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강좌] 7강. 녹색지구를 위한 아름다운 연대, 녹색정치

2008.07.21 | 행사/교육/공지

씨앗나눔 7강 녹색정치는 녹색연합에 가입하면서 처음으로 녹색연합 사람들을 만나고 처음으로 듣는 강좌다. 이제 대학2학년인 나는 고등학교 때 환경에 대한 관심을 갖으면서 대학에 가면 환경을 위한 일을 하고 싶었다. 그렇지만 세상사는 것이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아 대학생활 1년도 지나고 겨울방학이 다 지날 무렵 서해안에 기름 유출 사건이 터지면서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가슴 아픈 대재앙이 인연이 되어 녹색연합에 가입하게 되었고 이렇게 강좌도 함께하게 되었다. 다른 강좌와는 달리 7강은 도심에서 만나는 ‘녹색’이기에 호기심과 기대를 품고 선뜻 신청했다.  

오늘의 연사 ‘녹색정치인’ 서형원의원에게 듣는 ‘녹색과 삶 그리고 정치’를 만나러 과천시 의원회관으로 향했다. 서형원의원은 기존의 가지고 있던 정치인의 이미지와는 사뭇 달랐다. 검은 양복에 넥타이로 권위를 풍기면서 부자연스럽게 웃고 있는 얼굴의 정치인들만 봐왔기 때문일까? 너무나 대조적이게도 서형원의원은 편안한 차림에 맑은 웃음으로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참가자가 많지 않아 의원실에서 단란하게 옹기종기 모여 서로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강의는 원론적이거나 이상적이기 보다는 본인이 어떤 계기로 녹색정치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그리고 관심을 꾸준히 이어오며 활동을 펼치고 있는지에 대한 인생담에 가까웠다. 그는 환경단체 활동가 시절 부안, 새만금 등의 지역에서 터지는 환경현안을 쫒는 시간의 연속에 살았다고 한다. 더 이상 물러설 때가 없다는 심정으로 낮에는 투쟁하고 밤에는 사람들 만나서 이야기하며 새벽에는 쟁점에 대한 공부를 해가며 눈코 뜰 새 없는 하루하루를 채워갔다. 활동가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고 녹색의 삶을 위한 노력이 진실한 만큼 결과가 좋을 때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많았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환경 현안을 쫓아다니며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않는 자신의 활동에 한계를 느끼고 그런 쟁점들을 좀 더 큰 틀에서 해결을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녹색정치에 대한 포부를 가지게 되었다고 했다.



서형원 의원이 생각 하는 녹색정치는 한마디로 풀뿌리 민주주의였다. 내가 살고 있는 마을의 이웃들과 잘 소통할 수 있는 구조, 구성원들의 관심을 통합하여 공동체 내의 목표와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역량은 어디서 찾아야 하는 걸까? 다시 말해서 물질문명의 오만함과 몰가치성을 최대한 배제하며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통해서 만들어지는 그런 공동체를 찾고 싶다. 이런 질문들을 품은채로 과천시 의회의 사례에 집중했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건강한 농산물을 학교급식으로 제공하는 일을 준비했었다고 한다. 시의회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내며 진행되던 중에 WTO 국제법이 제동을 걸었던 것이다. 그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지역 학교로 제공하기 위해서 WTO로 사안을 보고하고 타당성을 검증 받아야하는 것이다. WTO가 작은 단위의 정책에까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고 놀랐다. 거칠게 비유하면 이것은 마치 우리집에서 내가 재배한 채소를 내가 먹겠다는데, 다른 사람이 뭐라고 하는 상황과 다를 것이 없는 것 같다. 너무나 불편하고 부당하기에 따르기 싫은 사실이 아닐 수 없다.

시의원에게 듣는 ‘살아있는 이야기’ 속에서 우리 마을, 우리 공동체를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일은 결국 우리의 손이 필요하다고 절감할 수 있었다. 큰 단위의 기구 보다는 오히려 다양한 단위에서 정책을 생산하고 집행하며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면 조직이 훨씬 효율적이며 그것이 바로 풀뿌리 민주주의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한국의 초록정당 이야기, 외국의 녹색당의 형태, 유럽 스칸디나비아 반도 쪽에서 보고 느낀 민주주의 이야기, 요즘 한창 이슈가 되고 있는 촛불집회에서의 환경단체 및 다양한 단체들의 역할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연사와 참가자들 간에 격의 없는 편안한 분위기에서 많은 생각을 나눌 수 있었다. 좋은 인생선배에게 녹색 삶을 실천하는 자세를 한 수 배운 느낌이었다. 나는 이번 강좌를 계기로 여름 방학에 녹색연합에서 자원 활동을 한다. 작은 노력들이 녹색지구를 위한 씨앗이 되길 바라면서 좋은 기회를 마련해 주신 녹색연합에 감사한다.

■ 글 : 박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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