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로 기후변화를 막는 법

2009.12.04 | 기후위기대응

야구경기 좋아하시나요? 올해 한국시리즈에서는기아 타이거즈가12년 만에 우승을했습니다. 야구장에가면 초록의 잔디와파란 하늘, 경기에 최선을다하는 선수들의모습을 볼수 있지요. 그런데 야구를통해서도 기후변화를막을 수 있다는걸아시나요?

한국시리즈가 끝나고준우승을 한 SK가 인천문학경기장을 ‘그린야구장’으로바꾼다고 합니다. ‘그린 문학구장’계획을 보면굉장합니다. 빗물을모아 잔디를 관리하고, 외야석 지붕과주차장에 456kW 규모의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합니다. 바비큐존에서는 태양에너지를이용해 요리를하고, 그린홈런 존에 들어오는홈런 1개당나무 한그루를 심는다고합니다. 자전거를타고 경기장을 찾는팬들에겐 입장료를할인해주고, 전기자동차도도입합니다. 심지어야구장에 신재생에너지체험관을 설치하고, 선수들은 버려진페트병을 재활용한섬유로 만든‘그린 유니폼’을입는다고 합니다.

SK구단은 이아이디어를 제안해인천시와 에너지관리공단으로부터예산을 지원받기로 했습니다. 내년이 되면인천 문학경기장을 방문하는야구팬들은 자연스럽게에너지와 기후변화에대해 생각해볼 수있는 기회를 갖게되는 것이지요.

일본 프로야구팀들은우리보다 먼저야구경기를 통해온실가스를 줄이는실천을 하고있습니다. 도쿄돔에는“야구의 힘으로온난화 스톱(STOP)!”이라는 현수막이붙어있다고 합니다. 야구선수들이 야구를통해 온실가스를 줄이려면어떻게 해야할까요? 바로야간경기 시간을단축시켜 조명에너지를절약하는 겁니다. 이걸 실천하기위해 일본 야구선수들은공수 교대도 빨리하고, 투수들도 주자가없으면 빨리공을 던진다고 합니다. 실제로 2008년일본의 프로야구팀들은평균 야구경기 시간을 6분 줄였다고합니다. 그런가하면 미국 뉴잉글랜드패트리어츠(NFL)팀은야구장의 사용전력을 풍력발전기를통해 모두 충당하고있습니다. 화석연료가아닌 깨끗한 녹색에너지를사용하는 것이지요. 한국야구위원회도 ‘그린베이스볼’ 공청회를열 준비를 하고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야구장에도녹색바람이 불고있습니다.

한편으로 걱정이되는 곳도 있습니다. 광주와 대구의프로야구 경기장은낡은 야구장을 허물고돔구장을 만든다고합니다. 돔구장은건설비용도 많이들지만 에너지를너무 많이 쓰게됩니다. 여름에그 큰 공간을어떻게 냉방할건지, 낮에도조명을 켜고야구를 하는것이 상상이 안됩니다. 무엇보다야구장에 가면초록의 잔디와탁 트인 파란하늘을만끽하는 것이묘미중의 하나입니다. 일반 야구장은비오는 날경기는 못하지만그것 때문에 야구장에서바라보는 파란하늘과시원한 바람을포기하고 싶지는않습니다.

저는 우리나라의모든 야구장이 경기를통해 경쟁도 하지만누가 더 야구장을녹색으로 만들것인가를 가지고도경쟁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서울잠실야구장도 ‘녹색야구장’으로변신했으면 좋겠습니다. 구단, 선수, 야구팬들이 모두힘을 합쳐 전국방방곡곡의 야구장을기후변화와 에너지절약을 직접실천할 수있는 공간으로 만들어가는것은 정말 멋질것 같습니다.

이유진 (녹색연합 기후에너지국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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