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제10차 한일습지포럼 공동성명 : 생물다양성의 보고, 가리왕산과 설악산은 인류 공동의 자산이다.

2015.03.19 | 환경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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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다양성의 보고, 가리왕산과 설악산은 인류 공동의 자산이다

올림픽활강경기장 건설과 케이블카 건설계획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2015년 2월 28일부터 3월2일 까지 한국습지NGO네트워크와 람사르네트워크 일본이 주최하는 한일습지포럼이 개최되었다. 한일습지포럼에 참여한 우리들은 환경보전의 중요성이 한 지역, 한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과 국가를 넘어 우리 공동의 과제임을 확인하였다. 이에 가리왕산, 설악산의 생태계와 나아가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위협하는 2015년 한국의 현재 상황을 심각하게 우려하며 다음과 같이 공동의 입장을 발표한다.

 

500년 보호림, 단 며칠짜리 스키경기와 맞바꾸려 하는가.

조선시대부터 지금까지 500년 동안 국가가 보호해온 산이 가리왕산이다. 온 산들이 헐벗었던 시절에도 지켜진 가리왕산은 명실공히 한국 최고의 자연림이다. 그리고 가리왕산엔 주목이 자생하고 있다. 어린 주목 부터 수십 년, 수백 년을 올곧게 지킨 아름드리 주목까지 가리왕산은 너르게 품고 있다. 덕유산에도 향로봉에도 주목은 살지만 가리왕산과는 다르다. 자연의 힘으로 바람에 뿌리내린 어린 주목을 찾아볼 수 있는 곳은 가리왕산이 거의 유일하다. 가리왕산 곳곳의 대규모 풍혈지대가 기후변화의 안식처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은 단 17일 동안 진행된다. 그 중 활강경기가 진행되는 기간은 3일이 되지 않는다. 연습일정 모두 포함해도 최대 8일이다. 그런데 강원도를 비롯한 한국정부는 그 며칠간의 활강경기를 위해 500년 보호림, 대한민국 최고의 자연림, 기후변화의 안식처인 가리왕산을 무참히 훼손하고 있다. 일본 나가노를 거쳐 20년이 지난 한국의 평창에까지 올림픽정신이 사라진 올림픽의 비극이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설악산은 관광활성화가 아니라 더 많은 보호와 규제가 필요하다.

설악산은 천연보호구역, 유네스코생물권보전지역,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백두대간보호지역 그리고 국립공원까지 총 5개의 보호구역이 중첩된 곳이다. 설악산은 멸종위기종인 산양과 담비, 삵 그리고 노란만병초까지 대한민국 희귀 동식물들의 집합소이다. 백두산에서 시작해 지리산까지 내달리는 한반도 생태축의 핵심인 백두대간의 허리가 바로 설악산이다. 그런데 지금 그곳이 케이블카 설치문제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있다. 관광활성화를 명목으로 4계절 생태조사 한 번 진행하지 않고 케이블카 사업을 진행시키고 있다. 한 해 300만 명 이상의 탐방객들로 몸살을 앓는 설악산은 지금 당장 보호가 필요한 곳이지 관광활성화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이미 두 차례나 국가기관 심의에서 부결된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이 대통령의 말 한마디로 재추진 되고 이러한 과정에서 환경적 고려는 무시되고 있다.

 

2015년 한일습지포럼에 참여하는 양국의 환경시민사회단체들은 가리왕산 활강경기장 건설 중단과 설악산 케이블카 건설 백지화를 요구한다. 빚잔치로 남을 며칠짜리 올림픽과, 그 어디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케이블카가 대한민국 핵심 생태계를 위협하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대한민국은 생물다양성협약 의장국으로서 그에 걸맞는 보호지역에 대한 보전조치에 소홀함이 없어야 하겠다.

 

지금의 자연은 우리세대 자산만이 아닌 미래세대에게 물려줘야할 유산이기도 하다. 가리왕산과 설악산을 온전히 보전하고, 그래서 한국정부의 정책결정이 후대의 유산으로 남을 수 있어야 하겠다. 한국의 모범적 보전조치와 지속가능한 미래에 대한 환경적 배려가 타 국가의 모범적 사례가 될수 있도록 한국정부와 강원도의 전향적 조치를 촉구하는 바이다.

 

2015. 3. 2

한국습지NGO네트워크, 람사르네트워크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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