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온실가스 배출 급증…이유는 뻔하다

2014.11.12 | 기후위기대응

[온실가스배출 ①] 상위 20개 기업이 국가 전체 배출량의 약 50% 차지

2015년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시행을 앞두고 정부와 산업계, 환경단체 간에 시각차가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에너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국내 산업·발전 부문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줄여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면서도 그 시기와 방법에 대해서는 다른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배출권거래제라는 하나의 온실가스 감축 수단에 매몰돼 어떻게 하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을지에 대한 발전적인 논의는 실종됐다. 이에 1)국내 산업·발전부문 온실가스 배출 현황과 문제점 2)산업부문 온실가스 감축 정책 비교 3)지속가능한 국내 산업구조를 위한 과제 등 3회에 걸쳐 국내 산업부문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 기자 주

국내 주요 산업·발전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이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 국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이 2007년에서 2011년까지 연평균 3.1% 증가하는 동안 국내 온실가스 다배출 대기업 10곳의 배출량은 연평균 5.7% 늘었고, 상위 10개 발전·에너지기업은 연평균 6.9% 급증했다.

국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에 비해 주요 20개 기업의 배출량이 매년 많게는 2배 넘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2011년 온실가스 배출 상위 10개 대기업의 배출량은 1억5629만 톤, 상위 10개 발전·에너지기업은 약 2억2176만 톤으로, 이는 국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각각 22.4%, 31.8%에 이르는 양이다.

산업부문의 전체 에너지소비 중 전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2년 기준 약 16%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산업과 발전부문의 온실가스 배출 상위 20개 기업이 국가 전체 배출량의 약 50%에 이르는 다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이들 20개 기업의 온실가스 감축 실적에 따라 국가 온실가스 감축의 성공과 실패가 좌우된다고 할 수 있다.

포스코 배출량 1위, 현대제철 증가율 1위

 

1

2013년 온실가스 배출 상위 10개 기업을 살펴보면, 포스코가 7164만 톤으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고, 같은 철강업종인 현대제철(1620만 톤)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뒤 이어 시멘트업종인 쌍용양회와 동양시멘트, 정유업종인 S-Oil과 GS칼텍스, SK에너지, 석유화학업종인 엘지화학, 반도체·디스플레이·전기전자업종(이하 반디전)인 엘지디스플레이, 삼성전자 순으로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했다.

이 중 현대제철의 온실가스 배출 증가율은 연평균 22.8%, 2007년 대비 2013년 증가율은 243.5%로 크게 증가했고, 엘지디스플레이(연평균 14.1%), GS칼텍스(연평균 8.3%), 삼성전자(연평균 4.6%)가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한국남동발전 배출량 1위, 포스코에너지 증가율 1위

 

2

2013년 발전업종 온실가스 배출량 상위 10개 기업은 한국남동발전이 1위로, 5152만 톤을 배출했고, 한국동서발전(4320만 톤), 한국남부발전(4122만 톤), 한국중부발전(4029만 톤), 한국서부발전(3910만 톤) 등 한국전력 발전자회사들이 뒤를 이었다.

민간발전회사인 포스코에너지가 1104만톤을 배출해 6위를 기록했고, 현대그린파워(846만 톤), 한국지역난방공사(493만 톤), 한화에너지(365만 톤), 한국수력원자력(329만 톤) 순이었다.

포스코에너지의 배출 증가율은 연평균 34.9%, 2007년 대비 2013년 증가율은 501.4%로 크게 증가했고, 한국수력원자력(연평균30.5%), 한국지역난방공사(연평균 19.2%), 한국남동발전(연평균 6.3%), 한국중부발전(연평균 5.8%)이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효율성 지표인 온실가스 원단위는 지지부진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는 생산량과 매출액의 증가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온실가스 원단위[온실가스(톤)/매출액(백만원)]로 비교 분석할 필요가 있다. 또한 업종에 따라 온실가스 원단위에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동일 업종 간 기업들을 비교해야 한다.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와 각 기업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기업공시 자료를 분석해보면, 철강업종인 포스코의 온실가스 원단위는 2008년 2.4에서 2013년 2.35로 소폭 개선됐고, 현대제철은 2008년 0.44에서 1.26으로 대폭 악화됐다.

시멘트업종인 쌍용양회는 10.24에서 8.23으로, 동양시멘트는 16.6에서 12.49로 원단위가 개선됐다. 정유업종인 GS칼텍스와 S-Oil, SK에너지는 정체되거나 소폭 개선됐으며, 반디전 업종인 엘지디스플레이는 소폭 악화, 삼성전자는 소폭 개선된 상황이다.

발전·에너지업종인 한국남동발전, 한국남부발전 등 5개 한전 자회사들의 온실가스 원단위는 소폭 개선됐고,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소폭 개선, 한국수력원자력은 2007년 0.11에서 2013년 0.52로 크게 악화되고 있다.

민간발전회사인 포스코에너지는 2007년 2.21에서 2013년 3.81로 악화됐고, 현대그린파워는 2012년 대비 2013년 소폭 개선, 한화에너지는 2010년 12.53에서 2013년 8.25로 개선됐다.

이처럼 온실가스 다배출 기업들의 온실가스 원단위는 일부 업종과 기업을 제외하고는 정체 내지는 악화된 모습이다. 향후 업종별 기업별로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온실가스 원단위를 개선할 수 있는 기술 및 정책개발이 시급한 시점이다.

급증하는 국내 산업부문 전력소비가 문제

그렇다면, 산업부문에서 에너지소비를 줄여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실마리를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산업부문 최종에너지소비는 2000년~2012년 기간 동안 연평균 3.6% 증가했고, 2012년 전체 최종에너지소비의 61.7%나 소비했다. 특히 같은 기간 전력소비량은 연평균 5.4% 크게 증가했고, 전체 전력소비의 53.4%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의 전력소비는 주요 선진국에 비해 매우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산업부문의 증가율과 비중이 매우 높다.

2000년~2011년 기간 동안 한국의 산업부문 전력소비 연평균 증가율은 3.86%로, 미국(-2.35%), 프랑스(-1.24%), 영국(-0.8%), 일본(-0.73)의 전력소비가 오히려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2011년 주요국 전력소비의 부문별 비중을 비교해보면, 한국의 산업부문 전력소비 비중은 50.8%로, 독일(42.6%) 일본(33.3%), 영국(31.8%), 프랑스(26.4%), 미국(23.1%)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임을 확인할 수 있다.

산업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세계 주요국가에 비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산업 부문 전력소비를 어떻게 줄일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 할 수 있다.

비효율적인 산업 전력소비를 줄여야

 

3

2001년에서 2010년까지 제조업 설비별 전력소비량의 변화를 살펴보면, 동력용의 경우 감소하거나 정체된 반면, 요/로/오븐용과 가열/건조 공정의 경우 전력소비량이 급격하게 증가했다.

특히 가열/건조용 전력소비량은 2001년 17.8TWh에서 2010년 70TWh로 약 4배 가까이 급증했다. 가열/건조 공정은 정밀 주조 같은 공정과 달리 저급 에너지원 즉 유류나 석탄 등의 연료로도 충당 가능한 열수요로서, 이 공정의 급격한 전력화 추세는 국가적으로 비효율적인 소비구조의 고착화를 의미한다.

이런 비효율적인 구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1차 에너지원에 비해 2차 에너지원인 전력가격이 싼 ‘비정상적인’ 현재의 전력요금 체계를 개편하고 가정용 및 상업용에 비해 싼 산업용 전기요금을 ‘정상화’해야 한다. (관련기사: 전력수급위기? 전력다소비산업이 문제)

그래야만 산업부문의 전기소비량 증가가 전기를 더 많이 생산하기 위해 발생하는 발전업종의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막을 수 있다.

*오마이뉴스에 연재됩니다.

관련기사 보기

녹색연합의 활동에 당신의 후원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