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시민이 꾸는 꿈 – 녹색시민 ○○씨를 찾습니다를 마치고

2010.11.03 | 행사/교육/공지

당신은 어떤 꿈을 꾸나요?
부자가 되는 꿈? 1등이 되는 꿈? 더 넓은 평수의 아파트에 사는 꿈? 명문대학에 들어가는 꿈? 안정된 직장에 취직하는 꿈?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좀 다른 꿈을 꿉니다.
어린 시절 그때처럼 이웃이 오순도순 밥도 먹고 슬픈 일 기쁜 일 함께 나누며 사는 꿈, 아이들에게 뛰어놀수 있는 마당을 만들어 주고 싶은 꿈, 배움의 기쁨을 알 수 있는 학교를 만드는 꿈, 동네 뒷산을 지키고 싶은 꿈, 먹을거리를 내 손으로 직접 길러 먹고 싶은 꿈….
이런 이야기는 정말 오랫동안 꿈이기만 했지요. 그런데 정말 그 꿈을 현실로 만들고 사는 사람들이 있더군요. 그리고 나도 이제 그 꿈을 내 손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작은 다짐도 해 봅니다. 저는 녹색시민이거든요~.

녹색시민 ○○씨를 찾습니다!
6월 무렵, 녹색연합 홈페이지에 녹색시민 OO씨를 찾는다는 안내글이 올라가며 시작된 ‘녹색시민’ 프로젝트가 몇 달 동안의 강의와 현장탐방, 보고회, 토론, 에세이 작성을 마무리하고 지난 30일 토요일 마무리되었다.

그동안 녹색삶, 녹색경제, 녹색문화 세 주제에 대해 각각 ‘녹색시민의 삶(박영신)’ ‘산업주의와 화폐경제(홍기빈)’ ‘녹색문화 – 녹색으로 즐기기(김찬호)’ 강의를 들었고 주제에 걸맞는 전국 곳곳의 현장을 답사하였다. 도시 속의 공동체를 만들고 있는 도봉, 마포 성미산 마을, 안산, 농총공동체의 모범답안같은 홍성, 지역화폐와 협동조합으로 새로운 경제를 실험하는 대전 한밭렛츠와 생협, 우리나라 협동조합운동의 출발점이자 다양한 협동조합의 네트워크로 지역경제를 만들어가는 원주, 도시농부를 키우는 귀농운동본부, 상자텃밭을 하며 이웃없는 싱글들을 엮어주는 이웃집 랄라라, 공정한 여행을 통해 세상을 만나는 공정여행 공감 등.

우리가 몇 달동안 듣고 보고 나눈 이야기들은 오랫동안 ‘꿈’같은 이야기였다.
어떻게 돈 없이 물건을 거래할 수 있는지, 경쟁하지 않고 ‘협동’하는데 어떻게 경제가 굴러가는지, 이윤보다는 가치를 위해 일하는 기업들, 눈코뜰새없이 바쁜 도시인들이 어떻게 농사를 짓겠다 나서는지 하나같이 직접 보지 않았다면 믿지 못할 이야기였다. 그래서 특별한 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모습을 보니, 나와 비슷한 꿈을 꾸었던 사람들이 용기내 시작한 첫걸음이 이룬 당연한 결과라는 데에서 희망을 얻는다.

“이 세상은 재화가 한정돼 있어서 어떻게든 경쟁하여 비교우위를 차지해야 안전을 보장 받는다고 믿는 사람도 있고, 우리는 이미 강물 속에 있으면서도 그 사실을 잊고 목마르다고 외치는 어리석은 중생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후자의 이야기는 성경의 오병이어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합니다. 아이들이 먼저 자신이 먹을 음식을 나누어 먹으려고 꺼내놓았을 때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혼자 먹으려고 감추어 두었던 어른들이 부끄럽게 여겨 슬그머니 바구니에 꺼내 놓았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우리가 가진 것을 꺼내 놓으면 아프리카의 기아를 해결하고도 남는다고 들었습니다.

네 배가 고프면 내게도 좋을 게 없다는 자각, 우리는 서로 이어져 있다는 깨달음, 이런 의식의 상승이 ‘인간’을 ‘인류’로 진화하게 하는 것이고 승자와 패자가 없는 상생의 시대를 여는 열쇠가 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깨달은 누룩 같은 녹색시민이 점점이 분포 되어 있는 사회를 발효할 수 있게 온도를 올려주는 역할을 무엇이 할지 알듯합니다.”  
녹색시민 참가자 이원

“탐방을 마치고 보고회를 하면서 소감으로 누군가 이야기 했다. 물먹은 먹을 종이에 여기저기 떨어뜨리면 퍼지고 퍼져 서로 연결되어 온 종이가 다 먹으로 뒤덮히지 않겠나고… 완전 동감이다.
잘 나지도 잘 배우지도 잘 벌지도 못하는 평범한 나를, 보통의 또 다른 ‘나’들을 물들게 할 많은 대안네트워크가 생겨났으면 좋겠다. 너무 꽉 조여서 숨 막히거나 놀라서 피하지 않게 화선지에 퍼지는 먹물처럼 ‘느슨한 연대’로 연결되어 조금씩 물들어가서 너도 나도 온통 묵향으로 가득하게.”  
녹색시민 참가자 신동미

“이제 우리는 자연의 녹색의 생태순환의 지속가능한 모델을 통해 우리의 공동체가 어떻게 지속가능할 수 있는지를 배워야겠다. 그렇다면 왜 녹색이어야 하는가? 녹색은 인간의 탄생의 근거지이며 본성이다. 녹색은 지속가능한 생태순환이 무엇인지 우리에게 알려준다.
유기적 공동체를 유지하는 일이 항상 즐겁고 기쁘지만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은 이해 관계인해 서로 따지고, 싸우고, 욕하며 살아간다. 이렇게 서로 싸우는 것이 과연 나쁘기만 한 것일까? 생명체가 썩으며 나는 냄새가 과연 나쁘기만 한 것일까? 자연에서 녹색에서 배워야 할 것이다.”  
녹색시민 참가자 이광호

무섭게 경쟁하며 돈벌라고 외치는 사회가 그닥 행복한 세상이 아니라는 것을 이미 우리는 알고 있는데, 왜 세상은 이렇게만 굴러가고 있을까? 하고 한탄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나와 내 삶을 녹색으로 가꾸는 것에서 나아가 이웃과 학교, 마을을 녹색으로 새롭게 틀지우는 것, 사람과 사람이, 사람과 자연이 소외되지 않고, 연결되어 있는 세상을 만드는 일,

‘녹색시민, OO씨’의 새로운 과제다.

글 : 정명희 (녹색연합 정책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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