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심장을 뛰게 하는 나의 녹색 삶

2011.04.07 | 행사/교육/공지

요즈음 청소년들의 몸의 발달이 빠르고, 또 성격이 예민하고 급한 것은 무엇 때문일까? 변해가는 환경 속에 나의 몸과 마음도 산업화, 도시화가 되어버렸다. 우리가 정말로 편하게 쉬어야 할 땅은 ‘숲’ 이라는 공간이다. 불행히도 도로에는 많은 차들이 씽씽 달리며 이산화탄소를 내뿜고, 고층건물은 뜨거운 열기 속에 들어서있다. 끊임없이 나무를 베면서 우리도 모르는 사이 몸과 마음에는 흉터가 생기기 시작한다.

어릴 때 아토피와 비염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새 옷을 입으면 피부가 더욱 간지러웠고 재채기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인스턴트 음식을 먹고 난 날은 상처가 더 심해졌다. 그렇게 상처 난 피부는 지구의 오염된 땅과 같이 보였다. 코를 가만두지 못하는 공기도 오염된 지구의 가쁜 숨이었다. 어느 날 엄마는 ‘한살림’ 이라는 생활협동조합에서 먹을거리를 주문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과자나 빵, 아이스크림 대신에 엄마가 부쳐주는 부침개나 찐 고구마를 먹었다. 센 약을 바르고 발라도 낫지 않던 상처들이 하나 둘 씩 사라져가기 시작하였다. 또 내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며 균형도 잡혀갔다.

‘지구’라는 심장이 쿵쾅거렸다
그때부터였다. ‘나’부터 환경과 호흡하고 환경을 살리기 위해 작은 것부터 실천하기 시작했다. 평소에는 우유팩으로 만든 화장지를 사용하였고 되도록 손수건을 가지고 다니며 사용하였다. 향기가 나는 화장지가 아니었고, 다른 휴지보다 매끄럽지는 않았지만 그 휴지를 쓰다 보니 재채기와 콧물의 증세가 줄어드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환경이 순환하는 것을 느꼈다. 생리대는 면 생리대를 사용하며 쓰레기를 줄였고, 빨고 널고 또 다시 사용하였다. 처음에는 더럽다고 생각되었고 번거로웠지만 그렇게 하다 보니 생리통도 줄어들었다. 종이를 사용할 때에는 새 종이보다 이면지를 사용하여 더 친환경적인 삶을 살려고 하였다. 내가 실천을 할수록 마음속에 있는 ‘지구’라는 심장이 쿵쾅거렸다. 항상 밀폐된 공간에 갇힌 내 심신이 시원하고 청정한 곳을 원하고 있었다. 그 때부터 일주일에 세 번은 집 뒤에 있는 남한산성 숲으로 산책을 갔다. 갈 때에는 집에 있는 과일이나 견과류를 싸갔다. 비닐봉지에 싸가지 않았고, 천이나 작은 통 안에 싸 갔다.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기 위해 물 컵과 젓가락은 챙겨 다녔다.

나부터 변하니, 주위가 변화됐다
내가 이렇게 개선을 하면서 우리 집도 많이 달라졌다. 장을 보러 갈 때에는 꼭 장바구니를 가져갔고, 집에 분리수거함을 만들어 분리수거를 하였다. 그리고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하여 지렁이 화분을 키운다. 어디를 가나 ‘빈 그릇 운동’을 하며 깨끗이 다 먹었고, 집에서 남긴 과일껍질이나 음식물 쓰레기는 지렁이에게 주었다. 지렁이 덕분에 음식물 쓰레기가 우리 집에서 나올 일은 없었다. 그 작은 생명의 숨결과 소중함이 느껴졌고, 흙에서 함께 했던 생물인데 사람들은 왜 지렁이를 징그러워하고 벌레를 싫어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자연을 위해 행동하는 이유
나도 이미 현대에 익숙해져, 친환경적인 녹색삶을 살려고 하니 처음에는 어색하기만 하였다. 그 동안 황폐해진 환경과 더불어 내 몸도 지쳐 버렸던 것이었다. 그 사실이 안타깝고 아쉽지만 우리의 현실이다. 사소하고 작은 방법부터 실천해보니 나도 강해지고 있었으며 약에 의존하지 않아도 스스로 내 자신을 극복하고 있었다. 가장 행복하고 아름다운 치유법이었다. 내가 오염시킨 환경 그리고 그 속에 내가 산다. 오염된 곳에 벗어나, 자연과 일심동체가 되어 서로를 생각해보고 또 자연을 위해 지내다보니 여러 병이 빨리 내 곁을 떠난 것 같다. 자연과 우리를 통틀어 보자. 자연이 건강해야 내가 건강하고 또 지구도 건강해진다. 내가 지금 이렇게 나아서 강해진 것, 항상 자연에게 고마워하고 또 자연을 위해 행동해야 할 이유이다.

글 : 황선재 (녹색연합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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