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 논개구리는 한밤에도 개굴개굴~

2003.06.18 | 행사/교육/공지

3월부터 6월까지 있었던 초록이 학교의 1학기가 끝나는 시간이다. 4개월동안 초록이학교를 진행하면서 맺은 아이들과의 관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을 하면서 1학기를 마무리한다. 6월14일 – 15일, 1박2일에 걸친 초록이학교의 마지막 장소는 경기도 의왕시에 있는 청계산 자락이었다.

“다들 수고했어요.”
“조심해서 들어가고 2학기때 다시 봐요~”



학교 수업이 끝나고 달려온 아이들과 함께 청계산으로 2시에 출발!
청계산 아래에 있는 ‘호박소’ 라는 곳에 도착을 해서 짐을 풀고, 아이들과 함께 청계산 개구리를 관찰하러 갔다. 이 곳에는 ‘코딱지’ 선생님께서 몇 년동안 노력을 해서 지키고 있는 ‘개구리논’ 이 있다는데, 답사를 하지 못한 나 또한 아이들의 마음과 같이 설레이고 두근거렸다.

‘도대체 개구리 논이란건 어떻게 생겼을까..?’
‘개구리 논이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숙소 옆에 위치한 개구리 논의 중앙에는 나보다 키가 큰 부들이 떼지어 자리잡고 있었고, 그 논가에는 올챙이들이 활기차게 움직이는걸 볼 수 있었다.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자꾸만 죽어가는 개구리들을 살리기 위해서 개구리 논을 만드시고, 그 개구리들이 안전하게 산으로 잘 들어갈 수 있게끔 개구리 이동통로까지 만드신 코딱지 선생님을 직접 만나뵙지는 못했지만, 대신 작은숲 선생님이 오셔서 우리에게 개구리 논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신다.



설명을 들으면서, 아이들과 함께 하는 체험.
논 속에 손과 발을 담그고 가만히 있으면, 올챙이들이 몰려들어서 살을 깨문다. 손과 발에 있는 유기물을 뜯어 먹는것이리라. 그 느낌이 얼마나 오묘하고, 올챙이들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그 느낌을 말로만 듣는게 아니라, 산을 보고 바람을 맞으면서 살아있음을 느끼는 정말 소중한 체험이 되었다.
올챙이를 느끼고, 논 속의 부들을 헤치고 지나가면서 올챙이들이 살고 있는 장소를 자신의 두 발로 느끼고, 개구리들이 다니는 이동통로를 직접 가보고.. 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제는 논 옆의 개구리 교육센터인 ‘개구리 집’ 으로 이동.
작은숲 선생님의 개구리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문제도 풀고, 선물도 받는 시간을 가졌다. 한참을 뛰어 다니다 보니 이제는 슬슬 배가 고파지기 시작한다.
숙소로 돌아와서 아이들과 함께 저녁을 먹고, 오카리나 소리를 듣기 위해 다시 개구리 집으로 갔다. 흙으로 만들어서 흙피리 라고도 불리우는 오카리나로 ‘개구리 왕눈이’ 를 연주해주시는 별바라기 선생님.
별바라기 선생님이 연주를 해주시면 아이들은 거기에 맞춰서 노래를 따라 부른다.
“삘릴리 개굴개굴 삘릴리리~”
날은 조금씩 어두워지기 시작하고, 오카리나 소리에 맞춰서 노래를 부르는 아이들, 조금씩 들려오는 개구리 울음소리에 모두들 즐거워한다.

별바라기 선생님과 인사를 하고, 숙소로 돌아와서 찐감자를 먹고 모둠별로 앉아서 ‘개구리 생태지도 만들기’ 를 했다. 청계산 개구리는 어디서 자라고, 어디로 이동을 하는가라는 주제로 각 모둠이 색연필, 크레파스로 지도를 그리고 색종이로 개구리도 접어 붙었다. 백두산 모둠은, 개구리 논에서 올챙이가 자라고 개구리가 되어서 개구리 이동통로를 통해 청계산으로 들어가는 개구리 생태지도를 만들고 발표를 했다.



이 지도를 만들면서 아이들이 한번 더 자연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면서, 이야기를 하면서 하루의 일과를 마무리한다.
쉽게 잠들지 않는 아이들을 겨우 재운 다음에 잠이 들려고 하는데, 개구리의 울음소리가 귓 속으로 파고든다.

이른 7시에 일어나서 아침을 먹고, 이번에는 청계사 아래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숲 선생님이 오셔서 아이들과 함께 길을 따라 걸으면서 귀룽나무, 밤나무, 가래나무, 뱀딸기 등을 보면서 여러 이야기를 듣는다. 뱀딸기를 직접 손으로 따서 먹어보기도 하고, 네잎 클로버를 찾아보기도 하는 숲 선생님과의 시간은 비가 오는 바람에 개구리 집으로 가서 버드나무 피리를 부는것으로 마무리 되었다. 개구리 집에서 숲 선생님이 피리를 만들어 주시고, 아이들은 피리를 불어보고..
비가 내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피리를 불어대면서 뛰어 다니는 아이들을 보면 절로 흐뭇한 웃음이 입가에 맴돈다. 원래 하기로 했었던 물놀이는 비로 인해 취소를 할 수 밖에 없었고, 비가 와도 물놀이를 하자는 아이들의 바램을 들어주지 못하고 점심을 먹고 청계산을 떠날 수 밖에 없었다.



1박 2일동안의 초록이 학교를 마무리하고 성북동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다들 피곤해서 잠이 드는데, 그 모습들이 얼마나 귀여운지. ^__^
성북동에 도착을 해서, 아이들과 헤어졌다.
2학기.. 9월에 다시 만날 아이들은 얼마나 커 있을지.. 그리고 성북동산은 얼마나 변해 있을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모둠교사 백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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