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산양을 만나다 – 산양전시회 이야기.

2014.12.24 | 산양

산양

 녹색연합이 집중적으로 지키고 있는 멸종위기종 야생동물, 산양입니다. 짧고 다부진 다리와 하늘을 향해 솟은 뿔. 이제는 익숙하시죠? 울진과 삼척의 험준한 산을 집으로 살아가는 산양이 서울에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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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멸종위기에 처한 산양이 깊은 산 속에 살아가고 있다고 말하고 싶어 전시회를 꾸리게 되었습니다. 서울에서는 처음으로 열린 산양전시회입니다. 도곡동에서 한 번, 홍대에서 한 번 시민들과 만났지요.

녹색연합은 지난 2012년부터 3년 간 무인카메라를 설치하고 산양 모니터링을 진행했습니다. 산양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살아가기 위해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 자료를 모았습니다. 이것을 이제 7-800개체밖에 남아있지 않은 산양을 지키기 위한 기초자료로 사용하고자 했습니다. ‘그 곳에 산양이 살고있어요. ’ 라고 말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거든요.

 

몇 년 동안 눈이오나 비가오나 그 자리에서 찰칵찰칵, 산양을 찍었던 성실한 무인카메라의 사진을 모아 시민들에게 소개해드리고자 산양전시회를 기획했습니다. 살아가는 것이 아닌, 살아내고 있는 산양의 삶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산양을 위한 마음으로 기꺼이 자원해주신 시민 기획단과 산양 전시회의 틀을 만들었습니다. 많은 작가들께서 산양의 모습을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참여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산양을 지키는 시민참여단 산양세이버즈도 모집했습니다. 중간에 살짝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결국은 이렇게 시민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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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번째 전시는 도곡동의 카페, 브라운핸즈에서 열렸습니다. 산양전시회에 관심을 가지고 공간으로 참여해주셨습니다. 1126일부터 12월 2일 까지 진행되었던 브라운핸즈에서의 전시는 산양의 위기를 그린 일러스트, 산양의 안녕을 바라는 만다라, 산양을 소개하는 웹툰, 무인카메라 사진까지. 산양이 첫 선을 보였던 자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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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전시는 홍대의 좋은자리 갤러리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차 한잔과 함께 조금 더 가까이서 집중적으로, 산양을 만날 수 있었던 자리였습니다. 또한 이 곳에서는 126, 하루 저녁 특별한 시간이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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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악산과 산양을 지키는 박그림 선생님의 산양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 있었거든요거짓말을 조금도 보태지 않고 갤러리가 발 디딜틈 없이 북적거렸습니다. 준비해놓은 의자가 모자라 서서 이야기를 듣는 분들도 계셨어요. 이토록 많은 이들이 산양 이야기를 듣고 싶어했던 그 날, 산양과 생명의 이야기와 더불어 산양 뿔, , 똥까지 만져보며 가까이서 산양의 흔적을 느낄 수 있었던 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아이들은 맨 앞에 옹기종기 앉아 산양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경청했지요. 이 아이들의 기억 속에 남을 산양은, 아이들이 자란 그 때도 여전히 그 곳에서 살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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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서쪽부터 동쪽까지 흐르는 노래, 서동요씨의 공연이 이어졌습니다. 가리왕산을 위해 만든 나무가 있네를 먼저 불러주셨습니다. 산양을 처음 접한 마음을 나누고 직접 만든 노래를 정성스럽게 불러주었습니다, 관객들의 앵콜 요청에 두 곡이나 더 들려주었지요. (글을 쓰는 저는 비흡연자이지만, ‘담배라는 곡이 제일 좋았습니다^^.) 박그림 선생님이 들려주신 산양이야기에 마음이 먹먹해졌다는 서동요 님, 조만간 산양 노래도 만드실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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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장을 찍습니다. 지장이 모이면 산양이 완성됩니다. 야생동물 보호활동을 응원하겠다는 서명입니다. 웹툰 <지구와 사람과 동물>에서 기부로 참여해 주신 산양 스티커도 보입니다. 산양이 수놓아진 목걸이 카드지갑도 있고요, 산양의 모습이 담긴 엽서도 있습니다. 산양을 기억하고 보호하기 위한 물품들입니다.

 

녹색연합 야생동물 담당 활동가는, 눈이 오니 산양이 먼저 생각난다고 합니다. 올 한해 8마리의 탈진, 폐사 산양을 발견했고 1마리를 치료 후 야생으로 되돌려 보냈습니다. 7마리의 산양 중 세 마리는 폐사, 두 마리는 사고사 했습니다. 그리고 한 마리는 구조했지만 이송 중에 죽었고, 또 다른 한 마리는 구조해서 치료 중에 죽었습니다. 산양의 최대 서식지에도 불구하고 산양을 치료할 곳이 없어 구조한 산양도 끝까지 구해내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녹색연합은 산양구조센터 건립을 꿈꾸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전시회를 통해 산양을 알고,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산양 구조센터 건립도 좀 더 빠르게 이루어질 수 있겠지요. 두 눈에 불을 켜고 감시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산양을 위협하는 밀렵꾼도 줄어들 수 있겠고요. 그렇게 되면 산양도 점점 늘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작은 산양전시회는 그런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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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산양을 만나지 못하신 분들은 1월을 기대해주세요. 1월 대학로 <책방 이음>에서의 전시를 남겨두고 있습니다. 15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됩니다. 산양을 만날 수 있는 기회, 달력에 꼭꼭 표시해두셨다가 잊지 말고 산양을 보러가시길 바랍니다. 

산양도, 그리고 여러분도 모두 안녕한 연말 보내시길 바라요. 메리크리스마스!

 

, 사진 평화생태국 이다솜

  

* 녹색연합 야생동물 담당 활동가가 깨알같이 적어내린 산양 이야기를 블로그에서 확인하세요. http://blog.naver.com/savethegoral

* 산양을 지키는 시민들, 산양세이버즈로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페이스북 그룹 : https://www.facebook.com/groups/488031124665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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