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지형의 결정판 굴업도를 가다~!

2011.10.21 | 행사/교육/공지

1990년대 핵폐기장의 건설을 막아냈던 굴업도!
 한동안 이 평화로운 섬에 아무일도 없나 했더니 이게 왠걸 CJ가 리조트+골프장을 세운다고 현재 굴업도의 98%를 매입한 상태이다. 그래서 그런지 내년부터는  굴업도 출입이 제한된다는 소문도 있다.
개인적으로 지리학을 전공했고 굴업도는 선배에게 꼭 가보라는 말을 들어왔던 터라 올해 꼭 가보고 싶어서 굴업도로 향했다. 
도착하마 눈에 들어오는건 개발에 찬성하시는 분들이 걸어놓은 현수막이다. 현재 굴업도 마을은 개발 반대쪽과 찬성측으로 나누어져 있고 우리가 묵었던 집은 반대하시고 계시는 전이장님댁이었다. 굴업도에 많은 사람들이 오면 좋겠지만 리조트와 골프장이 들어서 훼손된 굴업도의 모습을 보여주긴 싫다고 하셨다.

굴업도 개발을 찬성하는 마을주민분들이 걸어놓은 현수막


굴업도에 도착하자마자 짐을 풀고 해안가로 향했다. 해안가를 한눈에 보기 위해 개머리언덕으로 올라갔다. 이곳은 텐트를 치고 야영도 할 수 있는 곳으로 날씨가 맑은 날은 멀리 있는 안면도 일대 까지 눈에 들어온다. 인천시 옹진군에 있는 섬들을 볼 수 있다. 


사빈으로 뒤덮인 해안가에(사진 왼쪽부분) 해안사구가 펼쳐져 있고 그 위엔 소나무 들이 방풍림 역할을 하며 서있다. 실제로 소나무 숲 뒤엔 굴업도에 유일하게 있는 마을이 있고 소나무 숲은 바람도 막아주는 역할을 하지만 모래를 막아주기도 한다. 사빈해수욕장 반대쪽으론(사진 오른쪽 부분) 해식애의 모습을 관찰 할수가 있다. 

굴업도를 다니다 보면 구멍난 바위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이건 사람이 구명을 낸 것이 아니라 자연의 힘이 만든것이다.(구멍이 원래 있는 현무암과는 다른 것이다.) 이러한 구멍을 타포니 라고 부른다.

토끼섬의 해식와는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지형이다.  특히 토끼섬은 썰물때에만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물때를 잘 보고 들어가야 한다. 들어가는 길이 험하기 때문에 등산화는 운동화, 등산화는 필수이다.


토끼섬의 해식와


해식와는 다른 일행과 같이 가지 않고 혼자 보러 갔다. 혼자서 천천히 보고싶기도 했고 개인적으로 이와 얽힌 추억도 곱씹어 보고 싶은 마음도 컸다. 혼자서 천천히 보고 있으니 그래도 해식와가 굴업도 있어줘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다고 하는 소식을 들은지 꽤된것 같은데 아직까지 천연기념물로 왜 지정이 되지 않고 있다. CJ 건설이 언제 시작될지 모르겠지만 그전에 천연기념물 지정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해안지형들은 한순간에 만들어 지는게 아니다.  수천년 수백만년동안 파도에 모래 한알한알 침식되면서 파도에 실려 해안가로 올라와 깎이고 파도와 바람이 나르고 쌓고 깎으며 만들어 진다. 골프장, 리조트가 만들어질때 사라져갈 많은 해안지형들은 그들이 가진 수천년동안의 이야기도 함께 사라지는 것이다. 어린아이들의 모습은 꾸미지 않아도 아름답듯이 굴업도의 모습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제일 아름답다. 개발만이 모든것을 가져다 주는 것이 아님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으면 좋겠다. 굴업도를 갔다온다면 그 공감은 누구가 가질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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