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들꽃과 만난 초록이들

2003.09.30 | 행사/교육/공지

초록이학교 2학기가 문을 열었습니다. 오늘은 성북동 뒷산에서 가을꽃과 나무를 만나고 숲놀이를 하는 날입니다. 또 겨울잠을 자기 전의 개구리를 만나러 가야하고 들풀 손수건을 만들어 보기도 해야 합니다. 처음 만나보는 초록이학교 아이들의 모습이 궁금하기도 하고 아이들과 어떻게 친해져야 할까 고민도 했었는데 기쁨에 들뜬 아이들이 재잘거리며 하나 둘 나타났을 때 나의 마음도 동심으로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성북동 뒷산은 아직도 푸르름을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하나 둘 떨어지기 시작하는 나뭇잎도 있었지만 9월의 햇살은 여전히 나뭇잎의 귀한 양식이 되고 있는 듯 합니다. 길가에는 둥근 잎 유홍초가 빨갛게 피어 우리를 반겨 주었고 나팔꽃은 무척이나 더운 듯 꽃잎을 접고 있었습니다. 코스모스도 국화도 과꽃도 맨드라미도 그리고 아까시아 나무도 단풍나무도 우리 아이들을 반겨 맞는 듯 했습니다.

숲 속으로 들어섰습니다. 숲 속 배드민턴 장에는 재미있는 숲 놀이를 함께 할 숲 선생님이 먼저 와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선생님과 인사를 나누고 우리는 엽서 만들기를 했습니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숲 속 재료를 이용해 엽서를 만드는 놀이지요. 다 만들어진 엽서를 배드민턴 네트에 걸어 전시했을 때 우리는 정말 멋진 엽서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나뭇잎, 열매 꽃을 이용한 추상화 엽서, 나뭇잎 얼굴 엽서, 나뭇잎 나비 엽서 등등….. 나뭇잎 얼굴 엽서는 모두 웃는 얼굴이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밝음이 이 얼굴에서 나타나는 듯 했습니다. 다음은 박쥐 나방 놀이였습니다. 2명 친구가 눈을 가린 채 박쥐가 되어 여러 명의 나방을 잡아먹는 놀이였습니다. 초음파를 쏘며 나방을 잡으러 다니는 박쥐 어린이의 모습에서 난 아이들의 활발함을 보았습니다. 눈을 가려 답답할 텐데 적극적으로 잡으러 다니는 모습은 아이들의 내면에서 우러난 활기참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참 재미있는 놀이였습니다.



산을 내려오면서 성북천에 들러 개구리를 찾아보았으나 개구리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개구리는 다 어디로 갔을까? 개구리를 보지 못한 아쉬움이 남습니다.

마가렛의 집에 도착했습니다. 들풀 손수건을 만들기 위해 우리는 모둠별로 앉았고 “미안해, 들풀아” 하며 모아온 들풀들을 손수건 밑이 놓고 숟가락으로 두드리기 시작했습니다. 각색의 풀물이 예쁘게 베어 나옵니다. 알록달록 예쁜 손수건을 다 만들었을 때 우리의 헤어질 시간도 다가 왔습니다.

바쁜 일정의 힘든 시간이었지만 모두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가득합니다.
오늘 하루 아이들과의 만남은 산과의 만남처럼 푸르렀습니다.
들꽃과의 만남처럼 예뻤습니다. 우리 아이들 나무처럼 싱싱하고 건강하게 자라기를 바라며 10윌 달에 다시 만나기를 기대합니다.

                                                                               모둠교사 한울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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