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시선으로 세상바라보기

2011.11.21 | DMZ

올해 안식월이 계획되면서 계속 고민을 했다. 해외여행을 갈까? 뭘하면 좋을까?
 
고민만 하다가 7월말 교사대회때 결심했다. 환경이란 주제에 도전을 해보자. 마음만 가지고 되겠는가, 실천을 해야 될 때이다. 라는 생각으로 두드린 녹색연합 그곳에서 나를 기다린 일은 DMZ였다. 예전 새터민 아이들과의 인연도 있는 나에게는 항상 숙제와 같은 일이었는데 환경단체에서 마저 통일을 이야기를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안식월이 막바지로 흐르던 수요일 파주와 연천을 향했다. 사전지식으로는(지뢰사고를 스크랩하는 일도 업무였다) 국내에서 지뢰 매설이 가장 많이 된 곳으로 알고 있었다. 접경지대 근처라는 지리적 특성만 아니면 그냥 평범한 마을도 있었고, 이주 정책을 쓰면서 마을의 집들을 두 줄로 나란히 만들어 놓은 곳도 있었고, 수해로 인한 기존 마을 공동체는 사라지고 그곳에 남겠다고 마음먹은 분들만 남아서 마을을 지키는 곳도 있었다. 그곳 분들의 인식조사에 대한 설문을 위해서 들어갔는데 그곳에 사시는 분들은 지리적인 특성으로 자주 설문을 받았을 것 같은 모습을 보여주셨다. 손사래를 치시는 분, 우린 모르니 젊은 사람들에게 물어보라고 하시는 할머니들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시기를 꺼려하시는 모습도 많았다. 그래도 어떤 분들은 군인가족들과 즐겁게 살던 이야기, 밤에는 불을 킬 수가 없어서 화장실 가는 것도 무서웠던 이야기, 전쟁 전 임진강으로 배 타러 가고 기차 타러 갔던 일들을 회상하시며 지난시간들을 풀어놓으셨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민통선이라는 지역적 특징이기도 하지만 우리네 어른들이 60년이라는 세월동안에 겪었던 이런 저런 추억담을 들으면서 이분들의 이야기가 세상으로 나와서 기억되는 것도 좋겠다, 란 생각도 들었다. 

중간에 잠깐 들른 초평도가 바라다 보이는 언덕과 태풍전망대를 잠깐 들렀다. 그곳에서 내려다보이는 자연은 아름다웠다. 60년의 세월동안 그 아래에는 전쟁으로 인한 지뢰가 있고 전쟁의 상처가 있겠지만 그 위로는 그동안의 아픔들을 스스로 치유하며 유유히 굽어 흐르는 강과 다시 울창해진 숲들이 자연치유의 과정을 이야기라도 하듯이 사람의 발걸음 없이 절로 숨쉬고 있었다. 지구의 오직 한곳 인간이 파괴한 곳을 자연 스스로 치유한 공간이라는 환상과 함께 그러나 그곳은 사람의 의도와는 상관없는 휴전이라는 민족의 아픔을 같이 하는 반증의 공간이기도 한 비무장 지대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철저히 단절되었지만 한순간 무너져서 하나가 될 것만 같은 상상의 공간, 현실은 경계의 자연 지금의 시간이 우리에게 주는 가치를 생각해봐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들면서 발길을 돌렸다. 

교사로 살아온 10년은 교육이라는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았다면 이주간은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녹색연합에서의 짧은 시간동안 느낀 점은 앞으로 계속 되어질 개발과 보존의 간극 속에서 우리가 취해야 할 가치는 어떤 것이야 할지에 대한 고민과 미리 빌려 쓰는 지구에서 물려받아야 할 후손들에게 그 가치를 어떻게 설명해 내야 할지가 숙제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생각들을 잘 갈무리하면서 터전으로 돌아온 마음은 아이들과 생태적 감수성을 어떻게 느낄 것인가? 와 생명순환고리를 어떻게 잘 연결하며 살아 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계속 해야 할 때이다. 환경만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가치를 이야기할 수 있었던 시간이다. 세상의 평화를 위해서는 행동해야 한다. 
지금여기 내가 선 자리에서…. 

글 남봉림 / 녹색연합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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