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정전협정 67년, 이제는 평화협정으로

2020.07.27 | DMZ


[논평] 정전협정 67년, 이제는 평화협정으로

정전협정 67주년 비무장지대에서는 여전히 긴장과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세계에서 정전협정이 이토록 오랫동안 지속된 경우는 한반도가 유일하다. 정전협정은 한반도 내에서 전쟁을 막기 위한 유일한 법적 근거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하지만  종결되지 않은 전쟁과 불완전한 평화라는 점에서 한계를 갖고 있다.

정전협정과 함께 남과 북은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비무장지대를 설정하였다. 그러나 67년 동안 전쟁을 유보한 상황은 변함이 없다. 정전의 역사는 정전협정 위반이라는 말로 대신할 수 있다. 남과 북 모두 군사분계선이라는 마지노선만 건드리지 않았을 뿐 정전협정의 각 조항을 무수히 위반했다. 심지어 비무장지대 내 GP 설치로 비무장지대의 영역조차 줄어들고 말았다. 그리고 비무장지대는 중무장지대로 변해 있다.

2018년 판문점선언과 9.19군사합의로 남과 북은 각각 비무장지대의 GP 10개소를 철거했다. 하지만 그것뿐이었다. 비무장지대의 군사적 긴장을 완화시킬 추가적인 조치와 평화 지대화의 진전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여전히 비무장지대 안에는 GP가 운용되고 있으며, 남과 북의 청년들은 국군과 인민군으로 서로 대치하고 있다. 대치라는 긴장 상황은 핵무기와 대량살상무기, 대규모 군사훈련 등 막대한 군사비용의 허비로 이어지고 있다.

4.27판문점 선언에서는 남과 북이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지난달 16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파괴되는 등 남북관계는 교착상태를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평화협정은 여전히 요원하다. 남과 북은 비핵화, 전단살포 금지 등 그 밖의 모든 선언 내용을 이행해야 할 것이다.

평화협정은 여러 가지 대안 중 하나의 선택 사항이 아니다. 비무장지대의 긴장과 대치를 해소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열어줄 유일한 담보이자 실천이다. 평화협정을 통하지 않은 통일은 일방이 일방을 흡수하는 비극적 통합일뿐이다. 남과 북, 정부와 민간 모두 평화협정을 체결하기 위한 실질적인 노력에 나서야 할 것이다.

나아가 평화협정으로 가는 과정도 평화로운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생명의 보고이자 분단의 상흔을 담고 있는 비무장지대는 세계유산이자 인류 공동 유산의 가치를 담은 곳이다. 더 이상 비무장지대를 훼손하는 난개발은 일어나서는 안 될 것이며, 있는 그대로의 비무장지대를 미래세대에게 고스란히 물려주어야 할 것이다.

2020년 7월 27일
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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