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캠핑이란 이런 것!

2013.06.24 | 행사/교육/공지

캠핑 광풍이란 말을 실감하는 요즘이다. 연휴나 주말은 전국의 캠핑장 예약이 몇 달 전부터 동이 나고, 선착순으로 입장할 수 있는 곳도 새벽부터 줄을 서지 않으면 작은 자리하나 얻을 수 없게 되었다. 또한 인원의 제약이 없는 영동의 송호리, 여주 은모래유원지 같은 무료캠핑장은 난민촌을 방불케 하고 있으니 광풍이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1박2일, 아빠어디가?, 힐링캠프’, 최근엔 ‘땡큐’ 라는 TV 프로그램까지 가세하여 텔레비전에선 온 국민을 야외로, 야외로 불러내고 있다. 이러한 TV 프로그램 덕분에 아이들의 엉덩이는 들썩이고, 소파에서 낮잠만 자던 아빠들의 일거리가 하나 더 생긴 것은 분명하거니와 아이들 데리고 캠핑 한번 가지 않는 다면 나쁜 아빠라 욕먹는 일은 불을 보듯 뻔할 것이다. 어찌되었건 전국은 지금 캠핑 열풍에 휩싸여 있으며, 산이며 계곡 마다 위치한 캠핑장엔 캠핑족들로 넘쳐나고 있다. 정확히 파악한 것은 아니지만 크고 작은 캠핑장이 전국에 약 600여개가 문을 열고 있다고 한다.

내가 캠핑을 시작한 지는 큰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때쯤이니 6년 정도 되었다. 처음엔 어릴 적 아버지를 따라 갔던 천렵이나, 학교에서 수련회 갔던 기억으로 순수한 마음으로 달랑 텐트하나 가지고 캠핑장을 찾았었다. 하지만 첫 캠핑부터 문화적인 충격은 대단했다. 이웃한 캠퍼들의 어마어마한 캠핑장비들은 집을 통째로 옮겨 놓은 것처럼 화려하고 다양했다. 그 이후로 나도 그런 부류에 동화되어 지금은 많은 종류의 캠핑장비를 베란다 가득 보관하고 있지만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들과 산으로 캠핑을 떠나는 지금은 그만큼 또 다른 고민거리들을 안겨주고 있으며, 이제는 자연을 최소한 이용하고, 보호하기 위한 녹색캠핑을 생각해야 할 때가 된듯하다. 캠핑을 가게 되면 평소보다 많은 양의 음식을 직접 또는 인스턴트로 먹게 되며, 아무 곳에서나 모닥불 피우기, 나무를 다치게 하는 해먹놀이, 개수대와 화장실, 샤워시설까지 완벽하게 갖추기를 요구하는 이용자가 많아 졌다. 이러한 현실적인 문제들은 조금만 자연을 생각하는 마음을 가진다면 해결할 수 있는데 그동안 캠핑을 다니며 느낀 것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로 음식물 쓰레기와 생활쓰레기 줄이기가 필요하다.

야외에서 불을 피워 직접 해먹는 식사는 아마도 캠핑의 처음이자 끝이라 할 만큼 많은 비중을 차지하며, 실제 많은 사람들이 먹는 것에 캠핑의 의의를 두는 것처럼 보인다. 다양한 요리들을 화로대와 그릴, 오븐 등을 이용해 쉴 새 없이 해먹는데 이때 많은 양의 음식물 쓰레기가 발생하게 되며, 일회용 식기와 수저, 종이컵 등도 많이 소비된다. 설거지의 귀찮음을 일회용 용기로 대신하기 때문일 것이다. 조금 귀찮더라도 재활용할 수 있는 식기를 준비하여 설거지해서 사용하기를 권하며, 음식 준비는 가능한 한 집에서 미리 양념과 밑간 등을 하고, 꼭 먹을 양 만큼만 준비해 가면 좋겠다.

 

두 번째로 야외에서 불을 피울 때는 반드시 화롯대를 사용해야 한다.

캠핑에서 없어서는 안 될 것이 캠프파이어, 일명 모닥불 피우기이다. 이는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매우 좋아하는 놀이로 자연의 여유로움과 낭만을 만끽할 수 있어 언제 어디서도 빠지지 않는다. 하지만 반드시 화롯대를 사용해야 하는 이유는 소나무의 보호 때문이다. 맨바닥에 불을 피우면 산불의 염려도 있지만, 소나무 숲일 경우 소나무를 병에 걸리게 하여 죽게 할수 있기 때문이다. ‘리지나뿌리썩음병’ 이라는 병은 땅의 온도가 40~60℃ 정도로 올라가면 땅속에 잠자던 병의 원인인 포자를 자극하여 소나무에 침입, 병에 걸려 죽게 만드는 병이다. 국립공원의 휴양림 등에서 불을 못 피우게 하는 이유도 이러한 두가지 이유 즉, 산불과 소나무병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장작은 미리 준비를 하거나 캠핑장에서 판매하는 것을 구입하도록 하고, 인근 숲에서 함부로 나무를 꺽거나 모으는 일은 삼가야 한다. 자연을 훼손하는 동시에 숲속의 동물과 곤충을 방해하여 물리거나 쏘일 수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해먹을 올바로 사용해야 한다.

해먹은 아이들이 있는 가정은 반드시 하나씩 가지고 있을 터인데, 너무 어린 나무에 묵어 사용하거나 로프만을 나무에 묵어 사용하는 경우나무를 부러뜨리거나 껍질에 상처를 주어 정상적으로 생장하지 못하게 할 수 있다. 자연의 여유와 혜택을 누리러 간 캠핑장에서 오히려 자연을 훼손하는 짓을 거리낌 없이 하고 있는 것이다. 해먹을 묵어도 충분히 버틸만한 큰 나무를 이용하고, 나무줄기를 보호할 수 있는 완충재를 로프에 덧대어 사용하기를 부탁드린다.

 

마지막으로 자연의 불편함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것이다.

도시의 편한 생활에서 자연의 불편함을 찾아 일부러 떠난 캠핑에서 편안함을 고집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화장실과 샤워실, 개수대에 관한 이야기인데, 일부 아이들과 여자분들은 캠핑장의 시설들을 매우 낯설어 해서 불편해 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는 며칠 동안 화장실을 가지 않는 사람도 보았으니 말이다. 물론 캠핑장의 규모가 크면 그에 맞는 용량의 화장실 등이 갖추어져야 함은 당연한 일이지만, 지나치게 청결함을 요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듯 하다. 왜냐하면 이러한 시설을 완벽하게 갖추기 위해서는 더 많은 자연을 훼손해야 하고, 시설비용이 과다하게 필요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캠핑장 사용료가 높아질뿐더러 많은 양의 물과 에너지가 소비될 수밖에 없다. 화장실은 냄새만 나지 않는 다면 물을 쓰지 않는 거품식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동안 캠핑을 다니면서 느낀 점을 두서없이 적어보았지만, 정작 나도 그리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올 여름도 온 산과 강과 바다는 넘쳐나는 행락객과 캠핑족으로 몸살을 앓을 것이다. 녹색회원들이라도 자연을 생각하는 생태적인 캠핑을 즐기기를 부탁드리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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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조보연 회원 그림 / 엄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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