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지투스와 함께한 두물머리에서의 하루

2010.12.01 | 행사/교육/공지

서울에서는 아침부터 추적추적 비가오고 있었습니다.

‘모처럼만에 녹색연합 활동에 참여하는 날인데 취소되면 어쩌나’ 하고 걱정했지만 지선활동가님께서 <비가와도 진행됩니다. 따뜻하게 입고 오세요^^> 라는 따뜻한 문자를 보내주셔서 설레는 마음으로 집을 나섰습니다. 하지만, 제 가는 길은 순탄치 못하더군요. 4호선 이촌에서 중앙선으로 갈아타야하는데 잠깐 한눈파는 새에 한 정거장 지나쳐 되돌아와야 했고, 나름 열차시간을 잘 맞춰 탔다 생각했는데 바로 전 열차를 탔어야 하더군요, 흑. 결국 전 11시 20분쯤 도착하여 녹색회원분들과 활동가분들중 유일한 지각생이 되어버렸습니다.

양수역, 경기도 양평에는 ‘첫 눈’님이 오셨습니다! 올 겨울 처음 보는 눈에 들뜨고 다른 분들과 대화도 나누며 30분 정도 걸어 두물머리에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눈으로 인해 길이막혀 베지투스 회장님을 비롯한 몇몇 활동가분들이 조금 늦으셔서 처음 일정과 조금 다르게 일단 따뜻한 차로 몸을 녹이고~ 간단히 서로 자기소개를 하고 배추를 수확하러 나갔습니다.


▲ 영차~ 배추 뽑는 소녀

눈도 오고 땅이 얼었을 거라 걱정했는데 의외로 배추가 손쉽게 뽑혀서 신기했습니다. 뽑은 배추를 바로 옆에서 밑동을 잘라 막으로 옮겨 모았고, 한쪽에서는 제일 처음 뽑은 배추로 배추된장국과 활동가분들이 전날 손수 준비한 나물 등을 가지고 식사준비를 했습니다.

배추수확이 끝나고 베지투스 회장이신 조상우 회원의 채식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야기를 통해 채식의 몰랐던 새로운 의미도 알게 되었고, 건강 또는 자신의 신념 때문에 한다고 생각한 채식이 실은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생명체를 존중하는 한 방법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아직은 고기, 육식에 대한 즐거움이 너무너무 크지만, 이 땅에서 함께 살아가는 다른 생명체를 위해 조금씩 절제하면서 채식주의자가 되는 길에 다가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 열심히 배추 수확했으니, 맛있게 먹어볼까?

이어 식사준비가 다되어 줄지어 밥을 푸고 서로 양보해가며 바닥에 앉아 점심을 먹었습니다. 식사가 끝나고 배추를 망에 담는 작업을 하고 사갈 분들은 자기 몫을 챙기셨는데 저는 우리가 수확한 배추가 큰 줄 알았는데 실은 이것도 좀 작은 거랍니다!


▲ 속이 꽉찬 예쁜 유기농배추를 꾹꾹 눌러담아보자

인심도 후하시지, 두 망에 1만원에 주셨고, 넉넉한 인심에 다들 기분이 더 좋아졌습니다. 그리고 난로가 피워진 다른 하우스로 이동해서 귤도 구워먹고(더 달고 맛있어졌어요!) 손수 유기농 농사를 지으시는 농민분들에게 현재 팔당에 닥친 어려움과 유기농재배이야기를 들었고 회원님들과 오늘의 소감을 나누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 드디어 따뜻한 곳에 들어왔어요! 다들 얼굴이 활짝 피었죠?

짧은 시간, 훌쩍 다가온 동장군 추위에 몸이 많이 움츠러 들었지만~ 햇빛에 반짝반짝 빛나는 연평호를 앞에 두고 탁 트인 자연에서 모르는, 몰랐던 분들과 함께 배추도 수확하고 함꼐 밥먹고 서로 이야기 나누는 것이 너무나 즐거웠던 하루입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분들과 함께 녹색활동에 참여하고 생각 공유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다함께 단체사진 찰칵

끝으로 오늘 어느 회원님 소감처럼 오늘 듣고 느낀 채식과 팔당이야기에 대해 오늘만 반짝 느끼는 것이 아니라 계속 품고 앞으로 더 많은 실천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녹색연합회원 이정아였습니다 : )


▲ 묵묵히 뒷정리도 잘하는 이정아 회원님

 

글 : 이정아 (녹색연합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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