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토건국가 진단과 탈토건 사회로의 모색 <1-1> 카와세 미츠요시 : 토건국가 공공사업정책과 정권교체의 관계 (1부)

2012.03.15 | 행사/교육/공지






  녹색연합은 3월 14일 민주화기념사업단 교육장에서 각계 전문가를 모시고 ‘2012 토건국가 진단과 탈토건 사회로의 모색’ 토론회를 개최하였습니다.
본 토론회는 2012년 총선과 대선 공간에서 탈토건 사회로의 모색을 위한 토건국가의 문제점을 제기하고, SOC, 뉴타운, 골프장, 케이블카, 4대강 사업 등 토건으로 인한 국가재정 낭비, 생태계 파괴, 사회 갈등 문제 등을 제기하여 토건사회의 문제 인식을 사회적으로 확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습니다.
또한 탈토건 사회를 위한 시민사회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때임을 인지하고, 국가 자원 배분을 왜곡시키는 토건사회를 해부하고 장기적으로 토건체제의 극복 가능성을 모색하여 탈토건 사회로의 전환 방안을 논의하였습니다.

녹색연합은 토론회를 출발점으로 한국사회가 탈토건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전문가, 시민단체와 함께 탈토건 후보공약 진단, 의제별 탈토건 토론회, 탈토건 담론의 생산과 확산, 토건사업 현장분석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2012 토건국가 진단과 탈토건 사회로의 모색에서 발표되고 토론된 자료를 연재함으로써, 앞으로 탈토건 사회를 녹색사회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는 자리를 마련하려합니다.
발표, 토론은 1인당 2부로 연재될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처음 연재하는 내용은 일본 교토부립대학교 카와세 미츠요시 교수님의 발표내용입니다.
카와세 미츠요시 교수님은 경제학을 전공하시고, 현재는 공공정책학부에서 강의를 하고 계십니다.
‘토건국가 공공사업정책과 정권교체의 관계’라는 제목으로 일본의 대규모 국책사업을 사례로 50년만에 민주당 정권으로 바뀌었음에도 바뀌지 않는 토건사업 정책에 대하여 발표해주셨습니다.

1부에서는 일본의 경제상황과, 정부에 의한 거대한 수요예측으로 남발되고 있는 일본 내 댐 건설 문제에 대한 내용을 공유합니다.



토건국가 진단과 탈토건 사회로의 모색 토론회 현장. 왼쪽이 카와세 미츠요시 교수님.



토건국가 공공사업정책과 정권교체의 관계



교토부립대학교 공공정책학부
카와세 미츠요시


이번 토론회가 기획된 것은 한국에서도 4대강 사업과 같은 대규모 공공사업의 폐해가 눈에 띄게 된 것이 배경이 되지 않았을까 추측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공공사업을 둘러싸고 일본에서는 지금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소개하려고 합니다.

일본은 장기간 「토건국가」라고 불려 왔습니다. 그 배경에는 일본 재정의 세출을 차지하는 공공사업비의 비중이 상당히 높기 때문입니다. 이 그림은 공적고정자본형성, 즉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도로나 교량 등 공공시설정비에 사용한 경비에 대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의 추이를 1989년부터 20년간 미국 등 발달한 자본주의국가와 비교한 것입니다.



일본은 어느 나라보다도 확실하게 많은 경비를 사회자본경비로 충당한 것이 일목요연하게 보입니다. 여러분이 아시는 대로 5개국 중에서 일본은 영국과 같이 국토면적이 가장 작습니다. 하물며 영국의 국토는 평지가 많은 것에 비해 일본은 3분의 2가 산림입니다. 국토면적이 좁은데다가 사람들이 경제활동에 사용하는 허용 주거 면적의 비중이 굉장히 적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몇 배나 공적고정자본형성에 경비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재정상태가 나빠졌기 때문에 최근에는 확실히 감소기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 그림은 일본의 「토건국가」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이렇듯 공공사업이 많은 재정자금을 투입 가능한 것은 주로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먼저 첫 번째로, 전쟁 후의 일본은 헌법 9조 등으로 인해 경무장정책을 채택했기 때문에 많은 자금을 군사비용에 투입하지 않았다는 것을 이유로 들 수 있습니다. 이것은 일미안보조약에 따라 그 부담을 전적으로 오키나와에 짊어지게 했습니다.
두 번째로 경제성장과 도시화가 동시에 부가되는 복지수요를 전적으로 기업 내 복지로 해소하고 복지적비용을 재정자금으로 투입하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로 국가 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도 보조금 등의 재정유도에 의한 공공사업에 편중된 재정정책에 휩쓸려버렸습니다. 그리고 우편자금 등의 자금을 활용한 「재정투융자」라고하는 공적 금융을 활용하여 고속도로나 철도 등의 건설을 진행했습니다. 이것들은 공사·공단 등의 외곽단체에 의한 것입니다.

그리고 네 번째로 고도경제성장이 끝나고 특히 1980년대 말의 버블경제붕괴 이후 경기대책의 수단으로 대량의 채권을 발행하여 공공사업이 수행되었습니다. 이 그림은 채권발행의 상황을 보여줍니다. 이 4안의 채권이 공공사업을 충당하기위해 발행한 것입니다.

일본의 재정은 세출이 세입을 상향하는 상황(재정적자)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최근 경기의 회복과 재정건전화노력에 의해 세출과 세입이 차이는 축소경향이 있습니다만 평성 20년도 이후 경기악화에 동반한 세수의 감소 등에 의해 다시 확대되고 있습니다.


일반 회계의 세입 세출 현황




버블경제가 붕괴하면서 크게 늘어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그림에는 표현되지 않았지만 지방자치단체도 대량의 채권을 발행하여 공공사업을 진행하였습니다. 이 결과 조건불리지역이라고 불리는 곳에서는 본래 지방산업이었던 농림수산업이 건설산업으로 기간산업이 바뀌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자민당 정권이 장기간 지속된 것이 큰 요인입니다. 이것은 자민당이 농촌지역에 상대적으로 많은 인원을 배치하는 선거 제도가 있었기 때문에 이런 지역 공공사업에 의존한 지역경제구조가 형성되었습니다.

하지만 1990년 중반부터 이런 재정경영은 곤란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직접적인 요인은 엄청난 부채누적에 의한 것입니다. 지금 일본은 채무잔고는 GDP의 2배 정도로 일본이 군국주의에 의해 멸망한 1945년 시점을 확실하게 상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경기회복의 유효한 시책에 투입되었다면 경제가 좋아져 세수가 증가하여 이런 심각한 재정상태는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따라서 이런 상태가 된 최대의 요인은 이것이 경제정책으로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버블경제붕괴 이후의 20년간의 경제상태로 사회자본정비의 상황은 그동안 댐, 고속도로, 항만정비를 이렇게나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GDP는 14%, 1인당 국민소득은 불과 2.2%밖에 늘어나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확실하게 경제정책의 실패를 보여줍니다.

이러던 중 일부 정책을 재검토 하는 움직임이 생겨났습니다. 그 계기는 기후현의 나가라강의 하구 둑을 건설하는 사업입니다. 일본은 하천의 혜택을 받은 나라입니다만, 전쟁 후 댐 건설로 인해 대부분의 하천이 댐으로 메워졌습니다. 이 중에서 나가라강은 몇 안되는 댐이 없는 청류였습니다. 여기에 거대한 보를 만든다고 하는 고도성장기의 입안된 필요성이 의심되는 사업이었습니다. 이 사업의 필요성을 둘러싼 논의를 통해 많은 사람들의 공통인식이 된 것은 금전적인 측면의 것이 아닌 자연 생태계의 풍부함이었습니다. 그리고 자연환경을 보존하고 그것을 현명하게 이용하는 편이 지역경제에도 바람직한 것이 명백했습니다. 이 사업은 아쉽게도 중지되지는 못했지만, 여론을 환기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고 이후 몇 개의 사업들을 중지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이들 사업의 옳고 그름을 둘러싼 논쟁이 명백해진 것은 사업을 추진하는 쪽의 논리가 황당무계했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대체적으로 공통하는 논리는 경제성장이 지속될 것을 전제한 과대한 수요예측입니다.

이 그림은 동경에서 가까운 군마현에서 반세기 전부터 계획된 얀바댐을 추천하는 쪽의 수요예측과 현실의 물의 수요를 보여줍니다. 이 그림은 고도경제성장이 끝나고 또한 절수기술이 진행된 것도 있어 물수요가 크게 변동하지 않거나 감소 동향인 것을 확실하게 보여줍니다. 하지만 여전히 이 검은 실선이 보여주듯 물수요가 있다는 것을 전제로 댐건설을 진행하려하고 있습니다.




 

과대한 수요예측이라는 점에서 훑어봐야하는 것은 일본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고속도로나 신칸센건설에 대한 것 입니다. 이 계획은 1969년 책정된 「신 전국종합개발계획」에 포함된 것입니다. 이 계획은 1965년을 기준연차, 85년을 목표해로 하고 국민총생산이 30조엔에서 130~150조엔, 누적총고정자본형성은 1955년부터 10년간으로 63조엔이었던 것이 450조엔~550조엔, 기간산업의 생산규모는 철강4배, 석유 5배, 석유화학 13배로 급증하는 것을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런 고도경제성장이 지속되는 것을 전제로 한 계획에 따라 지금도 방대한 도로·철도건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과대한 수요예측이라는 점과 관련하여 여러분에게도 굉장한 피해와 염려를 끼친 원자력발전소도 훑어보겠습니다. 지진의 소굴이기도한 일본에는 54개의 원자력발전소가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가동 중인 것은 2기 뿐입니다. 다음 달에는 그 2기도 정기점검을 위해 중지하고 모두 멈추게 됩니다. 작년 여름도, 올해 겨울도 전력부족이 염려되지만 괜찮았습니다.
상징적인 사례로 교토, 오사카, 고베 등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는 관서전력입니다. 한반도에 가까운 후쿠이현에는 13기의 원자력발전소가 있고 원자력에 의한 의존도가 50%가 넘습니다. 현재 이 모든 것이 정지되어있습니다. 올해 겨울은 작년 이상으로 추웠지만 전력수요가 관서전력의 공급력의 90%를 넘는 일은 없었습니다. 이것은 과대한 소요예측을 기반으로 원자력발전소라고하는 굉장히 위험한 시설의 지어온 것에 대한 상징적인 사례로 볼 수 있겠습니다.




 2부에서는 자민당에서 민주당으로 정권교체한 일본의 공공사업정책 사례로 오키나와의 아와세 갯벌 매립으로 발생한 문제와 주민들의 해결과정을 알아봅니다.



글/정리 : 평화행동국 활동가 이자희
사진 : 자연생태국 활동가 신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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