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특파원 7탄] 기후위기와 인권

2020.12.09 | 기후위기대응

🕵기후 특파원이 들려주는 세계의 기후 늬-우스🌏

녹색연합과 함께 하며 해외의 기후위기 관련 자료 번역을 도와주시는 고마운 시민분들, ‘기후 특파원‘이 올해 마지막으로 가져온 일곱 번째 소식은 기후위기와 인권에 관한 내용이에요. 혹시 “기후위기와 인권이 도대체 무슨 상관?”이라고 생각하셨나요? 모든 사람이 기본적으로 보장 받아야 하는 권리를 기후위기가 어떤 식으로 침해하고 있는지, 세계 곳곳에서 이미 진행 중인 기후위기로 인한 인권 침해에 대한 소송 이야기, 장애를 가진 이들에게 더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기후위기… 이번 늬-우스를 읽으며 함께 알아 보아요.

인권은 (국가에) 기후변화를 완화시킬 의무를 부과한다

인간의 권리를 위협하는 기후변화에 대해서 국가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능동적으로 대처할 의무를 지닌다. 독일 등 몇몇 나라에서는 불충분한 기후변화 대응을 근거로 국가를 상대로 한 법정 투쟁이 이미 시작되었다.

“기후변화는 세계적으로 보장되어 있는 다양한 인권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가(의무 담지자)는 이 기후변화의 충격을 방지하거나 바로잡기 위한 적절한 방법, 즉 기후변화를 늦추고 인권 담지자인 국민이 기후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필수적인 능력을 보유하도록 하는 방법을 능동적으로 제시할 의무를 가진다.”

–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 ‘인권과 기후변화의 이해’

국가가 인권을 단지 존중하는 것을 넘어서 보호하고 실현할 의무를 가진다는 점은 이제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따라서 국가가 나서서 직접적으로 국민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더라도 제 3자에 의해 국민의 권리가 침해되는 것을 국가가 보호하지 못하면 그것은 원칙적으로 인권의 침해에 해당된다. 유엔의 사업 및 인권지침서에 따르면 국가는 경제행위자의 위협으로부터 인권을 지킬 의무가 있으며 경제행위자는 인권을 존중할  의무가 있다. 만약 경제행위자의 행동으로 인해 인권이 침해되는 경우 이에 대해 보상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

따라서 다양한 인권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하는 기후변화에 대해서, 국가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능동적으로 대처할 의무를 가진다. 국가는 인권에 미칠 악영향을 가능한 방지해야 하며 모든 국민이 가능한 최선의 방법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018년, 독일 기후 소송의 해

2018년은 세계인권선언 70주년을 기념하는 해임과 동시에, 한 세기에 한 번 올까 말까한 뜨거운 여름이 불러온 극심한 폭염과 가뭄이 독일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일광욕 애호가들조차 힘들게 만든 한 해였다. 더불어, 기후 소송을 통한 운동이 기후변화에 대응한 투쟁의 새로운 방안으로 등장한 해이기도 하다. 독일의 관점에서 2018년은 기후소송의 해였다. 2018년 봄, 독일의 한 가족을 포함하여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은 시민들이 유럽 연합의 불충분한 기후정책을 들어 유럽 일반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10월에는 농부들과 그린피스가 독일 정부를 상대로 기후 목표 달성 실패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한 달 후, 한 원고인 연합은 연방헌법재판소에 위헌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 소송 내용을 보면 기후변화 소송에 인권이 어떻게 발동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어 그 내용을 여기에 간략히 소개한다.

유럽 연합, 케냐, 피지에 살고 있는 일반 가족들이 유럽 연합 의회와 이사회를 고소했다. 유럽 연합이 약속한 2030년까지 유럽 내 온실가스 배출 40% 감축 목표도 많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들의 기본권 (생명권, 건강권, 재산권, 직업 선택의 자유권)이 현 유럽 환경 정책에 의해 침해 받는다고 주장한다. 현 정책의 시급한 수정과 파리협약에 상응하는 더 많은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요구하고 있다.

시민 기후 소송 (People’s Climate Case)

유럽 연합, 케냐, 피지에 살고 있는 가족들이 유럽 연합 의회와 이사회를 고소했다. 보다 야심찬 기후변화 완화 목표를 시행시키려는 목적에서였다. 유럽 연합은 2030년까지 유럽 내 온실가스 배출을 40%까지 감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소송을 제기한 가족들은 기후변화 위협으로 부터 자신들을 지키기에 유럽의 감축목표가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또한 이들은 자신들의 권리가 이미 침해당했다고 강하게 주장한다. 이들 중 일부는 폭염과 가뭄, 산불과 사막화 위험으로부터 영향을 받았고, 다른 이들은 해수면 상승과 폭풍, 해일 등으로 생계를 잃을 수도 있는 상황에 처해 있다. 이들은 40% 감축 목표가 위법 판정을 받아 폐기되는 한편, 유럽 연합과 의회에게 더 높은 단계의 감축 목표 의무가 지워지길 원한다. 

또한 이들은 기후변화 영향에 따른 잠재적 피해를 유럽 연합이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청구인들의 주장은 유럽연합 기능에 관한 조약 제191조에 법적 근거를 두고 있는데, 제191조는 기후변화 대응이 유럽 연합의 환경 정책 목표 중 하나임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청구인들은 국제관습법과 유럽인권협약 또한 적용하고 있다. 이들은 유럽의 현재 기후 정책이 그들의 기본권, 즉, 생명권, 건강권, 재산권, 직업 선택의 자유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온실가스 배출과 기후변화 간의 인과관계를 고려할 때, 유럽 연합에 온실가스 배출을 규제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기후변화의 피해와 위협은 이미 현실이 되었기 때문에, (기술적, 경제적으로 실현 가능한 규모 내에서 온실가스 배출이 최대한 감축되어 왔음이 납득되지 않는 한) 더 이상의 온실가스 배출은 위법이라고 그들은 또한 이야기한다. 이들은 40% 이상의 배출량 감축이 실현 가능하다고 주장하면서, 2030년까지 50-60% 감축이 가능하다는 연구 논문들을 제시한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현재의 감축 목표가 파리협약 달성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파리협약은 지구 기온 상승폭을 2℃ 이내로 제한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이후 발표된 ‘1.5℃ 목표에 대한 IPCC 특별 보고서’는 2℃ 제한 목표 또한 시급히 수정되어야 함을 분명하게 강조하기도 했다.

아래 글은 위에서 소개한 ‘시민 기후 소송’이 유럽 일반법원에서 기각된 후, 원고인들이 항소를 하며 제시한 항소 근거 요약문 입니다.

‘시민 기후 소송,’ 유럽 재판소에 항소

2018년, ‘시민 기후 소송’은 유럽연합 의회와 이사회를 상대로 유럽연합이 2030년까지 탄소 배출을 1990년 대비 40% 수준으로 감소하기로 한 목표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충분하지 않다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유럽 일반법원은 절차상의 이유로 사건을 기각하였다. 이에 ‘시민 기후 소송’은 다음과 같은 근거에 기반해 항소하였다.

항소 근거:

원고는 특히 다음과 같은 법적 근거에 의거해 항소한다.

1. 유럽 일반법원은 개별적 우려의 조건을 해석함에 있어 실수를 범하였다. 더 많은 이들이 유럽 연합 법령의 영향을 받을 수록 그들의 유럽 법원 내 사법적 접근권은 더욱 제한되는 것으로 해석했기 때문이다. 이는 기본권의 근본 원리, 즉 ‘모든 개개인을 보호하기 위함’이라는 근거에 모순된다.

2. 재판 청구권 인정 여부에는 사안의 중대성이 반영되어야 한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무시함으로써 법을 위배하였다. 이는 기후변화가 원고에게 미치는 실존적인 영향을 간과한 것이다.

3. 유럽 일반법원은 오루후스 협약의 효과를 무시하였다. 2017년, 오르후스 협약 준수위원회는 유럽 법원이 환경 문제에서 개인 및 NGO의 사법 접근을 제한함으로써 오르후스 협약의 ‘사법적 접근권 조항’을 위반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그럼에도 유럽 일반법원은 이를 무시한 채 원고 가족들과 사미(Sami)족 청소년 협회의 사법적 접근권을 차단하는 판결을 다시 한 번 내린 것이다.

4. 유럽 일반법원은 원고가 유럽 연합의 제정 법률에 이의를 제기할 다른 수단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함으로써 법을 위배하였다. 하지만 원고 가족과 청소년들은 다른 방법, 즉 유럽 연합 회원국 법원을 통한 소송이나 ‘유럽 연합 기능에 관한 조약’ 제277조에 의거한 조치 등을 통해 유럽 연합의 2030 기후 목표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5. 유럽 일반법원은 법원에 가처분 (이는 현재의 기후변화 관련 피해를 중지하라는 법원의 명령을 뜻함)신청 시 원고가 개별적 우려 기준 또한 충족해야 함을 명시함으로써, 법을 잘못 해석하고 법적 근거 없이 규정을 도입했다. 가처분 신청에 있어서 직접적이고 개별적인 우려 기준이 필수적으로 적용되어야만 한다는 법원의 주장은 ‘유럽 연합 기능에 관한 조약’에 어긋난다. 법원의 논거는 또한 현재의 피해에 근거한 가처분(원고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그들의 삶과 생계에 발생한 현재의 피해에 대해 주장한 바와 같이) 신청에 유럽 사법재판소가 적격 판정을 내려 온 사실을 무시했다. 

6. 항소인들은 또한 스웨덴의 사미(Sami)족 청소년 협회가 NGO로서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요건을 충족한다는 이유로 재판을 거절한 유럽 일반법원의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 개별 회원들이 가진 이해의 집합을 대변하는 협회는 유럽 법원에서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사미(Sami)족 청소년 협회인 사미노라(Sáminourra)는 본 조건을 충족한다. 게다가 사미노라와 같은 협회들은 구조적인 독특함을 지녔는데, 이들은 개별 구성원이 가진 이해의 합 그 이상을 대변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공익을 추구하며, 본 소송에선 사미의 문화가 바로 그것이다.

기후변화의 영향을 지나치게 더 많이 받는 장애인들

장애인은 기후 불평등에 내몰려 있다. 하지만 그들의 권리를 위한 해결과 그들의 목소리를 기후변화 해결을 위한 행동에 동참시키면, 보다 의미있는 해결책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유엔 인권 고등판무관 사무소, 2020년 7월 24일

기후변화와 관련해서,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다른 이들보다 그 영향을 지나치게 더 많이 받는데, 가장 큰 이유는 장애인들 대부분이 빈곤 상태에 처해있기 때문이라고 유엔인권판무관 나다 알-나시프는 말했다.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기후변화에 대해 불균형적으로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그들의 목소리가 기후변화 대응 행동에 반영되어야 한다. 정책의 수혜자이자  결정권자로서 그들의 우려를 받아들이고 대응해야 한다”고 알-나시프는 인권이사회에 말했다.

그는 기후변화의 맥락에서 장애인들의 권리에 대한 토론회에서 발언했다. 위원회는 전문가들과 회원국들을 모아 장애인의 인권 보호를 위한 기후 행동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중략)

유엔 인권 보고서는 빈곤, 낙인, 차별 3가지가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기후변화 영향에 노출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설명한다. 국제 장애연맹을 대표하여 참석한 드보라 이유테 오유는, 장애인이 겪는 부정의 사례는 너무나 빈번하며 이러한 국제적 (기후)위기는 오로지 불평등을 극명하게 드러내 보여줄 뿐이라고 말했다.

오유는 “기후변화는 우리(장애인)가 겪는 고난의 주요 요인이 아니다. 오히려  매일의 삶에서 경험하는 사회로부터의 배척, 권리 부정, 법적 보호의 부재가 주요 요인이다. (기후변화) 해결책은 장애인이 받는 사회적 부정의와 차별, 불평등의 근본 원인에 반드시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수어로 이야기 했다.

(중략)

어떠한 기후변화 행동이든, 기존의 사회적 부정의를 강화하는 쪽이 아닌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의 존엄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맥길대 법학부 세바스챤 조도엉 조교수는 말한다. 예로, 대중교통 시스템의 발전은 탄소 배출을 감소시키기 위한 주요 해결책으로 많은 나라들에서 이야기 되지만, 많은 경우 대중교통 시스템은 신체적 움직임이 자유롭지 않거나 시각 장애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접근이 어렵다. 대중교통의 접근성을 높인다면 보다 다양한 이들에게 혜택이 주어질 것이라고 조도앙 교수는 지적했다.

조도앙 교수는 “장애인에게 힘을 실어주고 장애인의 권리⋅생각⋅관점 등을 더 의미있게 반영함으로써, 장애인권 접근법은 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사는 기후 해결책을 만들어 낼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도 기후위기로 침해 받는 인권에 대한 목소리를 조금씩 내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11월 26일, 녹색연합이 인권, 법률, 청소년 단체 등과 함께하는 ‘기후위기 인권그룹’은 <기후위기로 인한 인권침해 증언대회>를 열었는데요. 기후변화로 인해 점점 더 덥거나 추운 날씨 속에서 야외 노동을 해야하는 건설노동자, 기후변화 시대에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에 대한 과제를 던져준 석탄발전소 노동자, 냉해로 인해 농업 수확량이 줄어 작물을 바꿔야만 했던 경북의 농부,
기후변화로 인해 미래가 없을 것 같다고 말하는 청소년 등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어요.

‘기후위기 인권그룹’은 인권침해 사례를 더 모아서, 기후위기로 인한 인권침해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할 계획입니다. 12월 11일 (금)까지 진정인을 모집하고, 16일 (수)에 진정서를 접수하며 기자회견을 열 예정인데요. ‘나도 기후위기로 인한 인권침해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진정인이 되실 수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다음 링크를 통해서 <증언대회> 영상도 보고, 진정인으로 참여해 보세요.

기후위기로 인한 인권침해 사례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인 참여하기 http://www.greenkorea.org/notice/85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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