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그러나 우리는 이길 것이다

2011.11.22 | 환경일반

그러나 우리는 이길 것이다
– 한미FTA 국회 날치기 비준 녹색연합 긴급성명 –

오늘(22일), 우리는 표현할 수 없는 비극을 맞닥뜨렸다. 그러나 우리는 이길 것이다.

어떤 말로도 우리의 분노를, 우리의 슬픔을, 우리의 아픔을 정확하게 표현할 수 없다. 한나라당을 포함한 저들은 한미FTA의 국회 비준을 통과시키고, 속으로 희희낙락할 것이다. 아마 내년 총선 시기가 되면 대다수 국민들이 한미FTA 날치기 비준을 망각할 것이라 믿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각인된 상처는 잊혀지지 않는다. 오천만 국민은 오늘을 기억한다. 오늘의 기억은 결코 지워지지 않는 상처로 모든 국민의 뇌리에 각인될 것이다. 그리고 오천만 국민은 표로써 오늘의 분노를 표출할 것이다. 한나라당은 그 댓가를 반드시 치룰 것임을 믿는다.

한미FTA를 포함하여 오늘날 체결되는 자유무역협정은 문턱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브레이크와 같은 안전장치를 없애는 것이다. 따라서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는 것은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를 모는 것이며, 그 끝엔 비참한 최후가 있을 뿐이다.

녹색연합은 이번 한미무역협정이 단순히 우리나라에 불리하다는 것만으로 반대하지 않는다. 여러 가지 독소조항만 해결되면, 한미무역협정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유불리를 떠나, 지구촌 모든 사람들이 공존하기 위해 서로가 지켜야할 최소한의 도리가 무시된 협정이기에 반대한다. 경제가 풍요로워진다는 미명아래, 우리가 선택한 대통령이 우리 사회를 사람이 얼마나 살 수 없는 곳으로 몰아갔는지를 몸소 체득했기에, 더 이상 경제발전이라는 미명아래 인간을 착취하는 세상에 동조할 수 없기에 반대한다.

개인간 진정한 자유로운 교류는 한 사람이 올곧게 서는 것을 보장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자유로운 교류라는 이름으로 한 사람을 종속시키는 것에 일시적 희열과 안락한 편리는 있을 수 있으나, 그것은 서로의 파멸을 불러올 뿐이다. 마찬가지로 진정한 자유로운 무역은 상대의 것을 더 많이 빼앗아오고 착취하는 것이 아닌, 상대가 올곧게 자립할 수 있도록 서로를 돕는 과정이어야 한다. 그럴 때 우리가 바라는 풍요로운 세상,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 가능하다. 이러한 철학적 토대가 결핍된 자유무역협정은 허울 좋은 외피에 불과하며, 사실상 착취무역협정에 불과하다. 인간의 얼굴을 한 자본주의가 그 가면마저 벗어던지고 있다. 지금 당장의 이익만 염두에 두며, 석과불식이라는 선인들의 지혜조차 무시하며 씨과실 조차 먹어치우는 것이 자유무역협정의 본모습이다. 그 끝은 파탄이다.

그러나 녹색연합은 깨어있는 시민들의 다중지성을 믿는다. 그들의 실천력과 행동을 믿는다. 우리가 바로 잡으면 된다. 한미FTA 협정문 ‘발효 및 종료’를 다룬 24.5조 2항에 “이 협정은 어느 한 쪽 당사국이 다른 쪽 당사국에게 이 협정의 종료를 희망함을 서면으로 통보한 날부터 180일 후에 종료된다”고 명기되어 있다. 한미FTA 국회비준은 그 끝이 아니라, 한미FTA협정 폐기의 시작에 불과한 것이다. 이 운동을 시작으로 우리는 내년 총선과 대선시기에 오늘 한미FTA 날치기 처리에 참가한 국회의원들을 심판할 것이며, 이명박 정권을 심판할 것이다. 이제 녹색연합은 시민들과 함께 새로운 희망을 만드는 첫발을 내딛음을 선언한다.

2011년 11월 22일
녹 색 연 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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