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솥 더위에도 굴하지 않았던 야생동물탐사단!

2012.08.13 | 행사/교육/공지

7월 20일부터 7월 29일까지 8박9일로 진행된 야생동물탐사단.


 



가마솥 더위임에도 굴하지 않고 야생동물탐사단은 울진과 삼척지역 야생동물의 흔적을 찾아 산 구석구석을 탐사했습니다.


 



야생동물탐사단의 탐사일정, 다들 궁금하시지 않나요? 한번 뭐하고 돌아다녔는지 알아봅시다!


 



시~~작!


 


 







20일 저녁 야생동물탐사단은 울진 숙소에 모인 뒤 앞으로 이번 탐사일정간 서로 지켜야할 수칙과 식단, 그리고 식사당번을 정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진행될 탐사에 대한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피와 살이 되는 지도보기 교육과 직접 현장에서 사용해야할 GPS수신기 사용법, 무인카메라 설치 요령, 야장정리 등 이번 탐사에 필요한 것들 중심으로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그 후 본격적으로 산양의 흔적을 찾으러 산에 갔습니다. 산양의 흔적을 찾기 위해 험한 산을 올라 가야만 했습니다.


 


 



 


 




 


 



 


 



야생동물탐사단의 노력 끝에 드디어! 산양의 흔적을 찾았습니다.


산양의 흔적을 발견하면 위치를 기록하고 조사 야장을 작성합니다.


 


 




 


 



 


 



 


 


 


 


 



 


 



 


 




  처음에는 야생동물이라는 단어에 꽂혀서 지원을 했다. 야생동물고라니, 멧돼지, 다람쥐, 노루, 주택가 출몰, 로드킬, 내셔널지오그래피, 사바나, 멋있는 애들, 무서운 애들대체로 다큐에서 본 아프리카 야생동물들이 더 낯익고 긍정적인 이미지이고 한국에 살고 있는 애들은 칙칙하거나 불쌍하거나 한 이런 이미지. 그렇다면 내가 꽂혔던 단어는 아프리카 애들이 보여주는 멋진 느낌을 가진 단어였을 것이다. 따라서 참가한 기간 동안 머리로는 많은 생각들을 했는데 감탄사를 동반한 격렬한 감정이 부족했다. 이 점이 이토록 소감문을 쓰기 어려운 이유일 것이다.



  흔히 조선의 예술을 보고 검소함, 수수함 속에 감추어진 단아함 등등의 수사를 사용하는데 그 수사들이 그 작품들에 오래 맛들이지 않고 그 속에 파묻혀 생활해 보지 않으면 좋게 써주고 싶어도 써 줄 말이 없어서 쓴 것처럼 느껴지는 상황, 그게 아주 정적인 느낌을 주는 아마도 덩치가 있는 동물들은 초식동물들이 위주라 그럴지도한국의 야생동물에게 그대로 적용되는 느낌이었다. (한마디로 어떤 수사에도 뭐 어쩌라고?’라는 반응이 가능한 상태.)



  그러나 생각보다 예쁘지 않았던 담비의 놀이터 장면을 담은 사진을 보던 전문가 선생의 너무나도 그윽하고도 흡족한 눈빛 그 눈빛은 분청사기를 담당하던 학예관의 눈빛과도 같았고 남들에겐 그저 빨갛기만 한 애를 바라보던 애기 엄마가 된 친구의 눈빛과도 같았다.- 이 모든 관점을 바꾸어 놓았다. (나는 그런 완전한 애정을 담고 무언가를 바라보는 눈빛에 엄청 약하다. 게다가 쉽게 넘어간다.) 그 모습에 이전엔 없던 자연과학도 전반에 대한 존경심이 넘쳐흐르게 되었으며, 별 볼일 없어보이던 야생동물에 대한 누군가들의 열정에 감응되어 그저 무심히 카메라를 지나치는 그 생명체들에게 정다움을 느꼈다.



  역시 사람이 발전할 수 있는 순간은 또 다른 누군가의 새로운 관점과 열정이 진심으로 다가오는 그 때이다. 그 순간 열린 새로운 눈은 쉽게 닫히지 않고 더 넓히기도 쉽다. 여전히 나는 한국의 야생동물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다. 하지만 확실한 것 하나는 이젠 그들이 객체로만 인식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들이 사는 공간 역시 지도 위에 어떤 포인트가 아닌 육체가 느끼는 어떤 실체가 되었다. 이런 감각의 확장은 내 전공과 생활 전반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줄 것이고 더 넓은 사유의 공간을 가지려는 노력에 보탬이 될 것이다.



  인간은 경험을 통해서만 성장할 수 있다. 이번 경험은 짧은 시간 압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이 되었고 한동안 두고두고 이 경험을 정리하다보면 울진의 소나무들처럼 멋있는 내가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좋은 경험이었다. 야생동물탐사단.



야생동물탐사단 2기 이지영


 


 




  720일 설레는 마음을 안고 울진행 버스를 탔다. 평소에 산을 많이 다니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산에 가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였다. 야탐단 교육 받을 때 평소에 다니던 등산로가 아니라 야생동물들이 다니는 산길로 가기 때문에 힘들 수도 있다는 말을 들어서 조금 걱정은 됐지만 교육받을 때 보았던 산양의 모습이 무인카메라에 직접 찍힌 사진을 보고 실제로 산양 똥자리를 볼 생각에 기대감이 더 많았었다.


  야탐단 두 번째날 산행하기전에 지도 보는 법과 GPS 작동법을 배웠다. 평소에 지도를 보지 않아서 어떻게 봐야 되는지 몰랐는데, 지도를 통해 능선과 골짜기를 구별하고 가파른 정도에 따라 산행 할 수 있는 길을 찾는 연습을 해보니 완벽하지는 않지만 조금은 지도를 보는 법을 알게 되었다. 교육을 받고 민물고기 생태 체험관에 갔는데, 평소에 모르고 있었던 민물고기도 직접보고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드디어 걱정하고 기대하던 첫 산행을 시작했다. 짧은 산행이였지만 예상대로 첫 산행인 만큼 힘들었다. 하지만 처음으로 산양의 똥자리를 발견했을 때는 정말 신기했다. GPS와 사진을 찍고 똥자리 주변 식물이 무엇인지 전문가 선생님께 물어보며 산양이 주로 먹는 꼬리진달래, 신갈나무 등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힘들기도 하고 신기한 경험을 했던 첫 산행은 시작에 불과했다. 두 번째 산행 대상 지역은 코스가 길어 새벽부터 일어나서 아침 일찍 산행을 시작하였다. 끝이 없는 산행에 점점 체력이 바닥나는 듯 하면서도 중간에 10~15분 정도 쉬고 나면 다시 힘이 났다. 그리고 산행 중에 발견되는 똥자리와 무인카메라 설치 지점에 도착해서 사진이 찍힌 것을 확인하면 저절로 힘이 나고 산양과 다른 야생동물들이 많이 찍혀 있으면 기분이 좋았다. 10시간 이상의 힘들었던 산행이었지만, 이러한 소소한 기쁨 때문에 산행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담비가 자주 다닐만한 곳에 동영상카메라를 설치해 놓았는데, 숙소에 와서 확인을 해보니 담비 동영상이 많이 찍혔고 담비의 움직임은 정말 귀여웠다. 실제로 본 것은 아니지만 내가 산행 했던 곳에 담비가 왔다 갔었구나 하는 생각이 드니 기분이 묘했다.


  그 다음날은 험난한 계곡을 거쳐서 산행을 하였다. 비가 왔기 때문에 계곡물이 늘어나서 계곡물을 계속 건너가야해서 신발과 바지가 젖었다. 그래서 더욱 더 힘든 산행이 되었다. 하지만 절벽과 같은 돌을 타면서 가는 산행이 무섭기 보다는 재미있었기 때문에 이 곳을 경험했었던 다른 사람들보다는 덜 힘들었던 산행이였다. 다른 산행보다 힘들었지만 즐기면서 했던 산행이라 그런지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다.


  아침이 되면 힘들어서 쉬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 산행을 갔지만, 막상 산행 다녀와서 씻고 밤이되면 그 고통은 잊혀지고 체력이 보충되는 나의 모습을 보고 새로운 나를 발견하기도 하였다. 평소에는 체력이 바닥날 만큼의 일을 해본 적도 없었기 때문에 나의 체력과 정신력에 대해서 알지 못했는데, 야탐단을 통해서 체력과 정신력이 좋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야탐단 마지막날에는 내가 뭔가 해냈다는 뿌듯함에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야탐단 일정이 끝나고 나니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야탐단 기간동안 체력적으로는 힘들었지만, 같이 산행했던 좋은사람들과의 추억, 산양의 똥자리, 험난했던 산행, 식사 당번을 정해서 했던 식사준비, 산에서 먹는 꿀맛 같은 행동식 이 모든 것들이 그립고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야생동물탐사단 2기 연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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