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7일 성북동이 왁자지껄하다. 녹색 빛을 닮은 이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녹색연합에서 녹색을 이끌고 있는 자원활동가들과 활동가들 그리고 녹색친구들과 녹색바람 까지 6월의 마지막은 그렇게 ‘왁자지껄한 클라이맥스’를 향하고 있었다.
녹색을 닮은 이들의 만남
녹색연합 자원활동가의 날 “왁자지껄”
색깔이 다른 우산을 쓰고..
종일토록 내리던 비가 준비하는 동안 더 내리기 시작이다.
녹색을 이끌고 있는 사람들이 모이는 그날에 장마비도 함께하고 싶었던 것일까? 아님 그 열기를 짐작이나 해서 식히려 든 걸까? ‘왁자지껄 자원활동가의 날’은 바지자락을 적시는 비와 함께 시작되었다.
행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움직임이 분주하다. 자리를 배치하고 음식을 나눌 접시와 컵을 씻고, VCR 상영 준비와 여러 프로그램을 위한 소도구 준비가 꼼꼼하다. 자연생태국의 오랜 자원 활동가 ‘유달리’ 님은 아침부터 준비한 홍보물 배치에 유달리 부지런을 떨지만 이런 적극적이고 혈기왕성한 마음 하나 하나가 자활가들을 지탱하는 힘이라 생각하니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어슴프레 어둠이 내리자 하나, 둘 녹색의 아름다운 얼굴들이 행사장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우산꽂이에 쌓여가는 젖은 우산처럼 처음 녹색연합을 방문했을 때는 그렇게 두려움과 설레임에 젖어 있던 이들이 이제는 살이 좋은 우산이 되어 녹색연합을 비, 바람으로부터 버팀목이 되어 주고 있으니 이 얼마나 고마운가!
녹색의 삶이 배고파..
박은경 간사와 송정복 자활가의 진행으로 왁자지껄 시간이 시작되었다.
3개의 부서가 한 모둠이 되어 모둠의 이름을 정하고 자신의 활동을 소개하기 위해 열심이다.
모둠 이름도 저마다 개성이 넘쳐흐른다. 준비해온 음식 먹을 시간만 기다리는 ‘배고파’ 모둠은 “정작 우리가 배고픈건 녹색의 삶”이라며 그 깊은 의미를 역설한다. 각자 몰래 그린 명찰의 그림이 모두 자연을 닮아있어 자연스럽게 “자연愛 “라 이름을 정한 모둠도 있었고, 자원활동가의 이름을 딴 ‘영희와 친구들’이라는 소박한 모둠명도 나와 웃음을 자아냈다. 그렇게 모인 이들은 서로에게 금새 물들어 갔다.
왁자지껄한 인사가 끝나고 서로 조금씩 준비해온 음식을 나누어 먹는 ‘포트럭 파티’ (Pot-Luck Party)로 저녁을 대신하였다. 조금씩만 준비해오자는 음식은 그들의 넉넉한 마음처럼 푸짐하였다.
이어서 산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녹색의 친구이기에 산을 오르고 학교를 연다는 ‘녹색친구들’의 소개와 녹색의 빛이 필요한 곳은 바람처럼 달려간다는 ‘녹색바람’의 활동 등 평범한 사람들이 만들어 내고 있는 녹색운동을 들었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모둠별 게임이다.
주어진 시간동안 가장 높고 튼튼한 신문탑을 만들어야 했던 ‘탑 쌓기 게임’ 에서는 눈치작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며칠이 지난 쓸모 없을 것만 같던 신문지에 싱싱한 생명을 불어넣는 그 열기와 기발함은 특종감이였다.
“녹색순례는 올해로 6회째 였다. 맞으면 O ! 틀리면 X ! “
우왕자왕 OX퀴즈는 더욱 깊이 녹색연합을 알 수 있는 시간이 되었고 이어서 우리는 서로의 손을 엇갈려 잡고 그물같이 얽힌 손이 하나의 원으로 풀리게 되는 인드라망 놀이를 했다. 서로 서로 엇갈리게 맞잡은 손은 엉긴 모양을 따라 겸손하게 움직였을 때 마침내 하나의 원이 되었고 이렇게 자연과 우리가 하나임을 서로가 부딪히고 함께 웃으면서 알 수 있게 해주었다.
마지막으로 녹색연합이 걸어온 10년의 세월을 담은 영상을 통해 마음으로 녹색을 스밀 수 있었다.
왜 우리가 여기에서 스스로 녹색을 만들고 스스로 녹색을 지키는 활동을 하는지 말이다.
우리는 하나이기에 희망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름표 뒷면에 오늘의 느낌 남긴다.
사람, 물, 바람, 생명, 나무, 들….
모두가 ‘하나’입니다.
특별한 이가 아닌 우리가 만들어 갑니다.
하나로…!
녹색바람 장주원님의 글처럼 녹색은 우리가 만들어 가는 것임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다양한 모습으로 녹색 빛을 비추는 이들이 있는 녹색연합을 사랑한다.
글 : 자원활동가 이민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