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했을 때, 못 생긴 것만 골라 먹었어요”

2003.05.26 | 행사/교육/공지

눈발 날리는 겨울에도 수박과 참외 같은 여름 식품이 즐비하고, 예전엔 겨울에만 먹었던 굴비와 무말랭이, 곶감 등이 더위에 시달리는 여름에도 넘쳐난다. 우리의 밥상은 계절감각을 잃은지 이미 오래다. 특히 인스턴트 식품과 패스트푸드가 범람하면서, 입맛 또한 재료가 주는 자연맛과 선인들이 물려준 고유맛에 등 돌려버렸다.  

‘밥상살림, 농업살림, 생명살림’ 이라는 기치에서 알 수 있듯이, 유기농 공동체를 꿈꾸는 ‘한살림’은 ‘하나의 살림’이라는 뜻으로 더불어 사는 삶을 꿈꾼다.
뭇생명체의 소중함을 알고 우리 땅에서 나는 것들을 사랑하며, 농약과 화학비료에 신음하는 우리 환경을 살리기 위한 ‘환경사랑’의 일환인 것이다.  

이 한살림의 안방주인인 ‘서형숙’이사와 우리 녹색인들은 지난 5월 21일에 좋은 만남을 가졌다. 미래세대를 생각하고 우리 먹거리를 사랑하는 마음이 담긴 ‘하루 평균 11g의 식품첨가물이 교실을 흔든다던대,,,”라는 주제로 2시간동안의 열띤 강좌가 강남YMCA 강당을 가득 메웠다.

먹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질수록 이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강의에 참여한 분들의 열의가 돋보였다. 아침 10시라는 이른 시각에도 불구하고 수지와 군포 등 먼 지역에서 찾아온 주부들이 많았으며, 아침에 조깅을 하고 강연 시간을 위해 운동복 차림으로 뛰어온 아주머니의 모습 또한 색다르게 느껴졌다.
또 생태적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많은 주부들인지라 아이의 유아식을 유기농식품으로 직접 만들어오거나, 모유를 먹이는 등 쉽고 편안하게 사는 것을 중시하는 요즘 세태와는 다른 모습에 더욱 눈이 갔다.  

가공식품을 만들 때 유통기한을 늘리고 색깔이나 맛, 모양을 좋게 하기위해 첨가하는 화학물질인 식품 첨가물은 아이들의 정서를 불안하고 난폭하게 하며 집중력을 떨어뜨린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정도로 인체에 해가 된다.
특히 화학첨가물의 대명사인 화학조미료 MSG와 식용색소 황색4호, 방부제와 보존료인 소르빈산칼륨과 안식향산나트륨 등은 과잉 섭취시 뇌와 눈에 장애를 발생시키고, 소화 장애 및 주의력 결핍 같은 부작용을 유발시킨다.  
이와 같은 화학첨가물의 위해성에 대해 서형숙이사는 주변에서 찾을 수 있는 것들을 예를 들어 쉽게 설명했다.

그 대표적 식품이 바로 ‘간장’이였다.
화학양조한 간장은 가성소다와 염산을 써서 3일 동안에 만들며, 사카린 나트륨과 MSG 등이 들어가 있어 몸에 지독히 해롭다. 국제적으로 암유발물질로 밝혀져 사용하지 못하게 되어 있는 사카린의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아이가 먹는 식품에만 넣지 않기로 되어 있을 뿐이다.
그러나 간장 같은 식품은 어른과 아이를 나눌 수 없으며, 잘못된 식품을 먹었을 경우 어른은 두통으로 그치지만 면연력이 약한 아이는 뇌세포가 파괴될 수도 있다. 이처럼 우리가 먹는 식품들에는 우리가 모르는 요소가 많이 들어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해법은 주변에서 나는 것으로, 가급적 자연이 주는 그대로를 먹는 것이다. 에스키모인들에게 아프리카에서 난 음식을 먹이면 동상에 걸릴 예가 있을 정도로 우리 체질에 맞는 음식이 바로 제일의 보약인 것이다.

아이를 가지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졌다는 서형숙이사는 내 아이를 위해서라도 다 같이 잘 살아야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임신했을 때 못생긴 것만 골라먹었단다. 다른 이들이 더 예쁘게 생긴 것을 먹으라고.
“이러한 마음은 이타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예요. 다 내 아이가 잘 되기 바라는 이기적인 마음일 뿐이죠. 내 아이가 다른 아이것까지 뺏어서 잘 산다면, 그 아이가 맘 편하게 잘 살수 있겠어요? 내 아이를 위해서라도 모두 함께 잘 살아야죠.”

유기농 식품만 먹고 자라서 잘 뛰는 것 같다는 서형숙이사의 아이는 초등학교 육상대회에서 우리나라 신기록을 세웠으며, 동아리를 직접 만들어서 활동할 정도로 사교성이 좋은,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한 아이란다. 서형숙이사는 아이 자랑에 입의 침이 말랐다.

‘아이는 놀면서 배운다’는 그녀의 철학대로, 특별한 사교육 없이 자연과 가정에서 자란 그녀의 아이들이 밝고 건강해 다른 주부들은 그녀의 교육철학에 관심이 집중되었다. 2시간여의 열띤 강연에도 부족함을 느낀 주부들은 서형숙이사를 붙잡았고, 그녀 또한 성심껏 그녀의 지혜와 삶의 철학을 풀어놓았다. 늦게까지 함께한 ‘음식이 세상을 바꾼다’ 강좌는 다음을 기약하며, 우리의 아이교육과 건강을 다시한번 생각해보는 좋은 시간으로 자리매김하였다.  

문의 : 대안사회국 임성희 mayday@greenkorea.org
작성 : 이버들 withy@greenkorea.org

*** 다음 강좌는 5월 28일 오전 10시, 강남YMCA에서 서형숙이사의 ‘환경호르몬 탈출하기’ 주제로 있습니다. 많은 참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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