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영기] 106일 간의 번영기 활동, 그 마지막 날!

2019.09.23 | 기후위기대응

6월 초여름에 시작한 번영기 (“번역쟁이와 영화광의 기후이야기”)가, 가을 바람 시원한 9월에 마무리 모임을 가졌습니다. 전 세계 기후행동주간 (9/20~27)을 맞아 한국에서도 대대적인 행진이 예정된 <기후위기 비상행동>날이라 더욱 뜻깊었는데요.

 

 

우선 여느 때와 다름 없이 녹색교육센터에서 모임을 가졌습니다. 아쉽게도 모든 참여자가 함께하진 못했지만, 마지막까지 정확한 번역 작업을 완성하고자 애쓰며 드디어 대본 마지막 줄까지 번역을 마쳤습니다.

 

 

모임을 마무리하고, <기후위기 비상행동>에 함께 하기 위해 각자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담아 피켓을 만들었는데요, 집에서부터 미리 피켓을 만들어 오신 참여자분들도 계셨습니다~!

 

 

드디어 <기후위기 비상행동> 행진이 시작 되었어요. 5천여 분의 참가자들과 함께, 번영기도 처음부터 끝까지 즐거운 마음으로 행진을 했습니다. 종로 차도 위에 누워 사이렌과 새소리를 들으며 다이-인 (Die-in) 퍼포먼스를 할 때는 가슴이 울컥 하기도 했어요.

마지막 모임이니만큼, 그냥 헤어질 수 없어 인사동에 있는 채식식당에서 뒤풀이를 했어요. 다들 아쉬운 마음에 거의 4시간 동안이나 자리가 이어졌습니다.

이제는 번역 검수와 자막 편집 작업을 거쳐 상영회의 결실만을 남겨둔 번영기.

11월 23일 토요일 오후 두시, 종로 인디스페이스 (서울극장 내)에서 상영회가 진행됩니다! 106일 동안 번영기가 열심히 번역한 <How To Let Go Of The World And Love All The Things Climate Can’t Change>를 한국어 자막으로 감상할 수 있는 첫 번째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그리고 번영기 모임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피빈을 통해 후원해 주신 865분의 시민 여러분, 정말정말 감사 드립니다. 상영회 때 직접 만나뵐 수 있길 기대할게요~

그럼 단 한 번을 제외하고 번영기 모임에 모두 출석하신 참여자 임경인 님의 후기를 공유하며 이만 마무리 할게요.

 

“다른 때 같았으면 책거리 하는 분위기를 타며 좀 느긋했을 테지만 오늘은 번영기 모임 이후 있을 집회 때문에 조금 흥분이 되었다. 사무실은 오늘도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그냥 녹색이었다. 늘 먼저 오시는 분이 오늘도 먼저 오셔서 인사를 한다. 그 분도 녹색 일색이다. 마지막 번역 분량은 유 선생님의 배려로 이미 적게 조정되어 있었고 우리는 좀 늦게 도착하신 분들과 함께 수월하게 작업을 마칠 수 있었다.

일곱 번에 걸쳐 만들어지고 있었던 그것은 무엇이었을까? 그냥 한글로 바뀐 자막인가? 영화를 감상하게 될 관객들에게 돌아갈 선물인가? 아니면 번역에 참여해 온 우리들 각자의 마음 속에서 자라나기 시작한 그 무엇인가? 마지막 세션이 끝났지만 우리 중 아무도 끝났다는 말을 하며 박수를 치고 일어서는 분은 없었다. 마음 속에 이미 준동되어 뛰고 있는 것들이 아직 한참을 더, 아니면 정말 오랫동안 계속될 진행형이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혜화역 부근으로 이동을 했을 땐 이미 많은 사람들이 운집해서 기후위기 집회를 진행하고 있었다. 지나치는 얼굴들이 어디서 본 듯 익숙하고 친근하다. 내가 슬슬 동화되는 중이란 걸 느끼게 된다. 촛불 집회 이후 오랜만에 난 다시 사람 곁으로 와있다. 걸으며 외치며 내가 번역한 영화의 광경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다.

보신각 앞 도로에서의 다이-인 퍼포먼스. 빌딩과 공간을 나눠 쓰느라 하늘이 좀 협소했지만, 얼마 만일까 이 정도의 짧은 시간이나마 하늘을 향해 눈을 맞춘 것이. 지나가는 버스소리, 워키토키 소리가 서서히 누그러지고 난 내 등에 붙은 아스팔트 아래에 누워있을 그 땅을 생각했다. 온통 녹색이었다.

행사가 끝나고 마무리를 위해 들어간 식당. 번영기 활동을 시작한 이후 처음이었던 저녁 식사여서 무척 반가웠다. 온통 지식과 논리가 날아다니는 말 꽃 축제였다. 무거운 주제가 앞에 있었지만 모두 흔쾌했고 비관하지 않았다. 약하고 조금만 건드려도 깨질 듯한 이 관계가 나의 일차적이었던 무수한 지난 관계들을 넘어서고 있었다.”

 

글/정리 | 전환사회팀 유새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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