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귀자현장프로그램 내성천과 낙동강

2010.12.21 | 행사/교육/공지

고운 모랫길을 함께 걸어볼까요

<사.귀.자> 프로젝트를 처음 들었을 때는 이름 참 곱게 지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사대강 귀하다 지키자>라는 의미를 알게 되니 더더욱 그 아름다운 동행에 함께하고 싶어졌습니다.

사귀자 프로젝트는 총 4회로 이루어졌고 그 중에 첫 번째 낙동강 상류지역인 내성천 걷기에 참여하였습니다. 미팅 포인트에서 녹색연합의 한 분이 ‘내성천이 어떤 곳인지 아세요?’ 라고 물었을 때, 부끄럽게도 사업이 진행 될 곳이라는 것 외에는 대답할 게 없었습니다.

그렇게 내성천에 도착했습니다. 글이나 방송을 통해 보아 오면서 정말 무서운 사업이라고 생각은 해왔지만, 실제로 사업이 진행될 현장을 직접 느끼고 걸어보니 더욱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한 걸음 한 걸음을 걸을 때마다 자연의 섭리와 인간은 모든 자연의 일부인데 무엇이 문제인지 진행되는 과정과 목적에 의구심이 들었어요. 내성천의 그 고운 모랫길을 따라 천천히 걸으면서 저도 모르게 할 말을 잃고 그저 조용히 걷게 되었습니다.

강가에서 마냥 신나게 노는 아이들, 함께 강가를 걷는 사람들의 뒷모습과 표정들을 보니  다 같이 이 길을 함께 걸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더군요. 강은 살아있었고, 내성천에 있는 내내 나도 그 안에서 걸으니 모든 게 하나가 되고, 숨 쉬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노래를 마치고 길을 떠나는 참이었습니다. 마을에 살고 계시는 할머니들께서 “고마우이. 잘 가~”하고 환하게 웃으시며 말씀하시는데 어찌나 마음이 짠하던지, 절로 고개가 숙여졌습니다. 할머님들의 마음은 어떠실까… 강은 살아있고 우리도 이렇게 살아있는데 지금 이대로 함께 살면 될 텐데요. 하루 동안 참 여러 가지를 느끼고 다시금 살면서 중요하게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글 : 서민구 (사귀자현장프로그램 참가자)

낙동강, 여전히 아름다운지

언니와의 만남이라면 만사 다 제쳐두고 약속을 잡는 나에게 “낙동강 같이 갈래?”라는 연락이 왔다. 낙동강? 뜬금없이 무슨말인고 하니 언니가 사대강 귀하다 지키자 프로젝트를 설명해줬고 사이트도 소개도 받아 둘러보기도 했다. 그 사귀자의 마지막 여정이 낙동강이었던 것이다. 마침 가을나들이를 가지 못해 어디든 가고 싶었던 나는 가벼운 마음으로 오케이를 외쳤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토요일에 낙동강 ‘구경’간다,”고 자랑하며 들떠있었다.

날씨가 참 좋았다. 단풍도, 반짝이는 강변도 예뻤고 병산서원도 멋스러웠다. 자연을 만끽하는 나의 귀에 꽂힌 한마디. 없어진단다. 이것들이 다 사라진다면, 두 번 다시 볼 수 없다면, 멋모르고 따라 나선 나의 설레던 마음도 무슨 소용인가……. 들떴던 나의 마음은 설명들과 함께 조금씩 가라앉았다.

“그래도 그나마 여긴 다른데 비해 덜 파헤쳐 지는 거예요.” 덜 파헤쳐 지는 것에 대해 씁쓸한 안도를 하는 현실이 더 슬펐다. 덜 파헤쳐 지는 것이 아니라 자연 그대로 두어야 함이 마땅한 것이다. 99%가 망가져도 1%를 지켜야 한다. 당연하면서도 아이러니한 말이 아닐 수 없다. 막연한 마음으로 4대강 사업을 반대했었는데 현실을 보고, 듣고 나니 인간의 물질주의에 대한 안타까움이 밀려오고, 막연함에서 현실을 알았는데도 어떤 반응을 보여야할지, 나라는 개인의 힘으로 어떤 행동을 취해야할지 몰라 더 혼란스러워졌다.

“들에는 반짝이는 금~모래빛” 이렇게 금빛 고운 모래를 다 파헤쳐 버린다면 앞으로 이런 노래도 나오지 않겠지. 누구를 위한 사업인가. 무엇을 위한 훼손인가. 다시 한 번 사대강 사업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길 바란다.

글 : 최윤경 (사귀자현장프로그램 참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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