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천연기념물 산양 SOS, 주민이 지킨다

2015.02.23 | 산양

보도자료

천연기념물 산양 SOS, 주민이 지킨다

-민간차원에서 최초로 천연기념물-멸종위기동물 서식지 장기 모니터링

-지역 주민과 민간단체에서 약 50대의 무인센서카메라로 산양 생태 모니터링

– 국가 차원의 근본적인 산양 보호·관리 방안 마련 필요

– 주민참여형의 지속가능한 야생동물 보전 활동으로 나아가야

 

울진, 산양의 최남단 집단 서식지

산양(학명:Naemorhedus caudatus, 영명:Amur goral)은 동부 러시아에서부터 중국 북동부를 거쳐 한반도까지 서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700-800마리가 살고 있으며 그 중 비무장지대, 설악산 국립공원, 울진‧삼척 지역에서 100마리 이상 집단으로 서식하고 있다. 울진‧삼척 산양 서식지는 우리나라 산양의 최남단 집단 서식지이다. 이는 울진‧삼척 지역이 산양 집단 서식의 국제적 남방한계선임을 의미한다. 그래서 울진·삼척에 사는 산양은 자연사적 관점에서 의미가 남다른 멸종위기동물이다. 정부와 국민들의 많은 관심과 보호의 손길이 필요하다.

 

주민참여형 산양보호활동의 시작

녹색연합은 지난 1999년 낙동정맥환경탐사를 계기로 울진삼척 지역이 국내 대표적인 산양서식지임을 확인했다. 이후 2002년부터는 산양 보호·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울진·삼척 산양 서식지에 대한 조사와 보전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10년 초봄 울진 지역에서 25마리의 산양이 집단 폐사한 것을 계기로 지역 주민과 민간단체는 산양의 모습을 직접 기록할 수 있는 무인센서카메라 모니터링을 진행하기로 하였다. 무인센서카메라 조사 방법은 멸종위기동물의 조사, 연구에서 국제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보편적 방법이다. 하지만 환경부 등의 의지 부족으로 산양 모니터링을 위한 무인센서카메라 등 첨단 장비는 시민 모금으로 마련할 수밖에 없었다. 환경부 예산으로 운영되는 무인센서카메라 산양 모니터링 방법은 설악산, 월악산 등 대부분 백두대간 일대에서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울진·삼척의 산양 모니터링 무인센서카메라는 녹색연합의 회원, 두산매거진 얼루어의 사회공헌 기금, 네이버 해피빈 모금, 지역주민의 성금 등으로 마련됐다. 지역 주민과 민간단체는 2010년 5대의 무인센서카메라로 모니터링을 시작해 현재까지 약 50대를 설치·운영하고 있으며, 사계절 내내 산양의 모습이 기록되고 있다. 이는 유일하게 시민 참여와 기금으로 보호되고 있는 울진‧삼척 지역의 산양 서식지가 국립공원에 버금가는 우수한 생태계를 가졌다는 증거이다.

지역 주민이 참여하는 생태계 보전활동의 초석이 마련됐다. 정부 보호‧관리의 사각지대에 있는 울진·삼척 산양 서식지를 민간 차원에서 꾸준히 모니터링 해왔다는 점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 산양은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동물로서 험산준령의 바위지대에 서식하기 때문에 접근과 모니터링이 매우 어렵다. 이런 서식 여건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울진·삼척의 산양 보호 활동은 시민들과 지역주민의 주도와 협력으로 이루어졌다. 만약 지역 주민이 없었다면 상시 모니터링과 응급구조처치 등 산양 보호활동에 대해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했을 것이다. 야생동물들과 함께 살아 가고 있는 지역 주민들의 생태계 보전활동은 효과적일 뿐만 아니라 지속 가능성을 담보한다. 앞으로도 울진‧삼척 지역에서 주민참여형 산양 보호활동을 비롯한 생태계 보전활동이 지속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이 필요하며, 이런 모델을 발굴·발전시켜야 한다.

 

천연기념물 산양 보호의 책무를 다해야

울진삼척 산양 서식지는 2010년부터 현재까지 40마리가 넘는 산양이 탈진‧폐사한 지역이다. 겨울철 폐사는 폭설이 지나간 후 2월말~3월 중순경에 많이 발생한다. 작년에도 울진 지역에서 8마리의 산양이 탈진‧폐사한 상태로 발견되었다. 더욱 큰 문제는 탈진‧폐사하는 산양이 계속 발생함에도 아직도 울진 지역에는 산양을 구조‧치료할 시설이 없다는 것이다. 과거 울진삼척 지역에서는 2010년 25마리가 넘는 산양이 폐사했으며, 운 좋게도 탈진한 상태에서 구조한 산양이 있더라도 치료시설이 갖춰진 강원 북부 지역(약 4시간거리)까지 이송되다가 폐사한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2010년부터 지금까지 계속된 폐사 사건 이 후, 산양의 처지는 나아진 것이 없다. 울진‧삼척 지역은 산양의 최남단 집단 서식지임에도 산양을 보호‧관리할 전문시설이 없어 현재까지 민간단체와 지역주민의 산양 보호활동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이다.

산양은 국가적으로 보호해야하는 동물이다. 산양은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더 이상 산양 보호에 손을 놓아서는 안 된다. 멸종위기동물과 천연기념물은 국가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관리돼야 한다. 2014년부터 문화재청은 울진삼척 산양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 중이다. 산양 서식지를 모니터링하고 겨울철 폭설에 고립된 산양을 구조‧치료할 보호센터 건립이 시급하다.

 

2015년 2월 17일

녹 색 연 합

 

 

무인센서카메라에 찍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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