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환경부, 말 뿐인 서식지 관리정책

2019.06.09 |

 

환경부, 말뿐인 서식지 관리 정책

지리산 반달가슴곰 적정 개체수 넘었는데도 도입 방사 계속

개체 도입 중단하고 서식지 안정화 우선되어야

 

 

반달곰이 또 난리다. 세 번의 탈출 끝에 경북 김천 수도산에 서식지를 개척했던 KM-53 반달곰이 70km나 더 떨어진 금오산에서 발견됐다. 이틀 전인 6월 7일 탐방로를 따라 등반하던 등산객의 눈에 띄었다. 2017년 KM-53이 수도산에서 처음 발견된 것도 인근 현장에서 작업하던 노동자의 신고로 소재가 파악되었다. 이듬해 5월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도 상황은 같았다.

KM-53이 구미 금오산에서 발견되기 직전 6월 5일 국립공원공단 종복원기술원 문광선 복원기획부장은 “2004년부터 지리산에 방사한 곰은 총 60여 마리로 초창기에는 몇 마리가 되지 않아 다 추적을 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개체 수가 많아져 20마리 정도만 추적하고 있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 곰이 지리산을 떠나 다른 곳에 갔을 수도 있다 며 다른 곳에 간 것은 복원사업을 하는 쪽에서는 굉장히 반가운 일로 복원사업의 목적이 결국 지리산을 떠나 다른 서식지를 찾게 하는 것까지” 라고 밝혔다.

 

그러나 종복원기술원의 말과는 다르게 KM-53은 지리산을 벗어났다가 경북 김천 수도산에서 두 차례나 포획되어 한 달이 넘도록 철창신세를 졌다. 세 번의 탈출과 교통사고 끝에 수도산에 새로운 서식지를 만들 수 있었다.

또한 반달가슴곰은 공격성이 없다 해도 맹수다. KM-53이 추적장치를 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전 조치를 취하지 않고 등산객과 마주하도록 한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 지리산국립공원을 비롯해 우리나라는 정상정복형 산행 문화로 이용 밀도가 매우 높다. 언제든 곰과 등산객이 마주칠 수 있다. 지리산에는 약 64개체가 서식하고 있다. 이 중 20마리만 추적된다면 나머지 약 40마리는 어디서 무얼 하는 지, 언제 어떻게 사람들과 마주칠지 알 수 없다. 이번에 KM-53이 발견된 금오산은 지리산국립공원이나 수도산 보다 훨씬 작은 면적에 비해 탐방객이 많은 산이다. 당장 탐방객 유입을 통제하고 안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지리산국립공원 반달가슴곰 적정수용력 연구용역」(2017, 종복원기술원) 보고서 결과에 따르면 ‘현재 측정된 적정 개체 수를 앞으로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리산국립공원을 공간적으로 확대하여 반달가슴곰 적정 수용력을 유지하거나, 지리산국립공원 내 아직 완전히 행동권을 형성하지 않은 개체들을 다른 적절한 서식지로 옮기는 것이 필요하다.’ 고 밝혔다. 결국 지리산국립공원 내 서식지를 넓히거나 다른 곳으로 서식지 확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위 보고서에 따르면 지리산국립공원의 반달가슴곰 적정 개체 수는 64마리다. 현재 종복원기술원에서 파악하고 있는 개체만으로도 이미 적정 개체 수에 다다랐다. 지리산국립공원은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이곳에 살고 있는 반달가슴곰들은 분산될 수밖에 없다. 다른 반달가슴곰들이 지리산국립공원을 벗어나는 것은 시간문제다. 자신들의 입으로 서식지 확장과 안정화로 정책방향을 설정해 놓고 2019년에도 반달가슴곰의 도입과 방사를 멈추지 않고 있다.

 

녹색연합은 종복원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던 2004년부터 서식지 확보와 보전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그러나 환경부는 위기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임시 방편으로 상황을 모면할 뿐 근본적인 해결은 외면하고 있다. 반달가슴곰과 우리가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은 유일하다. 지리산국립공원의 고지대 탐방로를 폐쇄하고 예약탐방제로 전환하는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개체 늘리기가 아니다. 현재 있는 반달가슴곰들이 안정적으로 서식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

 

하나, 환경부는 일체의 추가 도입과 방사를 즉각 중단하라!

하나, 환경부는 서식지 확장과 안정화 방안 수립하라!

 

 

201969

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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