고 있는 국제적 생태보고라는 근본적 가치에 대한 망각으로부터 비롯된다. 무엇보다 정부가 비무장지대의 보존과 이용에 대한 기준과 원칙에 입각한 정책을 마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점점 더 이용압력이 증가하는 민통선관리대책의 부재가 이런 결과를 낳고 있는 것이다. DMZ 박물관과 평화문화광장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부실한 타당성검토로 진행된 과시적인 개발 사업은 국민세금만 낭비하고 DMZ의 생태와 환경만 파괴할 뿐이다. 향후 개발되는 사업들에 대해서는 철저한 검증시스템이 도입되어야 할 대목이다. 녹색연합은 비무장지대 일원의 밀려드는 정부의 각종 개발 사업에 대해서 원칙 있는 보전과 이용대책을 마련한 이후에 추진해야 함을 강조한다.

녹색연합의 주장

– 문화관광부와 강원도는 비무장지대 일원과 관계된 각종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보전과 이용의 기준을 마련한 이후에 추진하라
–  DMZ 박물관을 교훈으로 삼고 실질적인 개선대책을 수립하라
–  평화·문화광장은 즉각 중단하고 사업계획을 전면 재검토 하라
–  행정안전부의 DMZ 자전거 길을 즉각 중단하라
–  난개발로 멍드는 민통선의 보전대책과 훼손지의 복원대책을 수립하라
–  정부는 DMZ일원의 종합적인 보전과 이용의 기준과 원칙을 수립하라

* 예산운영 내역, 정보공개자요와 DMZ박물관, 평화문화광장 공사장 사진(원본)은 녹색연합 웹하드에 있습니다.
  ID : greenku, pw : 8500 (Guest 폴더 내리기 전용 – 04.02 DMZ 개발진단 보도자료)

2010년 04월 2일
녹 색 연 합

  • 문의 : 녹색연합 녹색사회국 정인철 / 070-7438-8502, 011-490-1365 jiguin@green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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