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펜하겐은 지금 ⑩] 캐나다 타르샌드 개발로 신음하는 캐나다 원주민들
‘유엔 기후변화협약 제15차 당사국 총회(UNFCCC COP15, 이하 COP15)’가 12월 7일부터 18일까지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립니다. 21세기 인류가 직면한 최대 과제인 기후 변화 문제를 논의하는 COP15는 사실상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회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오마이뉴스>는 녹색연합과 공동으로 ‘코펜하겐은 지금’이라는 현장 기획 기사를 출고할 예정입니다. 녹색연합은 4명의 활동가를 현지에 파견했습니다. |
캐나다에서 타르샌드 개발이 확대되면서 캐나다 원주민들의 삶이 밑바닥부터 흔들리고 있다. 이들은 석유 자체를 ’레드오일(RED-OIL)’ 이라고 부르고 있다. ‘피’와 맞바꾼 ‘석유’라는 의미이다. 캐나다 중서부 앨버타주의 아타바스카(Athabasca)강 유역을 따라, 타르샌드 채굴장이 밀집해 있다. 그 지역은 크리(cree)족과 혼혈 인디언들의 삶의 터전이기도 하다.
타르 샌드 기가 프로젝트(Tar Sands Giga Project)
타르 샌드는 모래와 흙 등이 정제되지 않은 중질 원유와 섞여서 혼합된 상태의 물질을 말한다. 이를 채굴해서 고온으로 정제하면 석유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대량의 물이 필요하고, 정제과정에서 독성물질과 온실가스가 발생한다.
올림픽 수영장 40만개의 물을 채워
타르샌드로 석유 1배럴을 추출하기 위해서는 2~4.5배럴의 물이 필요한데, 2007년 캐나다 앨버타 주에서만 약1,195억 갤런(약 4500억 리터)의 물이 석유 추출을 위해 소비되었다. 이 중 약 82%에 해당하는 양이 아타바스카 강에서 뽑아낸 것이었다.
관련 산업계는 타르샌드 개발을 위해서 2010년까지 80억톤의 모래를 채취하고, 약 10억 m3의 물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한다. 올림픽 수영장 40만개를 가득 채울 수 있는 물의 양이다. 캐나다의 앨버타 지역은 사우디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로 매장량이 많은 곳으로 새로운 개발계획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생산된 석유의 대부분은 파이프라인을 통해 미국으로 향한다.
미국의 에너지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캐나다 원주민들이 고통을 감내해
미국은 증가하는 에너지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타르샌드 오일까지 수입하고 있다. 미 에너지부는 캐나다로부터 수입되는 오일량을 비축하기 위해 앨버타 주에서 미국 미네소타 주를 거쳐 위스콘신과 시카고에 있는 정제소까지 이어지는 엄청난 규모의 파이프라인을 건설했다. 이러한 타르샌드의 대대적인 개발로 인해 캐나다 원주민 부족들은 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칩페완 지방 보건국(Nunee Health Board Society of Fort Chipewyan)”에 따르면 앨버타 지방 정부와 캐나다 연방 정부가 타르샌드가 개발되는 원주민 주거지역에서 독성물질이 발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은폐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끊임없이 증가하는 에너지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서 힘 없고 죄 없는 사람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원주민들에게 타르샌드로 인한 석유채취개발이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 놓이게 만드는 문제라면, 미국인들에게 석유는 무슨 의미일까. 아마 편안함과 불편함의 차이 정도 아닐까.
글 : 손형진 (녹색연합 기후에너지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