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점] 그 이름이 잊히지 않아_이 몹쓸 그립은 사람아

2010.06.10 | 행사/교육/공지

왜인지는 잘 모르겠다. 2006년 겨울, 272번 버스를 타고 대학로를 지나는데 그 이름이 가슴에 박혔다. 처음에는 하얀색이었을, 그러나 지금은 세월을 얹어 뿌옇게 변해 버린 간판.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마음 한 구석에선 사람이 그리웠나 보다. 그 간판이 마치 나를 부르는 것 같았으니. 술집 같기도, 카페 같기도 했던 이름, <이 몹쓸 그립은 사람아>.

<이 몹쓸 그립은 사람아(이하 이 몹쓸)>에는 유독 연극 포스터가 많다. 가게 내부 뿐만 아니라 올라오는 복도의 벽에도 한가득 붙어있다. 때론 <이 몹쓸>에서 술을 마시는 연극/영화인을 만날 수도 있다. 벽에 붙어있는 책장에는 ‘창작과 비평’, ‘말’ 등 문예지 수십 권과 김광석, 015B 등 8, 90년대 가수들의 음반이 꽂혀 있다. 넓지 않은 실내에는 나무로 만든 테이블 2개가 놓여있고, 안쪽에는 올라앉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 그리고 한 구석에는 통기타가 놓여 있다.

창작과 비평, 연극 포스터, 김광석 그리고 통기타. <이 몹쓸>은 아직 80년대에 머물러 있는 듯하다. 그래서 <이 몹쓸>의 ‘과메기’에 소주 한 잔 같이 기울이면 나이에 상관없이 모두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같은 시대를 살아내는 동료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립은’ 사람아, 오늘 <이 몹쓸>에 가자.

  • 연락처 : 02-927-1168
  • 찾아가는 길 : 지하철 4호선 혜화역 4번 출구, 혜화로터리 좌회전, 하나은행 옆 건물 2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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