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녹색연합 활동보고서

2011.03.03 | 행사/교육/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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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의 뜻과 얼을 새기며 한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이합니다.
녹색연합이 녹색누리를 꿈꾸며 일 해온 지 이제 곧 20년이 됩니다. 생명 존중, 생태 순환형 사회, 비폭력 평화, 녹색 자치라는 강령을 품고 우리가 내딛은 한걸음 한걸음이 세상에 어떤 변화를 일궜는지 되돌아봅니다.

백두대간의 생채기를 보듬고 4대강의 상처를 기록하고 기후변화와 석유정점의 위기에서 새로운 대안을 찾고자 했습니다. 한반도 평화는 한반도에 깃댄 인간과 자연 모두를 위한 최선의 길이기에, 생명과 평화의 씨앗이 이 땅에 뿌리내리도록 애썼습니다. 인간이 자연을 헤집고 인간과 인간이 서로 경쟁하는 삶은 우리 후손을 위한 길이 아닙니다. 녹색인은 서로 돕고 보듬고 나누는 삶에 우리의 미래와 행복이 있다는 것을 알고 전국 곳곳에서 사람과 자연이 더불어 사는 방법을 찾아왔습니다. 그렇게 스무 해가 흘렀습니다. 이룬 것도 얻은 것도 많습니다. 그러나 돈과 속도가 생명을 휘두르는 이 세상의 흐름을 바꾸는 일, 그것은 여전히 멀기만 합니다.

2010년 한해는 우리의 길이 험하고 좁고 고단하다는 것을 새겨야 했습니다. 강물이 막히며 펄펄 살아있던 자연이 무참히 무너지는 것을 속수무책 지켜봐야 했습니다. 한반도의 평화가 하루아침에 사라지며 다시금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 휴전국가라는 것을 실감해야 했습니다. 그 위기 앞에선 자연의 목소리는 소수가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300만 마리가 넘는 소와 돼지가 생매장되고 있는 지금 이 순간, 생명을 돌봐야 하는 우리 녹색인의 마음은 처참하기만 합니다. 이 무참한 생명의 위기에서 깨달음을 얻고 우리가 먹고 사는 방식을 바꾸지 않는다면 우리는 두고두고 부끄러운 인류로 살아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돌아보면 지난 시절, 어느 한해도 쉽고 편안하고 희망찬 걸음만 있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어려움에 고개를 숙일 때마다, 발걸음을 멈출 때마다, 쉽고 빠른 길로 유혹될 때마다 우리의 손을 잡아주고 끌어주고 이끌어주던 벗들이 늘 함께 있었습니다. 그 벗들은 녹색연합의 후원자로, 회원으로, 자원 활동가로, 녹색시민으로 늘 우리와 함께 해 왔습니다. 우리가 20년을 걸어올 수 있었던 까닭입니다.

2010년 녹색연합의 발걸음을 여러분에게 내어놓습니다. 녹색연합과 함께 녹색세상을 만들어갈 여러분의 격려와 비판을 기다리겠습니다.

녹색연합 상임대표 박 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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