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소나무 숲길이 열렸습니다

2010.07.21 | 행사/교육/공지

미역 소금 어물지고 춘양장은 언제가노
대마 담배 콩을 지고 울진장을 언제가노
반평생을 넘던 고개 이 고개를 넘는구나

서울가는 선비들도 이 고개를 쉬어넘고
오고 가는 원님들도 이 고개를 자고 넘네
꼬불 꼬불 열두 고개 조물주도 야속하다

울진 바닷가에서 나는 해산물을 등에 지고 봉화, 영주 등 내륙으로 팔러나가던 보부상들이 불렀다는 구슬픈 노랫가락이 배어있는 십이령 길. 백두대간에서 갈라진 낙동정맥이 있어 산이 높고 깊어 도적이나 맹수를 피해 혼자서는 못 다녔다는 그 길. 보부상 뿐만 아니라 원님도 선비들도 넘나들었던 사연많았던 그 길. 그러나 도로가 생기며 사람들에게 잊혀졌던 이 길이 다시 열렸습니다.

울진 금강소나무 숲길이 열렸습니다.

금강소나무숲길은 녹색연합과 지역주민, 산림청이 오랫동안 협의하여 만든, 국내 숲길 중 유일하게 예약탐방제로 운영되는 길입니다. 산양이 살고 있고 노랑무늬붓꽃, 산작약 등 멸종위기식물의 군락지이자 유전자보호림인 금강소나무숲이 있는 이 곳은 우리가 꼭 지켜야 할 자연유산입니다. 그럼에도 날로 늘어가는 관광객들의 방문, 지역발전을 원하는 시대적이 요구를 함께 충족시키기 위해 선택한 것은 ‘숲길’이었습니다. 숲길을 열기 위해 오랫동안 여러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어 지역과 환경을 모두 살리는 길과 운영방식을 고민하였습니다.

그 결과 숲길 운영의 원칙으로 공정여행, 책임여행 등의 개념을 도입하였습니다. 하루 80명으로 제한한 예약탐방을 신청한 탐방객들은 예약탐장제를 이용ㅎ숲길을 통해 지역의 자연과 문화를 이해하고 지역의 산물을 체험합니다. 울진군 서면 소광리 주민들은 마을 공동으로 탐방객을 위한 숙박시설(금강송팬션)을 운영 중이고 북면 두천리 역시 민가 등을 이용한 숙박시설을 제공합니다. 또 소광리와 두천리 주민분들이 직접 숲해설사로 참여해 탐방객을 안내합니다. 이번 개통식 이후에는 마을 이장단이 참여하는 숲길운영협의회가 상설화될 예정입니다. 숲길은 최대한 ‘자연스러움’을 추구했고,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시설물만 설치했습니다. 시설물에 사용된 재료도 자연 그대로의 상태를 간직하도록 배려했습니다. 1년여간 시범운영을 하며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바로 잡기도 하였습니다.

7월 20일 드디어 금강소나무숲길의 첫구간 개통식이 열렸습니다. 오랫동안 준비해온 숲길이긴 하지만, 이제 본격적으로 탐방객들을 맞이하며 예상치 않은 더 많은 과제들이 생길 것입니다. 이제 지역주민과 지자체, 산림청, 환경단체들 뿐만 아니라 탐방객들도 함께 이 길을 만들어가야겠습니다.

올 여름, 금강소나무숲길을 걸어보세요

금강소나무숲길은 하루 80명 제한 인원의 예약탐방제로 운영됩니다. 반드시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해 주시기 바랍니다.

녹색연합의 활동에 당신의 후원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