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만나다 ‘금강소나무숲길’로 오시더~~

2011.04.04 | 행사/교육/공지

생태계의 보고
여의도의 35배에 달하는 거대면적이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묶여있고 이웃한 삼척과 더불어 남한에서 가장 많은 산양(멸종위기종1급/천연기념물제217호)이 서식하는 곳 울진. 7, 8부 능선의 험준한 암릉을 자유자재로 뛰어다니는 산양과 십이령을 울고 넘었던 보부상의 애환에서 알 수 있듯이, 이곳은 하늘이 내린 생태계의 보고며, 동시에 지역민에게는 척박한 애증의 땅이기도 하다.

공존을 생각하다
자연경관이 우수하다는 말은 그만큼 개발의 압력이 높다는 말과 같다. 숱한 개발 압력을 뒤로하고 자연의 이용과 보전이라는 개념을 함께 고민했다. 2010년 전체 4구간, 약70km 달하는 ‘금강소나무숲길’ 중 제 1구간이며, 생태적으로 가장 핵심구간인 13.5km가 사람들을 맞이하기까지 꼬박 3년이 걸렸다. 준비부터 실행까지 생태관광의 전형을 그대로 실천하고 추구하는 형태로 진행되었다. 탐방로 주변에 대한 자원조사와 생태조사 2년 이상 실시했다. 2009년에 협의를 거쳐 탐방에 관한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산림유전자원 보호림과 산양, 그리고 사람까지 모두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했다.

예약탐방가이드제와 마을 민박
오랜 시간 가장 많은 공을 들여 탄생한 것이 바로 ‘예약탐방가이드제’다. 이 길을 탐방하기 위해서는 다른 길에서는 하지 않아도 되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만 한다. 최소한 탐방 3일 전에 인터넷으로 반드시 예약을 해야한다. 그리고 나면, 안내센터에서 탐방객들에게 전화를 걸어 자세한 길 안내와 주의사항을 이야기 한다. 매주 화요일은 안식일이고, 하루 80명 인원 제한에 오전 9:00시에 전원이 출발지에 모여 인원점검을 한 후, 숲해설사가 13.5km 전 구간을 동행하는 시스템을 자세히 설명한다.(숲길 전체에 쓰레기가 없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또 하나, 하루 7시간 이라는 긴 이동거리 탓으로 오전 9시에 출발해야만 하는데 5분 거리 내에 탐방객들이 민박을 할 수 있는 마을이 있다. 탐방객은 하루 민박 1인 1만원, 한끼 5천원에 주민들이 손수 농사지은 식사를 대접받고, 이 수익은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돌아간다. 이 수익은 주민의 소득이 됨과 동시에 자연지역 마을을 지속가능하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생태관광은 소통이다. ‘장소’가 아닌 ‘명소’로
생태관광을 실현하기란 글처럼 쉽지 않다. 생태관광은 생태계를 보전하거나 소박한 관광을 하자는 소극적인 의미가 아니다. 지자체는 일률적인 관광단지 개발이 아니라 주변 자연과 어울리도록 마을의 특성을 살리고, 마을 경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전환해야한다. 이용객들은 불편함을 즐겨야 한다. 배기가스만 뿜으며 지역에 쓰레기와 먼지만 남기는 관광 대신 마을에서 소비하고자 하는 자발적 동참이 필요하다. 지나가지 말고 머무르자. 생태관광을 즐기는 우리의 의지가 모아질 때, 길은 비로소 지역과 도시를 연결하는 ‘소통의 길’이 되고, 자연과 사람이 만나는 새로운 ‘길’이 될 것이다.  

글 : 배제선 팀장 (녹색연합 자연생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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